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손흥민, 홍명보 향한 야유에 "이미 결정된 부분…응원 부탁"
"홈에서 만큼은 적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차전에서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10년 만의 대표팀 사령탑 복귀전이었으나 홍명보 감독은 상대적 약체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고전 끝 무승부를 거뒀다. 팔레스타인은 FIFA 랭킹 96위로 23위인 대한민국과 격차가 크지만 이날 한국은 답답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이날 모인 5만9000여 명의 관중들은 홍명보 감독이 중계 카메라에 잡힐 때마다 야유를 퍼부었다. 경기 내내 "정몽규 나가", "홍명보 나가"를 외쳤다. 김민재가 직접 관중석을 찾아 응원을 당부하기도 했다.
경기 종료 후 손흥민은 취재진과 만나 "이기지 못해 아쉽고 괴롭다. 어려운 환경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찬스도 많이 만들고, 안 좋은 부분만 있진 않았다.상대팀도 원정 경기에 오면 더 촘촘하게 선다.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 있다. 아직 9경기 동안 최고의 경기를 펼칠 수 있는 기회들이 남아 있으니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대표팀 주장인 손흥민은 홍명보 감독을 향한 팬들의 야유와 이에 대응한 김민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손흥민은 "속상하다. 팬들이 원하는 감독이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감독이 선임이 되는 과정 속에서 선수들은 '감독님의 옷'을 입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에 대해 선택이 좋았다, 안 좋았다 생각할 수는 있겠지만 이미 결정된 것 속에서 바뀔 수 없는 부분이고, 믿고 가야 하기 때문에 어렵지만, 많은 응원과 사랑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손흥민은 "민재처럼 경기 후 팬들과 부딪치는 등의 모습은 다시 나와서는 안 된다"며 "팬들과 선수들의 관계가 좋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팬과 축구가 하나로 뭉쳐 대한민국이 승리하길 바라며 응원하러 왔는데, 안 좋은 분위기를 만들기보단 (팬들이) 선수들에게 조금씩 좋은 말과 격려를 해주면 선수들도 팬들을 원동력으로 힘든 순간에도 한 발 더 뛸 수 있는 힘이 분명히 생긴다"며 "홈 경기만큼은 저희가 스스로 적을 만들어선 안 된다. 선수로서도 팬들의 입장을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은 이번 경기를 준비하면서 유럽파 선수들의 컨디션을 우려했다. 이에 대해 손흥민은 "(컨디션은) 괜찮다. 감독님께서 어떻게 보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동료, 팬들을 위해서라도 정말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고 좋은 결과를 만들고 싶다. 지금 힘들다고 생각하는 건 핑계라고 생각한다. 한국을 한두번 왔다갔다 하는 것도 아니고 영광스런 자리에서 영광스러운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뛰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기 후 홍명보 감독이 한 말에 대해 묻자 손흥민은 "감독님께서도 쉽지 않으셨을 텐데 한 마디 한 마디 꺼내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에게 '잘했다, 최선을 다했다'고 말씀해주시고 격려해주셨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경기장 잔디 상태에 대한 당부도 남겼다. 그는 "오만이라는 원정길을 나서게 된다. 홈에서 하는 경기도 쉽지 않은 걸 보면 원정도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단 한 가지 좋은 점은 그라운드 컨디션"이라고 짚었다.
이어 "어떻게 보면 한편으로는 안타깝다고 생각하는데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기술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도 오늘은 볼 컨트롤, 드리블 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팬들의 눈에도 좋은 경기, 빠른 템포의 경기를 보고 싶다고 생각하실텐데 홈에서 할 때만큼은 (잔디가) 하루 빨리 개선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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