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위기 딛고 부활했는데' 박병호 또 준우승 눈물-'고향팀서 새 출발' 서건창 첫 우승 감격, 엇갈린 '넥벤져스'의 운명

오상진 2024. 10. 30.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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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2014년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에서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도 준우승의 아쉬움을 맛봤던 '넥벤져스' 박병호(38·삼성 라이온즈)와 서건창(35·KIA 타이거즈)이 10년 만에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 다시 만났다. 한 명은 웃고 한 명은 울어야 하는 필연적인 승부에서 우승의 감격을 누린 것은 서건창이었다.

KIA는 지난 2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5차전서 삼성 라이온즈를 7-5로 꺾었다. 시리즈 전적 4승 1패를 기록한 KIA는 2017년 이후 7년 만의 통합우승이자 통산 12번째(해태 포함)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삼성은 2015년 이후 9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으나 11번째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는 '넥벤져스' 멤버로 함께 했던 박병호와 서건창 가운데 누가 먼저 '무관의 한'을 풀지 관심이 쏠렸다. 두 선수는 히어로즈에서 두 번의 준우승을 함께했다. 2014년 KBO리그 최초로 200안타 고지를 밟은 '타격왕' 서건창과 52홈런을 기록한 '홈런왕' 박병호, '40홈런 유격수' 강정호, '20승 에이스' 밴 헤켄과 '구원왕' 손승락 등 초호화 멤버를 앞세운 넥센은 한국시리즈에서 '왕조' 삼성의 탄탄한 전력에 막혀 2승 4패로 준우승에 머물러야 했다.

첫 한국시리즈를 경험했던 서건창과 박병호는 2014년 MVP 투표에서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이후 두 선수는 한 차례 더 한국시리즈 무대를 함께 밟았다. 2019년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한 키움은 준플레이오프부터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체력이 고갈된 키움은 두산 베어스에 1승도 거두지 못하고 허무하게 4패를 당했다. 박병호와 서건창은 두 번째 도전에서도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후 두 사람은 서로 다른 팀으로 흩어졌다. 2021년 7월 서건창이 1대1 트레이드(↔정찬헌)를 통해 LG 트윈스로 팀을 옮겼다. LG에서 반등을 노린 서건창은 3시즌 동안 189경기 타율 0.229 4홈런 54타점 OPS 0.614로 오히려 내리막을 걸었다. FA 3수에 실패한 그는 2023시즌 종료 후 LG에 방출을 요청해 새로운 팀을 찾았고, KIA와 손을 잡았다.

고향 팀 유니폼을 입은 서건창은 94경기 타율 0.310(203타수 63안타 1홈런 26타점 OPS 0.820으로 부활했다. 규정 타석은 못 채웠지만, 2019년(0.300) 이후 5년 만에 3할대의 시즌 타율을 기록했다. 득점권 타율 0.344, 대타 타율 0.346을 기록하며 필요한 순간 영양가 만점의 활약을 펼쳤다. 특히 9월에는 13경기 타율 0.565(23타수 13안타) 6타점으로 뜨거운 타격감을 뽐내며 KIA의 1위 조기 확정에 힘을 보탰다.

박병호는 2020년(타율 0.223)과 2021년(0.227) 20홈런 이상을 기록했지만, 타율이 2할 초반대로 급격하게 하락하며 에이징 커브 우려를 샀다. 결국 2021시즌 종료 후 원소속 구단 키움 잔류에 실패했고, KT와 3년 총액 30억 원의 FA 계약을 맺으며 새롭게 출발했다. 2022년 홈런왕(35홈런)으로 등극하며 부활의 기미를 보인 박병호는 2023년 18홈런에 그치며 다시 주춤했다. 올 시즌 KT에서 부진한 출발을 보였던 박병호는 좁아지는 입지에 은퇴까지 결심했다.

꺼져가던 국민 거포의 불꽃은 트레이드라는 전환점을 맞으면서 다시 살아났다. 박병호는 지난 5월 28일 오재일과 맞트레이드를 통해 삼성 유니폼을 입고 '라팍 거포'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적 전까지 KT서 44경기 타율 0.198(101타수 20안타) 3홈런 10타점 OPS 0.638로 차갑게 식었던 방망이가 이적 후 76경기 타율 0.245(249타수 61안타) 20홈런 60타점 OPS 0.839로 살아났다. 타율은 다소 낮았으나 중요한 순간 특유의 파워를 뽐내며 다시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삼성이 플레이오프에서 LG 트윈스를 꺾고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하며 박병호와 서건창은 우승 트로피를 두고 다시 만났다. 두 선수의 활약은 다소 아쉬웠다. 서건창은 2경기에 출전해 6타석 4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침묵했다. 1차전과 3차전은 선발로 출전했지만, 나머지 경기는 벤치를 지켰다.

박병호는 3차전에서 기다렸던 홈런포가 터졌다. 7회 전상현을 상대로 쐐기 솔로포를 터뜨리며 팀의 4-2 승리에 기여했다. 이날 홈런으로 박병호는 통산 포스트시즌 최다 홈런 공동 1위(이승엽, 14개)에 등극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박병호는 한국시리즈 5경기서 타율 0.118(17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결국 우승의 기쁨은 서건창의 몫이었다. 지난해 LG 트윈스가 우승을 차지할 때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던 서건창은 1년 만에 아쉬움을 털고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차지했다. 반면 2023년 KT 소속으로 한국시리즈 3번째 준우승을 기록했던 박병호는 2년 연속이자 개인 4번째 준우승에 머물며 무관의 한을 풀지 못했다.


사진=뉴스1, OSEN, 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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