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오면 바닷물이 커피색”…니켈 채굴에 신음하는 필리핀 농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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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가 세계 전기차 수요 증가로 필리핀 원주민과 농촌 지역 사회가 중금속 오염과 건강 문제 등의 피해를 입고 있다고 밝혔다.
베로니카 카베 국제앰네스티 필리핀 의장은 "원주민과 농촌 지역 사회는 에너지 전환을 위해 채굴되고 있는 광물을 둘러싼 세계 경쟁으로 인해 막대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는 필리핀 정부와 지역 정부에 니켈 채굴 지역들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요청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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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환경·인권 침해 구술 조사
국제앰네스티가 세계 전기차 수요 증가로 필리핀 원주민과 농촌 지역 사회가 중금속 오염과 건강 문제 등의 피해를 입고 있다고 밝혔다.
9일 국제앰네스티는 보고서 ‘우리가 얻는 것은 무엇인가? 필리핀 니켈 붐의 인권 악영향’을 공개했다. 리튬 이온 배터리의 필수 원료인 니켈 채굴이 확대되면서 필리핀 농촌 사회가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다.
보고서는 2023년 9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잠발레스 산타크루즈 해안 지역과 팔라완 섬의 브루케스 지역 두 지역을 중심으로 90명의 주민 인터뷰와 현장 방문, 문서와 법원 기록, 사진 등을 통해 작성했다. 산타크루즈에서는 현재 4곳의 회사가 니켈을 추출하고 있다. 브루케스 지역에서는 3개의 기업이 채굴 중이다.
보고서를 보면, 산타크루즈 지역의 주민인 알마르 페러는 “비가 많이 오면 바닷물이 커피색으로 바뀐다. 채굴이 시작되고 바지선이 도착한 이후 맑았던 물은 사라졌다. 전에는 우리는 이곳에서 수영을 했다”고 말했다. 어부인 살바도르 코르테즈는 “물고기는 더이상 이곳에 오지 않는다. 전에는 하루 7㎏을 잡을 수 있었다면, 지금은 하루 1~3㎏밖에 되지 않는다. 물고기를 잡기 위해서는 더 멀리 이동해야 한”고 말했다. 브루케스 지역에서 벼농사를 짓는 로널드 콤방은 “채굴 전에는 80포대를 수확했는데 이제 50포대도 채우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강물에 남은 니켈 찌꺼기들이 강물을 붉게 물들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니켈 채굴을 위한 삼림 벌채로 인한 환경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이로 인해 공기와 물, 음식을 통한 중금속 오염 가능성도 제기됐다. 실제로 인터뷰에 참여한 주민들은 광산에서 채굴이 시작된 후 천식과 기침, 호흡기, 피부질환과 눈, 목, 피부 자극 등의 건강 문제가 늘었다고 답했다. 연구진이 해당 기업들에 관련한 문제제기를 하자 기업들은 응답을 거부했다.
베로니카 카베 국제앰네스티 필리핀 의장은 “원주민과 농촌 지역 사회는 에너지 전환을 위해 채굴되고 있는 광물을 둘러싼 세계 경쟁으로 인해 막대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는 필리핀 정부와 지역 정부에 니켈 채굴 지역들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요청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고도 덧붙였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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