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야드 골대야 제발'... '포항도 팔각모도 울린' 골대의 장난[K리그1 개막전]

김성수 기자 2025. 2. 15.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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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포항 스틸러스와 대전 하나시티즌의 2025시즌 K리그1 개막전 희비가 골대에 의해 갈렸다. 원정팀 대전이 골대의 덕을 보고 이긴 반면, 홈팀 포항은 골대 때문에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날리고 졌다.

포항 스틸러스를 응원하는 해병대 장병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포항은 15일 오후 1시 경상북도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개막전 대전과 홈경기에서 0-3으로 패했다.

홈팀 포항은 지난 시즌 박태하 감독 부임 첫 시즌 만에 코리아컵 우승과 K리그1 파이널A(1~6위) 진출 등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주장 완델손을 시작으로 신광훈, 김인성, 김종우, 백성동, 윤평국 등 주요 베테랑 자원들과 모두 재계약을 체결하며 전력 이탈을 최소화했고, 시즌 중반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이호재, 안재준도 복귀해 무게를 더한다. 여기에 대전으로 이적한 정재희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영입한 충남 아산의 외국인 공격수 주닝요까지 터져준다면, 포항은 한층 더 매서운 축구를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는 대전은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눈에 띄는 큰 손이었다. 대전은 지난 시즌 팀 득점 9위(43골)를 기록하며 공격에서 아쉬움을 남겼는데, K리그 정상급 골잡이 주민규와 측면 공격수 정재희를 영입하며 공격력을 강화했다. 여기에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한 멀티자원 박규현, 베테랑 수비수 하창래와 임종은 등 전 포지션에 걸쳐 굵직한 영입에 성공했다.

대전은 지난 시즌 주로 중하위권에 머물며 아쉬움을 남긴 만큼, 올 시즌 얼마나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황선홍 대전 감독은 자신이 선수와 감독으로 성공했던 포항에서 올 시즌 첫 경기를 치른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황선홍 대전 감독은 "긴 시즌 중 초반 4~5경기에서 결과를 가져오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 아래로 물러선다고 해서 승리를 가져올 수 있는 건 아니다. 적극적으로 상대를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난 박태하 포항 감독은 "동계 훈련을 착실히 하며 열심히 준비했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패한 것은 아쉽지만 K리그 개막전을 잘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잡을 수 있었다. 대전이 물러서지 않는다면 물러서게 만들 것"이라며 응수했다.

자신만만하게 홈 개막전에 나선 포항은 시작부터 변수를 맞이했다. 이호재와 함께 중앙 공격수로 나선 안재준이 어떠한 충돌도 없이 주저앉으며 햄스트링 부상을 의심케 했다. 결국 전반 3분 홍윤상과 교체돼 나갔다.

ⓒ프로축구연맹

갑작스러운 부상 교체에도 팽팽하게 경기를 이어가던 포항이었지만, 결국 대전에게 선제 실점을 허용했다. 전반 31분 한 차례 슈팅이 막힌 대전 공격수 최건주가 포항 페널티 아크 앞에서 일본인 미드필더 마사와 2대1 패스를 주고받으며 포항 페널티 박스 안 왼쪽으로 진입했다. 이어서 받은 패스를 그대로 반대쪽 골포스트를 보고 왼발로 낮게 찬 것이 윤평국 포항 골키퍼 손을 지나 골포스트 맞고 골문으로 들어가며 대전의 선제골이 됐다.

포항은 전반 34분 대전 마사가 빈 골문에 침슛을 넣으려는 것을 신광훈이 걷어내는 등 위기를 극복하고 반격에 나섰다. 하지만 전반 40분 대전 골문 바로 앞에서 주닝요가 왼발로 찬 슈팅이 골대를 넘기고, 전반 41분 이호재의 문전 기회는 오프사이드로 날아갔다.

포항은 후반 시작과 함께 오른쪽 측면에서 왼발의 주닝요를 빼고 오른발의 김인성을 투입하며 빠른 측면 돌파 후 중앙을 향한 크로스 공격 빈도를 높이고자 했다.

빠르게 변화를 가져간 포항은 후반 초반부터 대전을 몰아붙였다. 후반 4분 후방 왼쪽에서 전방 오른쪽으로 원터치 패스로 깔끔하게 이어진 포항의 공격 전개에서 홍윤상의 패스를 받은 오른쪽의 김인성이 대전 박스에 진입해 오른발로 가볍게 찬 슈팅이 굴러가 대전 왼쪽 골 포스트를 맞고 나왔다. 바로 뒤에서 지켜보던 포항 서포터즈들을 절규하게 만드는 장면.

후반 6분 이창근 골키퍼가 경합 도중 넘어져 대전 골문이 빈 상황에서 이동희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이호재가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이마저도 골대 옆으로 빗나갔다. 반대편에 있던 해병대도 '팔각모 사나이'를 부르며 응원하다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프로축구연맹

골을 넣어야 할 때 넣지 못한 포항은 이후로도 대전을 몰아붙였지만 오히려 추가실점을 내줬다. 후반 41분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김인균이 헤딩으로 연결한 게 수비수 발에 걸렸지만 주민규가 헤딩으로 재차 마무리하며 2-0을 만들었다.  주민규는 후반 44분 대전 역습에서 오른쪽 정재희의 낮은 오른발 크로스를 문전에서 오른발로 가볍게 마무리해 멀티골을 기록하며 대전의 3-0 완승을 이끌었다.

포항은 이렇게 홈 개막전에서 쓰라린 패배를 안았다. 스틸야드의 골대가 오히려 대전에 미소 짓고 포항에 매정하며, 후반 막바지에 분위기가 한 쪽으로 쏠린 올 시즌 K리그 첫 경기였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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