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분한 사랑 받았다" 영원한 캡틴의 눈물...문성민, 16년 머문 배구코트 떠났다

권수연 기자 2025. 3. 21.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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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식에서 눈물짓는 현대캐피탈 문성민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은퇴를 선언한 현대캐피탈 문성민이 뜨거운 눈물을 쏟으며 작별인사를 전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20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4-25시즌 도드람 V-리그 6라운드 OK저축은행전을 마치고 문성민의 은퇴식을 열었다.

문성민은 지난 13일 구단을 통해 은퇴 소식을 전해왔다. 

지난 2008년 독일 프리드리히스하펜에서 프로 데뷔한 문성민은 이후 튀르키예 할크방크 앙카라를 거쳐 2010년 V-리그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때부터 한번도 현대캐피탈을 떠나지 않고 15년 동안 한 팀에서만 활약했다.

국내 리그로 건너온 문성민은 강력한 공격력과 리더십으로 팀을 이끌며 V-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2015-16시즌에는 정규리그 MVP에 뽑혔으며, 다음 시즌인 2016-17시즌에는 정규 리그와 챔피언결정전 MVP를 수상하며 10년 만에 현대캐피탈의 챔프전 우승을 견인했다. 

이후에도 2017-18시즌 정규리그 우승과 2018-19시즌 챔프전 우승 등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현대캐피탈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그 외에 국가대표로도 족적을 남겼다. 2006 도하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은메달 등을 합작한 바 있다.

문성민은 이제 16년 동안의 긴 프로 생활을 마치고 제2의 인생을 준비한다.

문성민은 천안 은퇴식 현장에서 내내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 날 경기에는 나서지 않았으며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은퇴 무대로 삼았다.

문성민의 백넘버 15번은 영구결번으로 남게 됐다. 

이 날 은퇴식 현장에는 문성민을 지도했던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 최태웅 SBS스포츠 해설위원, 이싸나예 라미레즈 한국 남자 대표팀 감독 등과 더불어 절친한 타 팀 동료 및 선후배들이 찾아왔다.

문성민은 구단을 통해 기나긴 선수 생활을 회상하며 "배구를 하며 운이 좋았다. 최고의 구단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고, 선배들부터 시작해서 친구들, 후배들까지 좋은 선수들을 만났기 때문에 지금까지 오래도록 즐겁게 배구를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하 현대캐피탈 문성민 은퇴식 일문일답

2018년 우승 후 힘든 시기를 보내고 다시 우승 기회가 왔는데?
18연승 당시 기억을 되살려보면 정말 선수들이 한 뜻으로, 최태웅 감독님을 필두로 즐겁게 배구를 하려고 했다. 재밌게 하려고 했던 부분이 코트에서 드러나며 경기를 한다기보다는 놀러간다는 생각으로 많이 했었다. 그런 기억이 많이 남고, 지금은 세대교체가 이뤄지며 허수봉을 필두로 팀이 완성됐다는 생각이 든다. 뒤에서 서포트하는 역할을 하고 훈련 상대로 최선을 다하는 동안 허수봉을 포함해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뿌듯하고 행복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자면?
챔피언결정전에서 10년 만에 우승했을 때다.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는데 선수들이랑 재밌게 했었다. 10년 만의 우승도 이뤘고. 내 배구 인생에 있어선 여러 의미가 있었던 시즌이 아닌가 싶다.

은퇴하는 친구들(신영석 박상하 등)과 어떤 얘기를 나눴나?
전부터 (은퇴가) 몇 년 안 남았다고 서로 안부인사처럼 말하고 있었다. 서로 마음의 준비를 했다. 유광우, 신영석, 이상하 선수까지 아직 잘하고 있는 것을 보면 몸 관리를 더 잘해서 한국 배구에 더 이바지 해줬으면 좋겠다.

오늘 은퇴를 발표하는 이유가?
은퇴에 대해선 구단과 계속 얘기하고 있었다. 확정한 건 얼마 안 돼서 급하게 하게 됐다. 아무래도 챔프전도 남아 있고 하니 팀이 챔프전에 집중할 수 있게 정규리그 끝나고 (은퇴를) 하고 싶다고 했다. 구단에선 큰 경기 때 하길 바랐는데 팀 사정이 있기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 그리고 마지막 인사는 팬들에게 천안에서 드리고 싶었다. 사실 그게 제일 컸다.

현역 당시에 해외리그 좀 더 뛰고 싶다는 생각은 했었나?
그런 생각을 안 한 건 아니지만 준비가 안 돼 있었다. (당시) 너무 어린 나이에 갔고 언어적으로도 힘든 부분이 있었다. 그때는 가정이 없고 혼자였어서 그런 부분도 있었다. 

부상을 떠나서 중간에 한 번 더 해외에 진출해볼 생각은 없었는지?
부상이 없었다면 생각은 했을 것이다. 근데 누가 현대캐피탈이라는 팀에 들어와서 다시 나가고 싶어할까(웃음)

챔피언결정전에는 뛰나?
오늘이 선수로선 마지막이다.

은퇴 이후의 삶은?
일단 구단이랑 먼저 얘기해 보고 싶다. 시즌 끝나고 제대로 얘기할 예정이다. 배구에 관련된 일이라면 일단 다 열어두고 생각하겠다.

팬들에게 한 마디?
처음부터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은퇴식까지도 많이 축하해줘서 과분하고 감사드린다.

은퇴할 때 가족들 반응은?
그전부터 아내와 몸이 많이 아프다고 장난식으로 얘기를 많이 했다. 아내한테 마지막으로 얘기할 땐 거의 통보식으로 얘기했다. 시원섭섭해했는데 오늘 은퇴식을 하니 아내도 더 와닿지 않을까. 많은 팬들이 있어서 배구할 수 있었지만 가장 큰 원동력은 역시 가족이었다.

 

사진= KOVO, 현대캐피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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