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HBM4 레이스’도 선두로 나섰다
엔비디아, AI 반도체 로드맵 공개
SK·삼성 올 하반기 ‘HBM4’ 양산
루빈 울트라에 HBM4E 16개 탑재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028년까지 1년 주기로 최신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4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19일 SK하이닉스가 HBM4 12단 샘플을 세계 최초로 주요 고객사들에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삼성과의 차세대 HBM 경쟁에서 한 발 앞서게 됐는데, 향후 양사의 HBM4 개발·양산 경쟁은 갈수록 뜨거워질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센터에서 열린 AI 콘퍼런스 ‘GTC 2025’에서 당장 올해 하반기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3E) 12단 제품을 탑재한 ‘블랙웰 울트라(Blackwell Ultra)’를 출시한다고 예고했다.
‘블랙웰 울트라’에는 HBM3E 12단 제품 8개가 탑재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가장 먼저 HBM3E 12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공급한 바 있다. 올해 상반기 전체 HBM3E 출하량의 절반 이상을 HBM3E 12단 제품이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아직 HBM3E 8단과 12단 모두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상황이다. 2분기를 기점으로 HBM3E 수요가 8단에서 12단으로 빠르게 전환될 것으로 보고, 이전보다 성능을 개선한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막바지 작업 중이다.
또 엔비디아는 2026년 하반기 ‘베라 루빈(Vera Rubin)’, 2027년 하반기 ‘루빈 울트라(Rubin Ultra)’를 차례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블랙웰’의 후속작인 이들 제품에는 6세대 HBM4와 7세대 HBM4E가 각각 탑재된다. 특히 ‘루빈 울트라’에는 최대 16개의 HBM4E가 탑재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황 CEO는 ‘루빈’의 뒤를 이을 차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플랫폼 ‘파인만(Feynman)’도 이날 최초 공개하며 2028년 출시를 예고했다. 상세한 스펙은 언급하지 않았으나 발표 화면에는 ‘2028년 출시’로 소개하며 ‘차세대(Next-Gen) HBM’이 탑재된다고만 소개했다. ‘블랙웰 울트라’를 출시하기도 전에 4년치 AI 반도체 로드맵을 한꺼번에 공개한 셈이다.
황 CEO가 내년 하반기 출시를 예고한 ‘베라 루빈’은 엔비디아가 자체 설계한 중앙처리장치(CPU) ‘베라’와 차세대 GPU ‘루빈’을 결합한 제품이다. 지난해 ‘그레이스(Grace) CPU’와 ‘블랙웰 GPU’를 결합해 선보인 ‘그레이스 블랙웰(GB)’의 뒤를 잇는 차세대 슈퍼칩이다.
‘루빈 GPU’에는 HBM4 12단 제품 8개가 탑재된다. 업계는 내년 하반기 이후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트렌드가 블랙웰에서 루빈으로 옮겨가면서 주력 HBM도 HBM3E에서 HBM4로 세대교체될 것으로 보고 있다. HBM3E 경쟁에서 밀렸던 삼성전자는 ‘루빈 GPU’에 탑재되는 HBM4을 기점으로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올해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루빈’보다 한층 성능을 강화한 ‘루빈 울트라’는 7세대 HBM4E를 탑재한다. 황 CEO는 이날 HBM4E의 용량을 ‘1테라바이트(TB·1024GB)’라고 소개했다. 업계는 HBM4E 한 패키지가 48~64GB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향후 ‘루빈 울트라’에는 HBM4E 16개 탑재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에 대응해 10나노 6세대(1c) 공정을 적용한 HBM4E를 2026년 양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초 2027년 이후 양산을 목표했으나 엔비디아의 요청에 따라 앞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날 SK하이닉스가 HBM4 샘플 공급에 나서면서 향후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경쟁사의 차세대 HBM 개발 및 양산 시점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올 1월 콘퍼런스 콜에서 HBM4E 개발을 위해 고객사들과 기술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이번 GTC에서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4) 12단 모형을 처음 선보이며 한층 강화된 AI 메모리 기술력을 과시했다.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과 김주선 AI 인프라 사장(최고마케팅책임자·CMO), 이상락 부사장(글로벌 S&M 담당) 등 주요 경영진도 이번 행사 참석을 위해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현지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등 글로벌 AI 리더들과의 협력을 다지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새로운 소형 AI 서버용 메모리 모듈로 주목받는 ‘소캠(SOCAMM)’도 전시했다. 소캠은 스마트폰·노트북에 탑재되는 시스템온칩(SoC)과 메모리를 단일 패키지에 함께 붙인 모듈이다. 기존 메모리 모듈인 소딤(SODIMM)보다 전력 소모와 두께는 줄고, 전송속도가 빠른 것이 강점이다. AI 기기가 갈수록 저전력, 소형화 필요성이 커지면서 소캠이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앞서 곽노정 사장은 “반도체 응용이 다변화하면서 애플리케이션도 과거 단순한 형태가 아니라 다변화하고 있다”며 “(소캠도) 변화의 트렌드 중 하나로, 고객들이 코스트(비용)나 성능에 대해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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