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하지만 바르게"…오심 잡은 오혜리의 '용기 리더십'
잘못된 판정이 튀어나오자 앞뒤 볼 것 없이 코트에 뛰어들어서 그걸 바로잡았던 코치의 용기. 파리 올림픽을 추억하는 한 장면입니다. 이 때문에 경고도 받고, 경위서까지 써야 했던 오혜리 코치는 리더라는 게 뭔지 돌아보게 했는데요. 선수들에게는 "바르게 하지만 빠르게"를 얘기한다고 합니다.
정수아 기자가 직접 만나서 그 뒷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오혜리 코치가 공개한 훈련 영상입니다.
계단을 끝없이 오르내리고 잔디밭을 두 팔로 가릅니다.
몸이 아프면 멈추지 않고 물 속에서 달립니다.
화려한 발차기 하나를 만들기 위해 태권도 국가대표 서건우는 고된 시간을 견뎌야 했습니다.
잘못된 판정으로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었던 상황이 닥쳤을 때 선수 대신 코치가 용기를 낸 이유입니다.
[오혜리/한국체육대 교수 : 이거 이대로 이제 끝나면 안 되고 그냥 그때는 무슨 생각할 겨를이 없이 우선 올라갔었는데…]
눈치볼 것 없이 뛰어올라 그 자리에서 오심을 바로잡아냈고 잘못 굳어질 뻔한 결과를 되돌려냈습니다.
그 때문에 상대 선수 국가인 칠레 팬들의 항의를 들었고 세계태권도연맹의 경고로 경위서를 제출해야 했지만, 그 순간이 다시 찾아와도 망설이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오혜리/한국체육대 교수 : 저는 늦은 나이에 올림픽에 1등을 했거든요. 스물아홉보다 스무 살이 하면 얼마나 좋겠냐 하면서 한 번 해보자.]
선수 시절 세 번째 도전 끝에야 올림픽에 나설 수 있었고 금메달을 손에 쥐었습니다.
제자에게 더 매서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혜리/한국체육대 교수 : 힘들 때 참고 한 번 더 차자. 뛸 때 한 발짝 더 가자.]
제자 서건우에게 직접 시범을 보이면서 때론 독사처럼, 때론 엄마처럼 훈련을 이끌었습니다.
결과보다 더 빛났던 과정을 알기에 다음을 향한 당부도 잊지 않았습니다.
[오혜리/한국체육대 교수 : 1년이라도 더, 하루라도 더 빠르게, 하지만 바르게 해서 목표를 이루었으면 좋겠어요. 그게 국가대표든 올림픽 1등이든 아니면 본인이 가고자 하는 방향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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