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로 떠오른 '탁구 로봇'…무너지는 AI 로봇 한계[AK라디오]

백종민 2024. 9. 2.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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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딥마인드 공개한 탁구로봇 화제
알파고보다 반응속도·상호작용 큰 발전

구글 딥마인드가 최근 공개한 탁구 로봇이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 분야에 새로운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번 탁구 로봇의 등장은 2016년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국에서 승리를 거둔 이후, 구글 딥마인드가 선보인 또 다른 혁신적인 성과로 주목받고 있다. 알파고가 세상을 놀라게 한 지 약 8년이 지난 지금, 구글 딥마인드는 다시 한번 AI와 로봇 기술의 경계를 넓히고 있다.

탁구 로봇의 구조와 기능
[이미지출처=구글 딥마인드]

이 탁구 로봇은 일반적인 산업용 로봇 팔을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로봇 팔은 레일 위에 설치되어 움직이며, 팔 끝에는 탁구 라켓을 쥐고 있다. 로봇의 '눈' 역할을 하는 카메라를 통해 공의 움직임을 인식하고, AI 기술을 활용해 대응 전략을 실시간으로 수립한다.

구글 딥마인드는 이 로봇에 다양한 수준의 사람들과 경기를 하며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는 머신러닝의 핵심 원리인 '경험을 통한 학습'을 실제 물리적 환경에서 구현한 것으로, AI 기술의 실세계 적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탁구 로봇의 실력과 의의

현재 이 탁구 로봇의 실력은 아직 최상급 선수들에게는 미치지 못하지만,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 초보자를 쉽게 이기고 중급자와는 팽팽한 승부를 벌일 수 있는 수준으로, 전체적으로 약 45%의 승률을 기록했다고 한다.

이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로봇이 실제로 인간과 대등한 수준으로 스포츠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로봇의 스포츠 참여는 대부분 시범적인 수준에 그쳤지만, 이번 탁구 로봇은 실제 경기에서 인간과 겨룰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탁구를 선택한 이유

구글 딥마인드가 여러 스포츠 중 탁구를 선택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탁구는 상대적으로 좁은 공간에서도 할 수 있는 스포츠라는 점이 큰 장점이다. 축구나 야구, 테니스 등 다른 스포츠에 비해 필요한 공간이 작아, 로봇 개발과 테스트에 용이하다.

더 중요한 이유는 탁구가 가진 기술적 복잡성이다. 탁구는 다양한 기술과 전략이 요구되는 스포츠로, 로봇이 학습하고 대응해야 할 변수가 많다. 공의 스핀, 속도, 각도 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대응해야 하며, 서브와 리시브, 공격과 수비 등 다양한 상황에 맞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또한 탁구는 매우 빠른 반응 속도를 요구하는 스포츠로, 로봇의 센서와 처리 능력, 그리고 물리적인 반응 속도를 시험하기에 적합하다.

이러한 복잡성은 로봇과 AI 기술의 발전에 중요한 도전 과제가 된다. 단순히 정해진 규칙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상황을 인식하고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바둑과 같은 보드 게임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로, 3차원 공간에서의 물리적인 상호작용을 필요로 한다.

탁구 로봇의 의미와 미래 전망

탁구 로봇의 개발은 단순히 스포츠 기술의 발전을 넘어 더 넓은 의미를 갖는다. 이는 로봇이 실제 세계에서 인간과 상호작용하며 복잡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환경을 인식하고 대응하는 능력은 향후 산업 현장이나 일상생활에서 로봇의 활용 범위를 크게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이러한 기술은 제조업에서 더욱 유연하고 적응력 있는 로봇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또한 재난 구조나 위험한 환경에서의 작업 등 인간이 직접 수행하기 어려운 임무에 로봇을 투입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더 나아가 의료 분야에서 정교한 수술을 수행하는 로봇이나, 노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 등의 개발에도 이 기술이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로봇 기술의 과제와 한계

그러나 전문가들은 로봇 기술의 발전에는 여전히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인간의 동작을 완벽하게 모방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개발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로 남아있다. 인간의 손과 관절의 정교한 움직임을 재현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매우 복잡하며, 이는 보스턴 다이내믹스나 테슬라의 옵티머스 같은 선도적인 프로젝트에서도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또한 로봇의 에너지 효율성, 내구성, 안전성 등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현재의 로봇들은 대부분 짧은 시간 동안만 작동할 수 있으며,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의 안전성 문제도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세계 각국의 로봇 기술 개발 동향

한편, 로봇 기술 개발은 전 세계적으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분야다. 미국의 구글, 보스턴 다이내믹스, 테슬라 외에도 많은 국가와 기업들이 이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중국의 경우, 최근 로봇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로봇 굴기'라 불리는 국가적 차원의 지원 아래, 많은 기업과 연구소가 로봇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글로벌 로봇 컨퍼런스에서는 다양한 로봇과 휴머노이드가 선보여졌으며, 중국의 로봇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중국은 또한 오픈소스 로봇을 공개하며 기술 공유를 통한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이는 로봇 기술의 저변을 넓히고 혁신을 가속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일각에서는 보안 문제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이러한 오픈소스 로봇에 악성 코드나 스파이웨어가 포함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

우리나라의 로봇 기술 현황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나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 주요 연구 기관에서 로봇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나, 최근 다소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과거에 비해 주요 연구 과제에서 로봇 관련 주제가 줄어든 것이 그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다시 로봇 연구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새로운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광주과학기술원에서는 최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탁구 로봇 개발 대회를 개최했다. 비록 아직은 구글 딥마인드의 탁구 로봇에 비해 기술적 격차가 크지만, 이러한 도전은 미래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로봇 기술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AI와 로봇 기술의 융합, 그리고 실제 환경에서의 적용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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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마예나 PD sw93y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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