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주하는 SK하이닉스, 영화 400편 1초 처리…차세대 HBM도 첫 개발
SK하이닉스가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 12단 샘플을 세계 최초로 주요 고객사에 공급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19일 “당초 계획보다 조기에 HBM4 12단 샘플을 출하해 고객사들과 인증 절차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고객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엔비디아·브로드컴 등 미국 빅테크 기업에 시제품을 제공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양산 준비 또한 하반기 내로 마무리해, 차세대 AI 메모리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건히 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SK하이닉스는 2026년에 HBM4를 양산한다는 로드맵을 세웠지만, 최대 고객인 엔비디아의 요청에 따라 개발 시기를 앞당겼다.
이번 HBM4 12단 제품은 속도나 용량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회사는 설명한다. 처음으로 초당 2테라바이트(TB)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대역폭을 구현했다. 이는 5기가바이트(GB)짜리 풀 HD급 영화 400편 이상 분량의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하는 수준으로 전 세대(HBM3E) 보다 60% 이상 빨라졌다.
또한 HBM3E에서 경쟁력이 입증된 어드밴스드 MR-MUF 공정을 적용해 HBM 12단 기준 최고 용량인 36GB를 구현했다. MR-MUF는 반도체 칩을 쌓아 올린 뒤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공간 사이에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주입하고, 굳히는 공정이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HBM3를 시작으로 2024년 HBM3E 8단·12단도 업계 최초 양산하며 AI 메모리 시장의 리더십을 이어가고 있다. 김주선 SK하이닉스 AI 인프라 사장은 “업계 최대 HBM 공급 경험에 기반해 앞으로 성능 검증과 양산 준비도 순조롭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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