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환, "전역 후 다시 신인된 기분… '정승환표 발라드' 사랑해주실 거죠"[인터뷰]

[스포츠한국 이유민 기자] 군 복무를 마치고 2년 반 만에 돌아온 가수 정승환이 봄의 감성을 가득 담은 새 싱글 '봄에'로 공식 컴백했다. 한층 더 단단해진 보컬과 진정성 있는 이야기로 돌아온 그는 '감성 발라더'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정서와 깊이를 다시금 입증했다.
오랜 공백기 끝에 발표한 타이틀곡 '하루만 더'와 수록곡 '벚꽃이 내리는 봄길 위에서 우리 다시 만나요'를 통해 그가 담아낸 감정과 이번 앨범의 비하인드, 그리고 군 생활이 가져온 변화까지. 정승환의 진심이 가득 담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12일 정승환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소속사 안테나 사옥 지하 스튜디오에서 새 싱글 발매를 앞두고 컴백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인터뷰에 앞서, 안테나의 대표이자 가수 겸 작곡가 유희열이 조용히 모습을 드러내 정승환의 컴백을 격려하며 온기를 더했다.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오랜만에 대중 앞에 서는 소회와 음악 작업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전역 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나선 자리였던 만큼, 오랜만에 다시 선 무대가 그에게 어떤 감정으로 남았을지 궁금해지는 순간이었다.
"군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이후 처음으로 공식적인 무대에 서게 되니까, 어색함과 긴장, 설렘이 동시에 느껴졌어요. 아직도 실감이 잘 나지 않고요. 마치 다시 신인으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새 싱글 '봄에'는 공식 발매 기준으로는 약 2년 만에 내놓는 싱글이었다. 긴 공백 끝에 준비한 이번 곡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지점은 무엇이었을까.
"제가 2년 동안 공식적인 활동이 없었고, 마지막으로 발표한 곡도 발라드는 아니었어요. 그래서 오랜만에 돌아오는 만큼 많은 분께서 기억하고 계신 저의 음악 스타일을 되살리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정승환'이라는 이름이 담길 수 있는, 가장 저다운 음악을 해야겠다고 판단해서 타이틀곡을 발라드로 정했고요. 제가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곡을 선택하고자 신중하게 고민했습니다."

타이틀곡 '하루만 더'에는 직접 작사로 참여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 곡을 쓰며 특히 담고 싶었던 감정이나 장면이 있었다면 어떤 것이었는지 물었다.
"예전부터 짝사랑에 관한 노래를 꽤 많이 불러왔지만, 이번엔 조금 더 지독하고 찌질할 정도로 절절한 감정을 담고 싶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영화 '초속5센티미터'의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 소녀가 남자 주인공을 짝사랑하는 이야기가 인상 깊었는데요, 그 감정이 오래도록 남아 있어서 언젠가 꼭 음악으로 표현하고 싶었죠."
작사 과정 중에서도 유독 공을 들인 대목이 있었다고 한다.
"후렴 첫 줄을 정말 오래 고민했어요. 발라드 장르에서는 후렴 첫 줄이 감정을 끌어올리는 데 있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다양한 버전을 시도하면서 가장 잘 맞는 문장을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루만 더 널 미워하면 안 될까'라는 가사는, 매일 포기하려고 하지만 결국엔 그 사람을 또 떠올리게 되는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고요. 사랑하면서도 자존심을 지키고 싶어 하는 마지막 감정, 그런 아프고 옹졸한 심리를 담아냈습니다."
정승환은 이번 싱글에 수록된 '벚꽃이 내리는 봄길 위에서 우리 다시 만나요'에 대해 직접 설명하며, 곡에 담긴 감정과 만들게 된 계기를 차분히 풀어놓았다.
"'봄'이라는 키워드에 잘 어울리는 곡이에요. 제목처럼 재회의 바람을 담고 있고요. 벚꽃이 한창인 시기에 내놓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좀 늦었죠. 그럼에도 마음에 쏙 들었던 곡이라 싱글에 넣게 됐습니다. 듣는 분들께서도 봄날의 감성을 느끼실 수 있을 거로 생각하고요. 봄마다 불리는 곡이 되면 좋겠다는 욕심도 살짝 있습니다."
늘 감정이 진하게 묻어나는 노래 속 주인공과 실제 정승환의 성격은 얼마나 닮아 있을지, 혹시 전혀 다른 모습은 아닐까 하는 궁금증도 들었다.
"'하루만 더'에서의 주인공과 저는 정반대예요. 저는 끙끙 앓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안 되면 빨리 마음을 접는 편이에요. 그래서 가사에 제 이야기가 담겼다기보단, 완전히 허구의 인물에 몰입해서 썼습니다. '초속5센티미터' 속 여주인공이나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2015)의 류준열 캐릭터(김정환 역)를 떠올리며 이입했어요."

정승환이라는 이름엔 늘 발라드의 이미지가 따라붙는다. 그가 생각하는 '정승환표 음악'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아무래도 많은 분들이 '정승환' 하면 슬프고 호소력 있는 발라드곡을 떠올리시죠. 그래서 저 역시 이번 컴백에서 그런 감성을 잘 녹여낸 곡을 들려드리고 싶었어요. 제 목소리가 가장 잘 전달될 수 있는, 감정선이 살아 있는 곡으로 골랐습니다. 특히 예전보다 더 성숙하고 발전된 보컬을 들려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컸어요."
군 전역 이후 처음으로 대중 앞에 나서는 자리인 만큼, 이번 컴백에 대한 부담감도 분명 적지 않았을 듯하다.
"부담감이 정말 컸습니다. '정승환'이라는 이름을 단 가수로서 시간이 멈춰 있었던 만큼, 이제는 음악적으로 결과물을 내야 한다는 책임감을 많이 느꼈거든요. 20대의 마지막을 군대에서 보냈고, 전역 후엔 30대로서의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하는 시점이라 더 고민이 많았어요. 군악대에서 활동하면서도 늘 노래 연습을 하며 스스로를 다잡았고요. 오히려 그런 고민과 불안이 연습으로 이어지면서 많은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군 생활을 지나며 그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을지, 인간 정승환에게도, 뮤지션 정승환에게도 어떤 시간이었을지 궁금해졌다.
"군대라는 공간에서 인간 정승환을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됐던 것 같아요. 제가 이전에 아등바등했던 것들이 사실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고요. 더 멋진 사람, 더 성숙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기대가 있었는데, 군 생활을 통해 '나는 생각보다 덜 멋진 사람이구나'라는 걸 받아들이면서 마음의 여유가 생겼습니다. 병장 시절엔 간부들 피해서 다니는 제 모습을 보면서, '결국 나도 똑같구나' 하고 웃기도 했고요."

요즘은 JTBC 예능 '뭉쳐야 찬다'에서 활약 중인 모습도 눈에 띈다. 축구라는 새로운 영역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어릴 땐 축구를 자주 했는데, 성인이 되고 나서는 거의 안 했거든요. 그런데 군대에서 매일 축구를 했어요. 그러다 보니 재미도 있고 실력도 붙어서, '뭉쳐야 찬다'에 나가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됐고요. 소속사에 제가 직접 출연하고 싶다고 요청을 드렸어요. 군대에선 제가 축구를 잘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후임들이 저를 배려해 준 거더라고요(웃음). 지금은 진지한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이젠 예능과 축구까지 활동 반경을 넓혀가고 있는 그에게, 음악적으로 또 한 번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는지도 물었다.
"사실 저는 다양한 장르에 늘 열려 있는 사람이에요. 하지만 댄스는 제 앨범에 담기엔 아직 그릇이 되지 않는 것 같고요. 지금도 록 기반의 음악이나 센티한 곡들도 하고 있지만, 결국 중요한 건 마음에 드는 음악을 하는 거예요. 어떤 장르든 감정이 꽂히면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이번 앨범 작업 과정에서만의 소소한 비하인드나, 팬들에게 살짝 들려줄 수 있는 TMI가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
"사실 이 곡이 처음엔 세레나데처럼 고백송이 될 뻔했어요. 그런데 멜로디 자체가 가진 분위기가 너무 슬퍼서 결국엔 짝사랑의 감정으로 방향을 틀게 됐죠. 한 곡을 다섯 번 넘게 녹음했어요. 한 번 녹음할 때마다 8시간 이상 걸렸는데, 지금 들어보면 다시 부르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정승환이라는 이름 앞에는 늘 '발라드 세손'이라는 수식어나, 발라드의 계보를 잇는 뮤지션이라는 평가가 따라붙는다. 이러한 표현들에 대해 본인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책임감이 커졌죠. 그 수식어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손'이라는 말이 붙으면 자라나야 하는데, 선배님들이 자리를 안 내주시는 것도 있고… 저도 아직 내어드리고 싶지 않더라고요(웃음)."
마지막으로, 어느덧 10년 가까운 세월을 함께 걸어온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인사가 있다면 들어보고 싶었다.
"변함없이 저를 응원해 주시고, 함께 걸어와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 역시 앞으로도 여러분의 마음에 닿을 수 있는 음악을 하면서 함께 성장해 나가고 싶습니다. 저를 좋아해 주셔서, 기다려주셔서, 그리고 여전히 함께해주셔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스포츠한국 이유민 기자 lum525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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