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후 1승' 위기에 빠진 수원 삼성, 해법은 '조급함 내려놓기'

반재민 2025. 3. 1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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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심리의 스포츠다. 아무리 피지컬과 센스가 좋아도 심리적으로 약하다면 성공하기 힘들다. 특히 많은 팬들을 갖고 있는 인기팀의 선수와 감독이라면 더욱 그렇다. 성적이 좋을 때 나오는 환호와 함성이 성적이 좋지 않으면 비수가 되어 다시 날아온다. 이 중압감을 견뎌야 하는 것이 선수와 감독의 숙명이다.

"뭔가 다들 급해보이는 것 같아요"
최근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경기들을 지켜본 축구 관계자들은 최근 팀의 경기력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올 시즌 승격을 위해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현재 수원은 K리그2 11위, 경기력도 좋지 않고 결과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해 수원삼성은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에도 실패하는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야만 했다. 시즌 초반 5연패로 염기훈 감독이 사퇴하고 변성환 감독이 중도에 부임했지만, 후반기 부진한 경기력으로 질타를 받기도 했다. 시즌 후 동계훈련을 앞두고 수원은 선수단의 체질을 완전히 바꾸기 위해 지난해 K리그1 득점 2위 일류첸코와 서울 이랜드 승격플레이오프 진출의 주역인 브루노 실바 등을 데려오며 다음 시즌을 기대케 했다.

개막전인 안산 그리너스 전까지만 하더라도 수원은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듯 했다. 비록 김지현의 페널티킥 결승골로 1대0 승리를 거뒀지만 무려 26개의 슈팅과 14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어진 인천과의 경기에서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전반 상대 퇴장으로 우위를 점하는 듯 했지만, 이기제와 권완규가 연이어 퇴장 당했고 결국 0대2로 완패했다.



그리고 불운하게도 그 다음 상대가 '인간 상성' 김도균 감독이 있는 서울 이랜드였다. 경기를 앞두고 김민준 골키퍼가 부상을 당해 경기 직전 김정훈 골키퍼로 교체되는 불운이 있었고, 훈련 때 발을 맞췄던 골키퍼가 아니다 보니 수비라인은 허둥댔다. 결국 2대4로 패하며 2연패, 점점 선수단과 감독은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특히 공격진에서부터 조급함이 시작되었다. 전반 초반 결정적인 선제골 찬스가 있었으나 이를 놓쳤고, 이후 곧바로 선제실점하며 끌려가는 경기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인천과의 경기에서도 아홉 명으로도 동점을 만들 수 있는 찬스가 있었으나 브루노 실바와 세라핌의 슈팅이 연이어 막힌 후 곧바로 실점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충남아산과의 경기에서도 조급함은 이어졌다. 전반 중반 브루노 실바는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음에도 신송훈 골키퍼 정면으로 차고 말았다. 공격진이 압박감과 부담감을 떨치지 못하다보니 선수단 전체가 조급해졌고, 무의미한 공격작업을 펼친 끝에 0대0으로 비기고 말았다. 변성환 감독은 경기 후 분을 참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현재 위기에 빠진 수원의 해결책은 조급함을 내려놓는 것이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라는 속담이 있는 것처럼 하나가 되어 차분히 현재의 상황에서 빠져나올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좋은 기회가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다. 서울 이랜드와 펼칠 2025 하나은행 코리아 컵 2라운드가 그것이다. 비록 컵 대회이지만 서울 이랜드를 상대로 조급증과 승리,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지금 선수단 분위기도 하나로 뭉쳐져 있다. 전력강화실부터 프런트, 코칭스태프, 선수단까지 시즌 초반 찾아온 위기에서 벗어나 상승기류로 바꿔놓겠다는 의지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 매일 전력강화실과 전력분석팀, 코칭스태프가 미팅을 가지며 데이터를 분석하고 앞으로 있을 경기들을 분석하는데 여념이 없다.

변성환 감독은 기존에 지적받았던 전술의 유연성을 개선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단조로웠던 기존 공격 전술 대신 새로운 전술을 구상하고 있다. 비록 레오, 최지묵 등 부상자가 있는 상황이지만, 있는 자원들을 통해 어려움을 헤쳐나가겠다는 각오다.

진정한 강팀은 팀이 위기에 빠졌을 때 하나가 되어 빠르게 탈출한다. 시즌 초반부터 위기에 빠진 수원삼성, 팀에 퍼진 조급함을 털어내고 상승기류를 타 강팀의 면모를 되찾을 수 있을 지 앞으로 펼쳐질 경기들이 주목되는 이유일 것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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