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이형은 너무 큰 선수라…” 이근준이 이정현의 눈치를 본 사연은?

고양/이상준 2025. 3. 2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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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고양/이상준 인터넷기자] 이근준(20, 194cm)의 수비 에너지가 소노의 5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고양 소노 이근준은 20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KCC프로농구 대구 한국가스공사와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6점 7리바운드 2스틸을 기록, 소노의 90-85 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이근준의 활약 덕분에 소노는 시즌 15승(31패)째를 수확, 9위 서울 삼성과의 격차를 0.5경기로 좁혔다.

간만에 맛 본 승리다. 소노는 이날 경기 전까지 침체된 공격력과 저조한 수비 에너지가 겹치며 5연패에 빠져 있었다. 그랬기에 연패 탈출에 대한 이근준의 의지는 어느 때보다 강했다.

경기 후 만난 이근준은 “최근 들어 좋지 못한 경기력을 이어갔다. 오늘(20일)은 팀도 연패 중이었고, 안 좋은 모습들을 최대한 보이지 않아야 겠다는 생각이 컸다. 마음가짐이 결과로 나와서 기분이 좋다”라고 승리 소감을 이야기했다.

이근준의 말처럼 그는 최근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지난 12월 보여준 강렬했던 퍼포먼스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경기력을 펼쳐왔다. 15일 안양 정관장과의 맞대결에서는 박스아웃 미스로 상대의 세컨드 찬스 득점을 수차례 허용, 분한 마음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김태술 감독도 “(이)근준이가 중간에 부상을 겪으며 의기소침한 모습도 있었다”라며 걱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데뷔 시즌 중반 맞이했던 시련. 이근준은 “부상 당하기 전이랑 후의 몸 상태 차이가 확실히 크더라. 프로 첫 시즌이다보니 스스로 의기소침해지는 부분이 있었다. 또 다시 다칠까봐 불안하기도 했던 것이 영향을 크게 주더라”라며 그간의 답답했던 속내를 털어놓았다.

하지만 이근준에 대한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다시금 에너지 레벨을 발휘했다. 이날 소노에서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자는 이정현이었지만, 이근준의 알토란 같은 활약을 빼놓고는 승리를 논할 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먼저 이근준은 많은 득점은 아니었지만, 후반전 적재적소에 돌파와 풋백 득점으로 6점을 추가하며 페인트존에서 힘을 보탰다. 리바운드는 앨런 윌리엄스(15개) 다음으로 많은 7개를 잡아냈다. 여기에 수비에서도 활동량을 늘리며 2개의 블록슛과 스틸을 각각 적립, 가스공사의 쉬운 공격 기회를 빈번히 차단했다.

신인다운 패기 넘치는 에너지로 보탠 승리. 경기 종료 후 김태술 감독 역시 “(이)근준이는 어떻게 됐던간에 내가 반드시 키워야 하는 선수다. 앞으로 더 성장해야 하고, 가능성도 많다. 최근 코치들과 많은 연습을 했고, 나 역시 기술적인 부분보다 자신감을 가지고 신인다운 패기를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오늘 그 부분을 잘 이행해 준 것 같아 근준이에게 고맙게 생각한다”라며 긴 시간 이근준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를 들은 이근준은 “(김태술)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적극적으로 하라고 할 것을 이야기해주셨다. 그부분이 큰 도움이 되었다”라며 코칭스태프의 공을 전했다.

하지만 이근준은 3점슛 시도가 적었던 것에 대해서는 의기소침했던 마음과는 거리가 있다고도 밝혔다. “슛보다는 레이업 찬스가 많았던 것 같아서 그랬을 뿐, 슛에 대해서도 의기소침해졌던 것은 아니다.” 이근준의 말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프로에 뛰어든지 어느덧 4개월. 이근준은 고등학교 동기들보다 일찍 프로 선수 생활을 하며 나날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함께 인터뷰실에 동행한 이정현은 “시즌 초 (이)근준이의 목표는 신인상이었다. 부상으로 출전 시간이 줄어들었지만, 가능성이 많은 선수가 근준이다. 더 성장할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이근준에게 엄지를 들기도 했다.

이근준은 첫 시즌 느끼고 있는 점에 대해 “확실히 아직은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몸싸움도 그렇고 움직임 같은 모든 것이 어렵다. 하지만 미래를 보고 한다면 더 발전할 것이라 생각한다”라는 말을 전했다.

이어 “동기들은 슬슬 대학리그를 뛴다. 하지만 나는 대학교 생활에 대한 로망과 아쉬움에 대한 생각을 안 해봐서 그런지… 프로에 일찍 온 것이 더 뜻깊다고 느껴진다. 물론, 내가 남들보다 프로에 일찍 와서 우월하다고 느끼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대학에 진학한 고등학교 동기들과 자신의 차이 속 느낀 바를 전했다.

이근준은 지난해 11월 신인 선수 드래프트 이후 수원 KT 포워드 문성곤을 롤모델로 꼽았고, 수비에서 큰 역할을 하고 싶음을 드러낸 바 있다. 드래프트 이후 4개월 가량이 지난 시점, 그렇다면 이근준이 소속팀 소노에서 롤모델로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이근준은 이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임)동섭이형이다. 슈터로서의 움직임이나 토킹을 이어가는 부분에 있어서 많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동 포지션의 임동섭을 롤모델로 이야기했다.
 

이때 인터뷰실에는 순간 정적이 흘렀다. 이정현이 자신의 이름이 나오지 않자 서운함을 표하며 웃은 것. 인터뷰실도 한 동안 웃음으로 가득찼다.

이정현의 웃음을 본 이근준은 “당연히 (이)정현이 형도 내가 본받아야 하는 선수다. 하지만 나는 정현이형 만큼 큰 선수가 아니다. 레벨이 다른 선수가 정현이형이다”라는 변명(?)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_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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