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정부 시위' 세르비아서 대통령 손잡은 트럼프 아들... 호텔 건설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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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이 4개월간의 반(反)정부 시위로 지지 기반이 약해진 세르비아 대통령을 찾아 은근한 지지를 보낸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치치 대통령은 돈 주니어가 진행하는 팟캐스트에서 "트럼프 가문이 우리를 명백히 지지하는 것은 매우 감사한 일"이라며 "아첨하려는 게 아니라, 세르비아는 유럽 전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큰 인기를 누리던 곳"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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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호텔 건설 계획 추진 목적 추정
이해상충 부정했지만... "비윤리적" 비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이 4개월간의 반(反)정부 시위로 지지 기반이 약해진 세르비아 대통령을 찾아 은근한 지지를 보낸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직 대통령의 아들이 가문의 사업 확장을 위해 외교 관계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이해상충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돈 주니어)는 지난 11일 세르비아를 방문해 알렉산다르 부치치 대통령과 회동했다. 돈 주니어는 이 자리에서 세르비아에 대한 미국 원조에 대해 논의했는데, 트럼프그룹이 현재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 유럽 최초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거래 목적이 큰 것으로 보인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시작 이후 미국 외교 정책과 트럼프 가문의 재정적 이해관계가 가장 노골적으로 얽힌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돈 주니어와 부치치 대통령 양쪽 모두 이번 회동을 통해 얻으려는 점이 분명했다. 부치치 대통령의 경우 돈 주니어와의 친분 과시를 통해 미국이 자신의 정권을 지지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어 했다. 현재 정치적 지지 기반이 상당히 취약하기 때문이다. 세르비아에서는 지난해 11월 기차역 지붕이 무너지는 사고로 15명이 사망하면서 시작된 반정부 시위가 4개월째 규모를 키워가면서 정권이 위기에 몰렸다.
부치치 대통령은 돈 주니어가 진행하는 팟캐스트에서 "트럼프 가문이 우리를 명백히 지지하는 것은 매우 감사한 일"이라며 "아첨하려는 게 아니라, 세르비아는 유럽 전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큰 인기를 누리던 곳"이라고 썼다.
돈 주니어는 부치치 정권에 힘을 실어줌으로써 트럼프 가문의 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하려 했다. 세르비아는 지난해 5월 트럼프 대통령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의 개발회사와 계약을 맺고, 베오그라드에 위치한 정부 소유 전 국방부 부지에 고급 아파트 1,500호와 175개 객실을 갖춘 트럼프호텔을 짓는 데 5억 달러(약 7,3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그러나 최근 반정부 시위로 총리가 물러나는 등 정치 지형이 급격히 바뀌면서 계획대로 개발이 진행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세르비아는 이르면 6월 조기 선거를 실시할 예정인데, 야당은 호텔 건설 사업에 반대하고 있다. 세르비아의 한 야당 의원은 "미국에서 웨스트포인트(미 육군사관학교가 위치한 군사기지)를 외국 회사에 선물로 준 다음, 시설을 철거하고 호텔을 짓는다는 걸 상상이나 할 수 있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돈 주니어 측은 이번 방문이 외교나 사업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버지니아 캔터 국제통화기금(IMF) 전 윤리 자문위원은 NYT에 "돈 주니어는 미국 대통령인 아버지의 공직을 이용해 세르비아 대통령의 집권을 돕는 동시에 트럼프 가문의 사익을 추구하고 있다"며 "비윤리적이며 모욕적"이라고 지적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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