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백에서 수 억개 미세플라스틱?…논문 살펴보니

CBS노컷뉴스 장규석 기자 2025. 1. 19.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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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홈페이지 캡처

티백에 든 차를 우릴 때 종종 티백을 찻잔 또는 차 주전자에 넣어 둔 채 마시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티백에서는 미세 플라스틱과 이보다 더 입자가 작은 나노 플라스틱이 상당수 방출되고 있고, 나노 플라스틱의 경우는 세포와도 상호작용하며 염색체 이상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와 경각심을 주고 있다.

특히 티백을 오랫동안 넣어 두었을 경우 미세 플라스틱 방출량은 더 많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사용법에 맞게 일정 시간 차를 우려낸 뒤에는 티백을 빼두어야 한다고 연구자들은 조언했다. 하지만 차 한 잔에서 나오는 티백의 미세 플라스틱이 수억개가 될 것이라는 가정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먼저 지난해 11월 국제학술지인 케모스피어(Chemosphere) 368호에 기재된 '티백에서 나온 미세/나노 플라스틱: 실생활 노출 시나리오를 가정한 실험(Teabag-derived micro/nanoplastics as a surrogate for real-life exposure scenarios)' 연구를 살펴보자.

이 연구는 폴리프로필렌(PP)과 나일론(Nylon-6), 셀룰로스(CL) 재질로 된 티백에서 나온 미세/나노 플라스틱(MNPLs: 20nm 이상)의 양을 분석했는데, 놀랍게도 PP소재에서는 밀리리터 당 12억개, 셀룰로스 소재에서는 1억3500개, 나일론 소재에서도 818만개가 검출됐다.

실험에 사용된 티백 종류와 전자현미경 사진. 위에서 순서대로 나일론, 폴리프로필렌, 셀룰로스. Chemosphere


게다가 이 연구에서는 인간의 장 세포에 이들 플라스틱이 흡수되면서 염색체 이상 등을 일으킬 가능성도 제기하며 플라스틱 오염 관련 연구와 방지 대책의 시급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연구에서 검출된 대부분의 미세/나노 플라스틱은 평균 100~200나노미터(nm) 대로, 나노 단위까지 플라스틱을 계산했을 경우 나온 수치다. 또 티백 300개를 95도씨의 물 600ml에 넣고 계속 저어 주었다고 나와있다.

티백에서 나오는 미세/나노 플라스틱과 장 세포와의 상호관계를 알아보기 위한 것에 실험의 주 목적이 있었으므로, 일상생활에서 차를 우려낼 때도 이 정도의 플라스틱이 나올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비약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일상적으로 차를 우려내 마시는 상황을 가정하고, 미세 플라스틱 크기도 20마이크로미터(㎛) 이상으로 제한하면 어떨까.

20㎛ 이상 미세플라스틱은 몇개 수준이지만…


지난해 4월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진행한 연구는 조금 더 우리 일상생활과 밀접한 형태인데, 플라스틱 소재는 물론, 종이와 면 소재 티백까지도 실험 대상에 포함돼 있는 것이 눈에 띈다.

또 티백을 우려내는 시간을 달리해서 티백을 찻잔에 오래 넣어두는 경우를 따로 실험했다.

실험 결과, 먼저 제품 음용법에 맞게 안내된 시간(1~5분) 동안만 티백을 우렸을 경우, 폴리아미드(PA) 소재의 티백 4건 중 3건에서 5~16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폴리락타이드(PLA) 계열 재질은 6건 중 5건에서 1~3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나왔고, 종이 재질의 티백 7건 중 4건에서도 1~2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반면 면 소재와 PET 소재 티백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없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제공

그런데 티백을 찻잔에 넣어두는 상황을 가정해 20분 동안 우렸을 경우에는 소재 별로 2배 이상 미세플라스틱이 더 많이 검출됐고, 앞서 미세플라스틱이 나오지 않았던 면 재질과 PET 재질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나왔다.

티백을 오래 우려낼수록 미세플라스틱의 양이 증가한 것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종이 소재라고 해도 종이가 녹지 않도록 폴리에틸렌이나 폴리프로필렌 등으로 코팅처리 하기 때문에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면 소재 등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되는 것에 대해서는 "티백은 태그와 실, 내포장지로 이뤄져 있어 여과지 재질과 상관없이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될 수 있고, 제조와 포장 단계에서 외부 오염으로 혼입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미세플라스틱의 노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티백 차 음용 시 차를 마시는 동안 티백을 찻잔에 계속 담가놓지 말고 제품에 표시된 음용법대로 우린 후 바로 건져내는 것을 추천한다"고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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