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4월 28일 조기총선…카니 "트럼프에 맞설 권한 달라"

6개월 앞당겨져…트럼프 공격에 자유당 지지 상승세
카니 총리, 선거 경험 없는 경제통…퀘벡주가 열쇠

마크 카니 캐니다 신임 총리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마크 카니 신임 캐나다 총리가 23일(현지시간) 조기 총선을 발표하면서 미국과 싸울 수 있도록 강력한 권한을 자신에게 달라고 말했다. 캐나다를 무너뜨린 후 가지고 싶어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카니 총리는 이날 메리 사이먼 총독에게 연방의회 해산을 요청한 후 4월 28일에 총선을 갖는다는 일정을 발표했다. 당초 정기 총선이 예정돼 있던 10월 20일에서 약 6개월 앞당긴 것이다.

카니 총리가 속한 자유당은 저스틴 트뤼도 전 총리가 사임을 발표한 지난 1월 이후 여론조사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트뤼도 총리가 미국과의 무역 갈등 속에서 물러나 지난 14일 급하게 취임한 카니 총리 역시 "트럼프 정부의 미국은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는 국가"라고 비판하는 등 미국에 강경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날 총선을 발표하면서도 그는 기자들에게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당하지 않은 무역 행위와 우리의 주권에 대한 위협으로 인해 평생 가장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강력한 권한이 필요하다"면서 총선에서 자신과 자유당을 지지해 줄 것을 호소했다.

카니 총리는 "우리의 대응은 강력한 경제와 보다 안전한 캐나다를 만드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가 실제 국가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는 미국이 우리를 가질 수 있게 우리를 무너뜨리고 싶어 한다.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카니는 이전에 정치나 선거 운동 경험이 없는,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 총재 출신의 '경제통'이다. 2주 전 트럼프에 맞설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당원들을 설득하여 자유당 지도부를 장악했다. 자유당은 2015년부터 집권 중이다.

전문가들은 총선 승리의 열쇠는 주로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퀘벡 주에서 어느 쪽이 이기느냐로 보고 있다. 카니 총리는 한 기자회견에서 프랑스어로 대답하라는 요청을 받았는데 처음에는 질문을 오해하고 영어로 대답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반면 보수당 대표 피에르 폴리에브는 7번의 선거를 치른 노련한 정치인으로서, 흠잡을 데 없는 프랑스어를 구사한다. 총선까지 5주가 남은 상황에서 이날 카니는 최저 소득세 세율을 1%포인트 낮추자고 제안했고 폴리에브 대표도 세금 감면과 자원 생산 증가 등의 정책을 강조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자유당은 지난주 발표된 4009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42%, 보수당은 37%의 지지를 각각 받았다.

야당인 보수당은 당초 트럼프에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하고 있었는데, 트럼프의 관세와 51번째 주 등의 발언 후 정통으로 타격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변화보다는 리더십에 더 중점을 둔 선거로 전환했다"면서 "보수당이 자유당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이 크게 약해졌다"고 말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