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역대 최대 수출…인디 브랜드 키운 ‘외주 생산 생태계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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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업체의 대부분이 온라인 기반의 중소 화장품 브랜드(인디 브랜드)다.
빠른 유행을 포착해 기민하게 내놓은 인디 브랜드 제품은 올리브영 등 플랫폼에서 대기업 등 다른 화장품 브랜드들과 치열하게 경쟁한다.
이러한 '인디 화장품 브랜드'의 끊임없는 출현은 전체 업계의 수출 실적으로도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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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만원으로 화장품 창업, 누구나 가능하다!’ ‘200억 매출 화장품 시이오(CEO), 23살 창업 스토리’
2일 유튜브에서 ‘화장품 창업’을 검색하면 나오는 영상 제목들이다. 누구나 가능하다고? 가능하다. 의료 분야 전문가이지만 브랜드 ‘세로랩스’를 출시하며 화장품 사업을 시작해 화제를 모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딸 조민(33)씨가 그 예다. 조씨와 같은 인플루언서부터 일반인까지 손쉽게 화장품 브랜드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활짝 열렸다.
이는 기획력과 마케팅 역량, 팬덤만 있으면 생산설비가 없어도 창업을 할 수 있도록 화장품 산업에선 오이엠(OEM: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과 오디엠(ODM: 연구개발생산)이 활성화돼 있기 때문이다. 대만의 반도체 수탁생산업체 티에스엠시(TSMC)처럼 고객이 원하는 대로 일정 품질 이상을 코스맥스·한국콜마 등 국내 화장품 제조업체들이 만들어준다.
실제 화장품 시장에 뛰어드는 이들은 빠르게 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발표를 보면, 2019년 1만5707개였던 화장품 책임판매업체 수는 지난해 3만1524개로 두배 넘게 늘었다. 화장품 책임판매업체는 화장품의 품질 등을 관리하면서 이를 유통·판매하는 곳을 말한다. 이 업체의 대부분이 온라인 기반의 중소 화장품 브랜드(인디 브랜드)다.
이가영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오디엠사를 통한 외주 생산은 소자본 경영을 위한 필연적 선택지였지만, 오히려 기성 대기업 대비 신제품 출시 속도를 빠르게 만들었다”며 “제품 기획에서 실제 제품 출하까지, 생산 가능한 설비 용량만 확보된다면 전체 리드 타임(기획에서 실제 제품화되기까지의 시간)은 불과 1~2개월 정도”라고 말했다.
빠른 유행을 포착해 기민하게 내놓은 인디 브랜드 제품은 올리브영 등 플랫폼에서 대기업 등 다른 화장품 브랜드들과 치열하게 경쟁한다. 이러한 ‘인디 화장품 브랜드’의 끊임없는 출현은 전체 업계의 수출 실적으로도 나타난다. 이날 식약처는 “11월까지 올해 누적 화장품 수출 실적은 약 93억달러로 역대 최대”라고 밝혔다. 10년 전 18억달러 규모였던 화장품 수출액은 2021년 92억달러, 2022년 80억달러, 2023년 85억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기획력을 앞세우는 인디 브랜드가 주도하는 화장품 시장에 드리운 그림자도 있다. 지속가능한 국내 화장품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원천 기술과 원료 개발에 대한 투자가 기획·마케팅에 견줘 상대적으로 소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피부 기반기술 개발 사업단’이 지난 9월 펴낸 보고서 ‘2023년 한국 화장품 기업 현황 및 생산실적 분석’을 보면, 국내 500개 화장품 소재기업 가운데 연구개발 기능을 가진 기업은 200개에 그친다. 보고서는 “소규모 기업이 동일한 아이템으로 기존 기업과 경쟁하기에 한계가 있으므로, 레드오션을 탈피해 피부관리용 특수 화장품 등 블루오션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사업단의 이경구 기획평가실장은 “저가를 내세운 화장품 기업들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고품질 제품을 개발하고, 연구개발에 투자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다. 기술력을 가진 강소기업 육성에 힘을 실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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