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위기 '좀비 ETF' 이름만 바꿨더니…'깜짝 효과' [돈앤톡]
KODEX 차이나메타버스액티브
'차이나AI테크'로 이름 변경 예정
순자산 70억에 '상폐 위기' 속
中기술주 랠리 올라타 회생 노려
투자자 수요에 적기 대응도 가능
삼성자산운용이 투자자 외면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차이나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상장지수펀드(ETF)의 간판을 '차이나인공지능(AI)테크'로 바꿔 답니다. 중국의 '가성비 AI' 딥시크의 등장으로 현지 기술주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 편승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됩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이르면 이번주 'KODEX 차이나메타버스액티브'의 종목명을 'KODEX 차이나AI테크'로 변경 상장하는 안을 승인할 예정입니다.
현재 이 ETF는 알리바바그룹·빌리빌리·캠브리콘·후아킨테크놀로지·텐센트 등을 담고 있고, 전체의 30% 범위에서 펀드매니저 재량으로 추가 수익을 노리는 액티브 상품입니다. 포트폴리오를 보면 대부분 AI 기술주로 분류해도 이질감이 없는 종목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거래소 관계자는 "해당 ETF의 구성 종목들이 메타버스 사업을 축소하고 AI를 주력으로 가져가면서 투자를 많이 하고 있어 종목명을 변경해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TF 이름 변경이 이례적인 것은 아닙니다. 일례로 코로나19 이후 국내 증시를 주도한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ETF가 있습니다. 운용사들은 BBIG에 대한 인기가 사그라지자 투자자 관심이 떨어지자 ETF 이름에서 BBIG를 빼내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삼성자산운용의 ETF 변경 상장 사례가 주목되는 건 사실상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ETF를 투자자 관심이 높은 테마로 되살려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업계에서는 변경 상장을 '좀비 ETF'에 회생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투자자 수요에 적기 대응할 수 있는 방안으로 평가합니다.
지난달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 출현에 현지 기술주들의 경쟁력이 부각돼 투자자 관심이 커진 상태입니다. 딥시크가 10분의 1 비용(메타의 라마 대비)으로 미국 빅테크(거대 기술기업)에 필적하는 AI 모델을 선보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우후죽순 출시된 메타버스 ETF는 최근 잇달아 상장폐지되고 있습니다. 올 1월 신한자산운용의 'SOL 한국형글로벌플랫폼&메타버스액티브'와 KB자산운용의 'RISE 글로벌메타버스'가 순자산총액 50억원에 미달해 상장폐지된 바 있습니다. ETF는 순자산총액이 50억원 미만인 상태가 한 달 넘게 이어지면 상장폐지 대상이 됩니다. 'KODEX 차이나메타버스액티브'의 순자산총액은 지난 18일 69억원으로 고점(2022년 6월2일 185억원)의 3분의 1 수준으로 추락해 향후 상장폐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업계에선 변경 상장을 통해 투자자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거론됩니다. 통상 ETF는 거래소 예비 심사까지만 해도 두 달가량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이후 금융감독원의 효력 발생과 거래소의 신규 상장 최종 승인까지 총 석 달 정도가 걸립니다. 이에 테마주들의 주가가 오를 대로 올라 고평가 상태에서 ETF가 출시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최근에는 양자컴퓨팅 ETF가 사례로 지목됩니다. 연초 양자컴퓨팅 테마가 부각돼 투자자 관심이 높아지자 운용사들이 관련 상품을 준비하기 시작했지만 정작 출시는 이달에 이뤄졌습니다. 이에 투자 적기를 놓쳤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술주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ETF를 신규 상장하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며 "기존 상품을 변형해 대응한다는 측면에서 다른 운용사들도 (이 방법을) 따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메타버스에 투자하기 위해 상품을 구매한 투자자 입장에서는 포트폴리오가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종목명이 바뀐 이후 투자 대상을 급격하게 바꾸지 말라는 거래소 가이드라인이 있다"며 "다만 가이드라인이 규정하는 범주 안에서는 투자 전략을 일부 수정할 수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이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구성 종목과 자산을 바꾸지 않는 것으로 운용사와 이야기했다"고 말했습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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