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별거 아니야" 벌써 金 2개, 태권도 분위기 좋다…오늘은 80kg 서건우 차례! [올림픽 NOW]

조용운 기자 2024. 8. 9.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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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건우는 지난해 12월 월드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올림픽 랭킹 1위 시모네 알레시오(이탈리아), 도쿄 올림픽 은메달 살리흐 엘샤라바티(요르단), 동메달 세이프 에이사(이집트) 등을 모두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었다.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파리(프랑스), 조용운 기자] 한국 태권도가 3년 만에 확 달라졌다. 종주국의 위상을 잃었던 도쿄에서의 아쉬움을 파리에서 금빛 발차기로 되찾기 시작했다.

태권도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파리는 물론 4년 뒤 로스앤젤레스(LA) 대회에서도 볼 수 있어 글로벌적인 입지에 있어서는 걱정할 부분이 없다.

다만 원조를 자부하며 올림픽마다 당연한 금밭으로 여겼던 효자종목으로써의 태권도는 한동안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국은 종주국답게 이번 대회 전까지 역대 올림픽에서 금메달 1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7개를 따냈다. 2위권 중국과 비교하면 거의 2배 이상이다.

과거 성과다. 태권도가 전 세계적으로 보급되고, 체격 조건이 우수한 외국 선수들이 많아지면서 경쟁력이 갈수록 쇠퇴했다. 급기야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는 단 하나의 금메달도 획득하지 못했다. 은메달도 1개에 그쳤다. 한국 태권도가 노골드로 올림픽을 마친 첫 대회였다.

이번에도 걱정이 많았다. 4개 체급에 출전하는데 금메달 1개 정도를 예상했다. 종주국의 체면이 말이 아닌 상황이었다. 도쿄에 이어 파리에서도 고전한다면 태권도는 이제 한국이 오히려 도전자가 되는 그림이 그려질 뻔했다.

▲ 세계랭킹 5위 박태준은 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 팔레에서 열린 태권도 남자 58kg급 결승에서 가심 마고메도프(아제르바이잔)를 기권승으로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이로써 박태준은 이번 대회 12번째 금메달을 한국에 안겼다.  ⓒ연합뉴스

8년 만에 멀티 금메달을 달성했다. 일정 첫날 박태준(경희대)이 남자 58kg급에서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둘째 날에도 김유진(울산광역시체육회)이 여자 57kg급에서 우승했다. 현지시간으로 밤 늦게 열리는 태권도 결승 일정상 한국에서는 잠에서 깼을 때마다 금빛 낭보를 듣는 셈이다.

시원하게 이겨 더욱 의미가 따른다. 박태준은 화끈한 공격 스타일로 눈길을 끌었다. 1회전부터 12-0을 연달아 만들어냈다. 단계를 거듭할수록 강한 상대를 만나는데도 늘 압도적인 점수 차이를 만들었다. 세계랭킹 1위를 꺾고 올라간 결승에서도 상대 부상이 있긴 했지만 일방적인 차이를 보여주며 기권승을 얻어냈다.

김유진은 도장깨기의 진수를 보여줬다. 세계태권도연맹(WT) 랭킹이 24위에 불과한 김유진인데 이번 대회에서만 TOP 5 중 4명을 잡았다. 16강에서 5위의 하티제 일귄(튀르키예)을 넘어선 뒤 8강에서 4위 스카일러 박(캐나다)도 잡았다. 준결승에서는 최강자로 꼽히는 뤄중스(중국)마저 극복했다. 결승 역시 2위의 나히드 키야니찬데(이란)를 격파했다.

▲ 김유진이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태권도의 이틀 연속 금메달이다.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단 하나의 금메달도 따지 못했던 한국 태권도는 이번 파리 올림픽에선 벌써 두 번째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박태준에 이어 김유진까지. 지금까지 출전한 선수 두 명이 모두 금메달을 땄다. 아직 두 명이 더 남아있다. 남자 80kg급 서건우와 여자 67kg급 이다빈이 출격을 기다린다. ⓒ 연합뉴스

하위랭커의 반란이라 여겼다. 김유진의 생각은 다르다. "랭킹이 높다고 무조건 잘하는 게 아니"라는 말로 넘치는 자신감을 과시했다. 원천은 훈련량에 있다. 운동을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모든 힘을 쏟았다. 하루에 만 번씩 발차기를 하면서 올림픽만 바라봤다.

김유진은 "지금까지 해왔떤 과정을 돌아봤을 때 '이것도 내가 못하겠어?"라는 생각을 했다"며 "준비를 너무 힘들게 해서 그런지 스스로 자신감이 있었다"라고 자부했다.

여기에 더해 태권도 대표팀에 불기 시작한 '할 수 있다'는 기운도 무시할 수 없다. 연이틀 실력으로 상위 랭커를 극복하며 따낸 2개의 금메달로 두려움이 사라졌다.

실제로 김유진은 "이날 오전 (박)태준이가 한손을 다치고도 미트를 잡아줬다"며 "긴장하지 말라고 별 거 아니라고 했는데 그말이 크게 와닿았다"라고 했다.

이제는 김유진 차례다. 박태준의 '별 거 아니야'라는 말을 그대로 입증한 김유진 역시 "올림픽 별 거 아니니까 너네도 할 수 있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태권도 여자 57kg급 금메달을 획득한 김유진. ⓒ연합뉴스

이러한 분위기를 서건우가 잇는다. 9일 남자 80kg급에 서건우(한국체대)가 3일 연속 금메달에 도전한다. 한국 선수가 이 체급에서 올림픽에 나가는 건 처음이다. 그만큼 크게 힘을 쓰지 못하던 중량급에 나서는데도 파리로 오기 전 태권도 대표팀이 기대하던 하나의 금메달 유력 후보였다.

서건우는 지난해 12월 월드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올림픽 랭킹 1위 시모네 알레시오(이탈리아), 도쿄 올림픽 은메달 살리흐 엘샤라바티(요르단), 동메달 세이프 에이사(이집트) 등을 모두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었다. 이때 우승으로 파리행을 확정지었다.

경쟁력이 확실한 서건우라 또 하나의 태권도 금메달을 기대한다. 대진의 운은 좋지 않다. 그랑프리 파이널처럼 강자들을 하나씩 다 꺾어야 한다. 예상대로라면 8강에서 세계 5위 엘샤라바티, 4강에서는 1위 알레시오와 붙게 된다.

랭킹이 무의미하다는 건 김유진이 증명했다. 그리고 서건우는 지난해 다 이겨봤던 상대라 위축될 필요 없다. 그럴수록 태권도 대표팀에 불고 있는 '별 거 아냐' 정신을 기억해야 한다.

▲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에 참가하는 4명의 국가대표. 우측의 박태준과 김유진이 일정 초반 화끈한 공격 스타일로 금메달을 연거푸 따내며 어느 때보다 좋은 기운을 선사하고 있다. 이제 서건우(왼쪽)가 올림픽과 거리가 멀던 80kg급에 출전해 태권도의 3번째 금메달에 도전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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