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령·시국선언문·깃발…눈길 끄는 ‘탄핵 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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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남태령 아카이빙 심포지엄'이 열렸다.
지난해 12월 '전봉준투쟁단'의 트랙터 행렬이 서울지하철 4호선 남태령역 부근에서 경찰 차벽에 가로막힌 상황을 온라인에 알려 시민 연대를 이끌었던 청년 농업인 김후주(37)씨가 "투쟁이 휘발돼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꾸린 모임이다.
이날 심포지엄에선 시민 연대의 상징이 됐던 '남태령'을 기록할 수 있는 방법이 논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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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집 만들어 기록 움직임
“‘남태령 투쟁’에 대해 좋았다, 감동이었다로 끝나고 담론이 형성되지 않으면 에피소드로 끝나는 거잖아요. 당시의 목소리를 보존하고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확히 짚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남태령 심포지엄 팀’ 김후주씨)
지난 15일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남태령 아카이빙 심포지엄’이 열렸다. 지난해 12월 ‘전봉준투쟁단’의 트랙터 행렬이 서울지하철 4호선 남태령역 부근에서 경찰 차벽에 가로막힌 상황을 온라인에 알려 시민 연대를 이끌었던 청년 농업인 김후주(37)씨가 “투쟁이 휘발돼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꾸린 모임이다. 기록학 전문가·연구자들이 힘을 보탰다. 시민 18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선 시민 연대의 상징이 됐던 ‘남태령’을 기록할 수 있는 방법이 논의됐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광장을 기록하기 위한 작업이 다채롭게 이어지고 있다. 특정 집회를 기록하고 보존하는 움직임이 있는가 하면, 광장을 메운 깃발만 모으는 누리집도 생겼다. 지역 집회를 기록하는 웹진도 준비되고 있다.
기록학 연구자들로 구성된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기록과정보·문화연구모임’은 지난 1월3일 ‘12·3 계엄사태와 민주주의 위기―수호와 성숙을 위한 아카이브’ 누리집을 열었다. 이들은 “독재자는 언제나 국가폭력을 사용해 세상을 어지럽혀왔고, 우리 시민은 언제나 민주주의 정신으로 저항해 거칠어진 세상을 사람이 살 만한 나라로 만들어왔다. 기록학을 공부하는 우리는, 기록하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시국선언문, 시민단체의 성명서, 탄핵 집회 사진, 내란 이후 발생한 사건 등을 정리한 기록 3145건이 누리집에 쌓였다.
집회에 나온 시민들이 저마다 개성을 표현하며 들고나왔던 ‘깃발’을 수집하는 누리집도 생겼다. ‘깃발들’이라는 이름의 누리집이다. 누리집 소개란에는 “모두가 한목소리로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를 때에도 깃발들은 집회에 모인 사람들이 다채로운 개별자들이라는 것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 소란이 정리된다면 깃발들을 볼 수 없게 된다는 아쉬운 마음에 깃발들이 웹에서 펄럭이는 누리집을 만들었다”는 설명이 담겼다. ‘야구로만 화내고 싶은 전국 야구팬 연합’ ‘매일매일 고양이 자랑 연합’ 등 이날까지 572개의 깃발이 누리집에 정리됐다.
지역 집회를 기록하는 움직임도 이어진다. 부산 지역 청년단체 ‘청년, 오늘’은 오는 30일 ‘부산탄핵집회 아카이빙 웹진 발간식’을 연다. 이지희 ‘청년, 오늘’ 대표는 한겨레에 “부산 탄핵 집회에서 주로 사회를 맡고 있는데 광장에 나온 청년들을 보며 부산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아보고 싶었다”며 “1월 중순부터 3월 초까지 부산 집회에 나온 청년 50명을 대상으로 광장에 나온 이유, 광장에서 느낀 것,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묻는 인터뷰를 진행했다. 향후 누리집을 만들어 누구나 볼 수 있게 발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나린 기자 m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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