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 법사위 통과…20일 본회의 처리 유력
탄핵 이후 쟁점화 전략 분석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규명하는 상설특검안이 19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20일 본회의 처리가 유력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파면될 경우 조기 대선과 특검 가동 시기가 겹칠 수 있어, ‘포스트 탄핵’ 정국에서 김 여사 문제를 주요 쟁점으로 띄우려는 야당의 포석으로 해석된다.
법사위는 이날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잇달아 열고 ‘김건희 여사 상설특검안’(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수사요구안)을 야당 주도로 의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소위와 전체회의 표결에 모두 불참했다.
이 상설특검안의 수사 대상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과 명품가방 수수 의혹,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대통령 집무실 이전 관련 의혹,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 등이다.
민주당이 김 여사 상설특검안 처리 속도전에 나선 데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시점에 여권 압박 강도를 높이면서 선고 뒤를 준비하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선고에 앞서 윤 대통령 부부의 문제를 재부각하고, 파면 시 치러질 조기 대선 국면에 관련 수사를 진척시켜 선거 쟁점화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상설특검 후보 추천 의뢰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몫이다. 이 때문에 최 권한대행이 협조하지 않을 것을 예상하고 최 권한대행 탄핵 명분을 쌓으려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날 야당 주도로 법사위 소위와 전체회의를 통과한 ‘마약수사 외압 의혹 상설특검안’(마약수사 외압 의혹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수사요구안) 역시 윤 대통령 관련 의혹을 다룬다. 마약수사 외압 의혹 상설특검안은 인천세관 직원이 연루된 마약 밀반입 사건 수사에 대통령실 등이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수사 대상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최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돌아온 ‘명태균 특검법’은 윤 대통령 파면 이후 조기 대선 국면에서 재표결에 나서 여당 내 여론 분열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윤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명태균 특검법과 국정조사를 동시에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박하얀·민서영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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