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의 모태’ 사로국 건물 터, 경주 월성서 처음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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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세기 신라의 왕성이 들어섰던 경북 경주 월성 유적(국가사적)에서 신라의 모태인 3세기 사로국의 건물 터가 처음 발견됐다.
월성에서 발견된 건물 터 중 가장 오래된 유적으로, 월성 성곽을 본격적으로 쌓기 전 지은 것으로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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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세기 신라의 왕성이 들어섰던 경북 경주 월성 유적(국가사적)에서 신라의 모태인 3세기 사로국의 건물 터가 처음 발견됐다. 월성에서 발견된 건물 터 중 가장 오래된 유적으로, 월성 성곽을 본격적으로 쌓기 전 지은 것으로 확인된다. 모래땅 위에 터를 닦는 토목공사 자취도 드러났고, 제례의 희생물로 쓰였다고 추정되는 수캐 한마리 온전한 골격까지 나왔다.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소장 황인호)는 최근 경주 교동 42번지 일대(월정교 옆)의 월성 서남쪽 지점에서 발굴 조사를 벌여 3세기대 선조들이 집을 짓고 모여 살던 취락의 흔적들과 건물 자리 조성 공사의 흔적들을 확인했다고 2일 발표했다. 연구소는 “기원전 1세기부터 기원후 4세기 중엽까지 경주 일대에서 존속한 초기국가 단계의 작은 나라로 진한 12국 중 하나였던 사로국 사람들이 거주했던 공간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로국 시기 거주 형태가 월성 내부에서 조사된 것은 최초의 사례라는 설명이다.
조사가 진행된 구역은 ‘월성 에이(A)지구’로 불리는 월성 유적 서남쪽 가장자리다. 원래는 월성 유적을 끼고 흐르는 남천 기슭의 연약한 지반에 모래층이 쌓인 곳이었다. 조사단은 발굴 과정에서 3세기 초중반 이 지점에 취락을 만들기 위해 높이 1.5m가량 흙을 쌓고 다지는 성토 작업이 진행됐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벼의 겉껍질, 식물 종자, 조개껍질 등이 뒤섞인 유기 물질을 성토 공사 작업 공정별로 달리 투입해 썼다는 것도 드러났다.
장기명 연구사는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 월성 성벽은 4세기 축조됐다는 게 확실하게 입증됐는데, 이번 조사를 통해 그보다 100여년 앞선 시점에 이미 권력층이 막대한 인력과 물자를 동원해 지반 흙을 다지는 대규모 토목작업을 벌였다는 것을 알게 됐다. 3세기 사로국 시대에도 월성 일대가 경주에서 중심 구역이었음을 일러주는 중요한 근거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취락 유적 들머리에서는 특별한 의례를 치른 뒤 불 질러 태운 것으로 보이는 건물 공간 흔적이 나타났는데, 그 안에서 온전한 골격을 갖춘 수컷 개 한마리의 뼈들이 출토돼 눈길을 끌었다. 의례용 건물 터는 직경 6m가량의 동그란 평면 위에 나무 기둥을 세워 만들었고, 내부는 화재로 새카맣게 탄 모습을 띠고 있다. 출토된 개뼈는 놓임새로 보아 의례용 제물로 바친 정황이 분명하다고 조사단은 추정했다. 고대 한반도에서는 성곽이나 수로 등 도시 유적에 제사를 지낼 때 소와 말을 제물로 쓰는 사례가 종종 발견되지만, 개를 제물로 쓴 유례는 거의 없다.
연구소는 오는 7일 오후 2시 월정교 옆 유적 현장에서 발굴 조사 성과를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현장 설명회를 연다. 8일 오전 10시 경주 힐튼호텔에서 발굴 성과에 대한 학술 토론회도 진행한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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