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문체부 보고 받고 "홍명보 선임 의혹 밝혀라"…홍명보호 좌초 위기

▲ 홍명보 감독은 9월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최종예선)을 앞두고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카타르 아시안컵 졸전으로 경질된 뒤 5개월이 지나 홍명보 감독에게 지휘봉이 맡겨졌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감독 선임 과정의 공정성을 문제 삼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도 진상을 밝히고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라고 주문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대통령까지 나섰다. 홍명보호의 불공정 출항이 굳어지는 분위기다.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팀 감독 선발 과정에 대한 감사 결과를 보고받았다.

대통령비서실 정혜전 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국가대표는 대한민국 국민의 자부심이 되어야 한다. 특히 국민에게 큰 관심과 사랑을 받는 축구대표팀의 사령탑인 감독 선발은 과정부터 공정하고 책임있게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축구협회 감사를 진행한 문체부에 힘을 확실히 실어줬다. 유인촌 장관에게 "문체부는 축구협회에 대한 관리, 감독 책임이 있다. 여러 의혹에 대한 진상을 명백히 밝히고, 현장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을 확실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덧붙였다.

홍명보 감독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을 앞두고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졸전으로 경질된 뒤 5개월 만에 후임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선임 과정의 정당성이 화두가 됐다. 축구협회는 당초 1순위로 삼았던 제시 마쉬 감독과 계약이 불발된 뒤 프로세스가 무너졌다. 정해성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의 갑작스런 사퇴 이후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권한을 위임 받는 과정이 정관 위반으로 해석할 여지가 생겼다. 이임생 이사가 홍명보 감독을 최종 선임하는 자리도 외국인 후보자와 다른 잣대를 들이밀어 특혜 논란으로도 번졌다.

홍명보 감독과 선임 과정에 참여한 축구협회 임원들은 여론과 다른 주장을 했다. 홍명보 감독은 "전무이사로서 감독 선임 작업을 경험했었기 때문에 말씀드리면, 불공정하다거나 특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전강위에서 날 1순위로 올려놨기 때문에 감독직을 받았다. 만약 내가 2위 후보라던지 3위였다면 받지 않았을 것이다. 1순위라고 들었기 때문에 감독직을 수락한 것이다. 나에게 부탁을 했다는 말은 맞지 않다"라고 국회 현안질의에서 밝혔다.

최종 결정권자인 정몽규 회장도 "협상 과정의 모든 것을 밝히고 그때그때 상세히 설명하지 못한 배경이 음모를 꾸미거나 실상을 감추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불공정한 과정을 통해 특정인을 선발하기 위한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라고 반복했다.

A대표팀 감독을 "한국 축구계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라고 언급한 정몽규 회장은 "그렇기에 대표팀 감독을 선발하는 과정이 충분히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조건이 맞지 않아 불발됐거나 제외된 분들의 프라이버시 역시 보호되어야 한다"라고 묵묵부답이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유인촌 장관은 대통령 보고에 앞서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홍명보 감독이 만약 불공정한 방법으로 임명됐다면 공정한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한다"며 "그래야 팬들도 납득할 수 있고, 홍명보 감독도 떳떳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례적으로 대통령의 지시까지 떨어진 가운데 문체부는 10월 2일 대국민 브리핑을 통해 감사 결과를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