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심전도 1분 만에 '동시 측정' 오므론헬스케어 新 의료기기 국내 출시

박정렬 기자 2024. 9. 1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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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오므론헬스케어 '오므론 컴플리트' 한국 시장 출
노태호바오로내과 심장&부정맥클리닉 노태호 원장(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이 11일 '고혈압 환자에서 심방세동(AFib) 스크리닝'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사진=한국오므론헬스케어


한국오므론헬스케어가 혈압과 심전도를 한 번에 측정할 수 있는 '오므론 컴플리트'를 국내 출시한다고 11일 밝혔다. 혈압 측정 시 심전도를 기록하고 애플리케이션(앱)이 이를 자동 분석해 심방세동 위험을 알려주는 방식이다. 한 번 측정 시 걸리는 시간은 1분 내외로 짧다. 기록된 심전도를 의사에게 공유해 진단 정확도를 높일 수도 있다.

심방세동은 몸을 돌고 심장에 들어온 피를 받는 '심방'이 힘차게 수축 이완하지 않고 파르르 떨리는 병이다. 혈액이 고여 혈전(피떡)이 잘 생기는데 머리 쪽으로 날아가면 뇌혈관을 막는 뇌졸중(뇌경색)이나 치매를 부를 수 있어 치명적이다. 이날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노태호 노태호바오로내과 심장&부정맥 클리닉 원장은 "80세 이상 뇌경색의 3분의 1은 심방세동 때문에 발생한다"며 "혈전으로 뇌의 작은 혈관이 막히고 풀리기를 반복하면 뇌세포가 조금씩 파괴돼 심각한 뇌졸중이나 치매로 악화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오므론헬스케어가 11일 서울 강남구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 센터에서 '오므론 컴플리트"(Omron Complete)의 국내 론칭을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사진=한국오므론헬스케어


고혈압은 비만·흡연을 제치고 심방세동의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손꼽힌다. 높은 혈압이 심장 근육의 부담을 키우기 때문이다. 심방세동 환자 10명 중 8명(80%)은 고혈압을 함께 앓는다. 다른 혈관 질환인 당뇨병(31.5%)을 압도한다. 정상 혈압과 비교해 고혈압 전 단계는 1.15배, 치료 전 고혈압은 1.39배 심방세동 위험이 높다. 심지어 고혈압을 치료해도 5년 미만은 1.86배, 5년 이상은 2.34배 발병 위험이 더 높다. 수축기·이완기 혈압이 5㎜Hg씩 상승할 때 심방세동 위험은 각각 4.3배, 4.6배 상승한다는 국내 연구도 있다.

고령화, 만성질환의 증가로 세계적으로 심방세동 환자가 급증한다. 미국심장협회의 분석에 따르면 이 나라 심방세동 환자는 1995년 230만명에서 2010년 520만명으로 2배 늘었다. 2030년에는 121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우리나라도 비슷하다. 대한부정맥학회의 2024년 팩트시트를 보면 국내 심방세동 유병률은 2013년 1.1%에서 2022년 2.2%로 증가했다. 환자 수도 44만명에서 94만명으로 10년 만에 2배 이상 늘었다. 병에 대한 인식 개선과 진단율 향상도 영향을 미쳤지만, 고령화로 인한 만성질환에 영향이 크다는 게 학계의 판단이다.

노태호 원장은 "전체 환자 중 75만명이 60세 이상으로, 80세 이상은 7명이 있으면 1명(유병률 13%)이 심방세동일 정도"라며 "유럽심장학회는 55세이면 여생에 3명 중 1명은 심방세동을 앓을 것으로 예상한다. 동양인은 서양인보다 덜하긴 하지만 만만치 않은 위험성을 갖고 있다"고 경고했다.

'오므론 컴플리트'는 혈압과 심전도를 하나의 디바이스로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가정용 의료기기다. 심방세동, 빈맥, 서맥 등 부정맥과 혈압 변동 추이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다. 사진은 실제 사용 모습./사진=박정렬 기자


환자가 급증하면서 심방세동 연구와 장비개발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심방세동 환자에게 약물이 시술과 치료 결과에 별다른 차이가 없고, 시술 만으로 '완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예방·관리의 중요성이 한층 강조되는 상황이다. 문제는 심방세동의 진단이 까다롭다는 점이다. 심방세동은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다 갈수록 빈도·지속 시간이 증가하는 특징이 있다. 처음엔 가슴 두근거림, 호흡곤란을 체감해도 이내 적응해 자신이 심방세동인지 모른다. 무증상 심방세동은 오히려 사망률과 뇌졸중 발병률이 높아 더욱더 위협적이다.

이런 이유로 노태호 원장은 "처음 심방세동을 발견할 때 가급적 빨리 조절하자는 것으로 치료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며 "심방세동이 있을 때 혈압이 높을수록 뇌졸중 위험이 더 높아지는 만큼 이를 동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다치 다이키 한국오므론헬스케어 대표이사가 11일 서울 강남 소재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회사의 비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사진=한국오므론헬스케어


이번에 출시된 오므론 컴플리트는 기존에 심전도 기계를 몸에 부착하는 '홀터 검사'(24시간 심전도 검사)와 달리 스마트폰과 연계한 장비에 손가락만 올리면 돼 사용이 간편하다.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만큼 정기 측정 시 심방세동 조기 대처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오므론헬스케어에 따르면 심방세동 진단을 받지 않은 60세 이상 고혈압 환자 3820명을 대상으로 3개월간 오므론 컴플리트를 사용한 결과 6%가 심방세동을 찾아냈다고 한다. 또 심방세동이 지속되는 환자 56명을 대상으로 병원에서 하는 '12 유도 심전도'와 판독 결과와 컴플리트의 판독 값을 비교하니 의료진의 측정값과 유사한 정확도로 심방세동과 정상 심장 리듬을 식별한 것으로 나타났다.

50년 업력의 오므론헬스케어는 2023년 4월 기준 누적 혈압계 판매량 3억 5000만대를 기록한 '혈압 측정의 명가'다. 최근 심전계를 사업 포트폴리오로 본격 추가하면서 △질병의 조기 발견 △중증화 예방 △재발 방지 등 심뇌혈관질환을 포괄적으로 관리하는 '고잉포제로'(Going for Zero)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다치 다이키 한국오므론헬스케어 대표이사는 "오므론 컴플리트가 한국 소비자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에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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