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되면 부도난다…임차료·빚 탕감 필요"

박홍주 기자(hongju@mk.co.kr), 이효석 기자(thehyo@mk.co.kr) 2025. 3. 2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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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돌입한 홈플러스가 회생을 위해 점포 임차료와 금융부채의 경감이 필요하다고 법원에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조 원 부채를 끌어안고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경영 실패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MBK파트너스의 목적이 결국 임차료와 금융채무 탕감에 있었다는 게 확인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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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회생신청서 공개
5월말 현금 7천억 부족 예상
빌려쓰는 매장은 월세만 5억
과다한 임차료 조정 시도해야
'도덕적 해이' 비판 거세질 듯

지난 4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돌입한 홈플러스가 회생을 위해 점포 임차료와 금융부채의 경감이 필요하다고 법원에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조 원 부채를 끌어안고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경영 실패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MBK파트너스의 목적이 결국 임차료와 금융채무 탕감에 있었다는 게 확인된 셈이다.

20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4일 법원에 제출한 회생절차 개시명령 신청서에 "회생을 위해서는 고정비와 금융비용 부담을 집중적으로 완화하도록 회생 계획안이 작성돼야 한다"고 기록했다. 또 "영업 활동으로 현금흐름을 지속 창출하고 있지만 임차료에 따른 리스부채, 금융부채 등 상환에 따른 현금 유출을 반영한 마이너스(-) 재무 현금흐름을 감당하기에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1월 말 기준 홈플러스의 총부채는 약 8조5000억원이다. 임차료 등 리스부채가 약 2조4000억원이고 이 중 1년 안에 상환해야 하는 유동성리스부채가 1조88억원이다. 또 상환전환우선주 약 1조1000억원, 장기차입금 약 1조6000억원, 매입채무 5505억원, 단기차입금 3819억원 등이 있다.

홈플러스 부채의 상당 비중은 부동산 임차료 등이 쌓인 리스부채다. 홈플러스의 대주주 MBK파트너스는 회사를 인수한 2015년 이후 점포 15개를 매각해 약 1조8600억원을 확보했다. 부동산을 팔아 현금화하고 그 자리에 다시 임차 형태로 들어가는 '세일앤드리스백(매각 후 재임차)' 전략이다. 문제는 이후 대형마트 업황이 나빠지고 임차료가 오르면서 재무구조가 악화해 부채가 쌓였다는 것이다. 홈플러스 점포는 전국 126개로, 자체 보유한 곳이 58개, 임차 점포가 68개다. 보유한 점포도 메리츠금융에서 1조2000억원을 대출받으며 신탁 담보를 맡겨 위태롭다.

홈플러스의 임차 점포 68개의 연간 임차료 규모는 약 4000억원으로 알려졌다. 산술적으로 점포 한 곳당 한 달에 5억원 가까운 임차료를 지불하는 셈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경기권 대형마트 점포의 한 달 임차료가 2억~3억원으로 알려진 데 비해 전국 평균 임차료가 5억원이면 지나친 감이 있다"며 "매각 후 재임차 과정에서 임차료를 과도하게 책정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경영 실패로 법정관리에 들어선 홈플러스가 회생 수단으로 임차료 인하와 금융부채 일부 탕감을 언급한 게 일종의 도덕적 해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홈플러스는 회생 신청서에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단기자금 조달 실패로 현금 부족이 이달 17일 184억원 발생한 뒤 계속 악화해 5월 말에는 7395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신용등급 강등 이후에 자구책을 마련하더라도 부도를 피할 수 없어 선제적으로 조치했다는 기존의 주장과 맥을 같이한다.

홈플러스의 납품 중단 위기도 수면 위로 올라왔다. 국내 우유 업계 1위 서울우유는 예고한 대로 이날부터 홈플러스와 홈플러스익스프레스에 제품 공급을 중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추가 납품 계획은 아직 없다"며 "홈플러스 측과 정산 주기에 관한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면 업계 1위 업체인 농심도 19~20일 이틀간 홈플러스에 납품을 중단했다.

[박홍주 기자 / 이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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