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온라인 다단계 피해 740명으로 확대…피해자 자살도
태국에서 발생한 온라인 다단계 사기 사건의 피해 규모가 불어나고 있다. 피해자는 태국 안팎에서 740명이 넘었으며 피해액도 1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14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전날 태국 경찰은 아이콘(iCon)그룹에 투자했다가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740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집계된 피해액은 2억6600만밧(108억원)에 달한다. 태국뿐 아니라 일본,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에서도 이 업체에 투자해 사기당했다는 이들이 나오고 있다.
아이콘 그룹은 100밧(4000원) 미만의 저렴한 비용으로 온라인 마케팅 강좌를 제공해 관심을 끈 뒤 참가자에게 건강보조식품을 팔고, 신규 회원 모집을 위한 온라인 광고비 등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콘 그룹이 판매한 건강보조식품 중에는 자국 식품의약청(FDA) 인증을 받지 못한 것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아이콘 그룹 온라인 직판 사업에 투자했다가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오히려 다른 투자자를 모집하라고 설득당했다고 주장했다. 초기 투자금은 25만밧(1000만원) 정도였으며 수백만밧을 투자한 피해자도 있었다.
태국 매체 카오솟은 “피해자들은 아이콘 그룹이 (자신들에게) 대량의 화장품 및 소비재를 사도록 속였으나 수요가 거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많은 이들이 이 사업이 제품 판매가 아닌 다른 사람을 가입시키는 데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한 카오솟은 “피해자들이 재산을 다 털릴 때까지 더 많은 투자를 하도록 독촉받았으며, 어떤 이들은 자살을 시도했으며 일부는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지난 12일 아이콘 그룹 사무실 등 9곳을 수색해 증거 확보에 나섰다. 아이콘 그룹의 와라타폰 와랏야워라쿤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경영진 6명이 경찰 조사를 받았다. 와라타폰 CEO는 정상적인 판매 활동이었다며 사기 혐의를 부인했다.
아이콘 그룹은 유명 연예인, 인플루언서 등을 내세워 투자자를 모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태국 유명 TV 진행자이자 배우 칸 칸따타본은 아이콘 그룹 마케팅 담당 임원으로 알려졌으며, 다른 연예인 2명도 투자자 모집과 제품 홍보 등을 도와 사기에 가담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칸은 기자회견을 열어 결백을 주장했고 아이콘 그룹과의 계약을 해지했으며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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