쌍둥이 저수지로 물 부족과 물난리 한번에 해결한 마을
[이돈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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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석마을 노거수 팽나무. 마을과 밭이 한데 어우러져 그림 같다. |
ⓒ 이돈삼 |
지난 11일 찾은 전남 흑석마을. 거기서 만난 김하나 전남 곡성군 행정과 팀장의 말이다. 김 팀장은 6년 전 곡성군 입면에서 근무했단다. 그때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마음 편하게 해주는 흑석마을이라고 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담양댁 양현숙 어르신이 맞장구를 친다. 담양댁은 담양에서 시집와 지금껏 살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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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석저수지 둔치에서 내려다 본 흑석마을 전경. 분지로 둘러싸여 평화롭게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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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 담장의 추억. 담장 위에 병조각 흔적이 남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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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 검은 돌이 있다고 '검은들' '금평(琴坪)'으로 불렸다. 금평이 '검은들'로 변하고, 검은들이 '검은돌'로 잘못 인식되면서 '흑석(黑石)'이 됐다고 전한다.
마을은 400여 년 전 옥천조씨가 들어와 살면서 이뤄졌다. 선조 때 청송심씨 심민겸이 정착하면서 자작일촌을 이뤘다. 흑석마을은 지리적으로 입면의 가운데에 자리한다. 상대적으로 넓은 들을 갖고 있다. 산골이지만 지세가 평탄한 편이다.
마을 뒤로는 해발 735m의 동악산이 자리하고 있다. 동악산은 암반과 계곡이 아름답다. 그만큼 산세가 험하다. 동악산에서 이어지는 형제봉, 서리봉, 마산봉이 병풍처럼 흑석마을을 둘러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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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석저수지. 흑석마을 위쪽에 자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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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에서 본 흑석저수지 둔치. 마을이 저수지 아래에 자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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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주민들이 농업용수로 쓰던 흑석저수지는 1945년 준공됐다. 당시엔 유효저수량이 44만 톤으로 많지 않았다. 가뭄이 들면 주민들 맘고생이 심했단다.
저수지 활용법을 고민하던 농어촌공사가 아이디어를 냈다. 작은 산을 사이에 두고 자리한 흑석저수지와 매월저수지의 연결을 제안했다. 1998년 농업기반 정비사업이 추진됐다. 사업비만 수백 억 원이 투입됐다고.
사업 시작 6년 만에 두 저수지가 터널로 연결됐다. 유효저수량 총 479만 톤에 달하는 큰 저수지로 거듭났다. 당초 흑석저수지의 10배가 넘는 저수량이다. 농번기 때 물이 부족하면 섬진강 물을 끌어다 저수지를 채우는 구조도 만들었다.
엔간한 가뭄에도 끄떡없이 농사지을 수 있는 물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몸집을 키운 저수지는 홍수 조절 능력도 커졌다. 짧은 시간 많은 비가 내려도 마음 졸이지 않고 편하게 지켜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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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형섭 흑석마을 이장이 마을 현황도 앞에서 설명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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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섭 흑석마을 이장의 말이다. 흑석마을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 심 이장은 6만6000여㎡에 농사를 지으며 한우를 키우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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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목벽화가 그려진 흑석마을 풍경. 동악산과 어우러져 길손을 편안하게 맞아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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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장 돌담에 그려진 꽃그림. 지나는 길손의 눈길을 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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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침해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처음에 미처 거기까지 살피지 못한 잘못이죠. 근데 처음엔 생각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부랴부랴 색깔을 덧입혀서 가렸습니다."
심 이장의 얘기다. 생각해보니 그랬다. 요즘 마구잡이로 그려지는 마을 벽화가 많은데, 경각심을 갖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마을에 특별한 문화유산이나 볼거리는 다소 적다. 수령 150년 된 팽나무가 마을과 어우러져 눈길을 끌 뿐이다. 마을 면적도 넓지 않다. 전국에서도 손에 꼽히는 작은 행정마을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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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장벽화. 옛 추억을 소환하는 그림으로 채워져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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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남일보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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