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홈플러스 회생절차로 4조 리스부채 탕감 노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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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를 기습적으로 신청한 배경에는 4조원에 달하는 리스부채와 연간 4천500억원이 넘는 임대료 부담을 줄이려는 의도가 있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연간 4천500억원이 넘는 임대료 부담이 홈플러스의 자금난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하며, 이에 따라 대주주인 MBK가 채권자들과 사전 협의 없이 회생절차를 신청한 것은 리스부채 탕감을 염두에 둔 전략적 선택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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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홈플러스 대출 만기 ‘코앞’
이해관계 복잡… 조정 난항 예상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를 기습적으로 신청한 배경에는 4조원에 달하는 리스부채와 연간 4천500억원이 넘는 임대료 부담을 줄이려는 의도가 있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홈플러스의 리스부채는 대형마트 영업을 위해 임대한 건물과 토지 등에 대한 비용을 포함하며, 이는 부채 항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시장에서는 기업회생절차를 통해 리스부채를 금융채무로 분류하고 변제 유예를 노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홈플러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2월 말 기준 리스부채는 3조8천501억원으로 확인됐다. 2023년 3월부터 1년간 리스부채로 인해 발생한 현금 유출액은 4천516억원에 달하며, 2천600억원의 영업적자와 4천45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연간 4천500억원이 넘는 임대료 부담이 홈플러스의 자금난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하며, 이에 따라 대주주인 MBK가 채권자들과 사전 협의 없이 회생절차를 신청한 것은 리스부채 탕감을 염두에 둔 전략적 선택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현재 리스부채를 정상 변제하는 상거래채무로 볼지, 변제 유예가 가능한 금융채무로 분류할지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리스부채와 이에 따른 임대료 규모가 상당한 만큼 금융채무로 분류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문제는 금융채무로 분류될 경우, MBK와 홈플러스가 4천500억원이 넘는 임대료를 사실상 임대인인 리츠 및 부동산 개발업체에 떠넘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업황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부동산 업계에는 심각한 위기가 될 것으로 보이며, 리츠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까지 연쇄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
이미 홈플러스 매장을 임대한 일부 펀드는 대출 만기를 앞두고 비상에 걸렸다. 홈플러스 전주효자점에 투자한 이지스코어리테일부동산투자신탁126호는 오는 8월 1천억원 규모의 대출 만기를 앞두고 있다. 선순위 대주는 삼성생명으로 789억원을 빌려줬으며, NH농협은행과 SBI저축은행 등이 중순위 250억원을 대출한 상태다. 이들은 배당금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과거 홈플러스 점포 인수를 위해 조성된 펀드의 유동성공급자인 '홈플러스하나커넥트'와 '지아이비홈플러스'도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홈플러스가 지급하는 임대료를 원리금 상환 재원으로 활용해왔기 때문이다. 롯데건설이 홈플러스 4개 매장을 보유한 시행사와 부지 개발 사업을 논의 중이었으나, 이번 회생절차 신청으로 인해 사업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 울산점과 구미광평점, 시화점을 보유한 유경공모부동산투자신탁제3호는 홈플러스가 회생 신청을 하기 직전인 지난달 대출 기간을 1년 연장하며 가까스로 시간을 벌었다. 주요 대주로는 NH농협은행, 아이엠뱅크, KB국민은행 등이 참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도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자산운용사들에 홈플러스 부지를 담은 부동산 펀드 현황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만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리포트에서 “채무 조정의 핵심은 매장 관련 리스부채”라며 “홈플러스의 부채 구조는 단순해 보이지만 리스부채를 고려하면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채무 조정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종민 기자 fiveb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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