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실적 쏠쏠…선진시장 확대·부품 국산화 숙제
방산업계 2분기 영업익 대폭 상승…국제 분쟁 지속에 시장 확대 전망
선진시장 진출·부품 국산화 등 안정적 공급망 확충 필요
[더팩트 | 김태환 기자] 해외수출 성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방산업체들의 2분기 실적이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정세 불안이 지속되면서 무기 수요가 늘어나고, 수출 실적이 증가한 것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K-방산의 성과가 지속되려면 다양한 국가로의 납품이 축적되고 거래 다변화를 통해 안정적인 거래처를 확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5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56.5% 늘어난 358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화시스템은 영업이익 79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대비 167% 상승하는 실적을 거두었다. 현대로템은 2분기 영업이익 112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67.7% 증가했고, KAI도 전년 대비 785.7% 증가한 743억원의 영업익을 달성했다.
국내 방산업체들의 실적 개선은 글로벌 정세 불안으로 인한 무기 수출 증가분이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 부문에서 매출 1조3325억원, 영업이익 2608억원을 달성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2%, 1089% 늘었다. 특히 지난 1분기에 일시적으로 감소한 폴란드 수출이 2분기에 K9 6문과 천무 18대가 공급되면서 해외 매출(7614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5배 이상 늘었다.
현대로템 역시 올해 2분기 폴란드 K2 전차 인도 물량이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 현대로템의 디펜스솔루션(방산)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8825억원의 매출을 내며 실적을 견인했다. 한화시스템은 K-2 사격통제장치와 지난 2022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수주한 천궁-II 다기능레이다(MFR) 등이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국내 방산업체들의 매출이 지속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스톡홀름국제평화문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국방비 지출액은 2조3936억달러로 전년 대비 6.8% 증가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에 재래식 무기를 군수 지원으로 소진한 NATO 회원국들의 군비 지출이 늘어나는 추세다. NATO에 따르면 2022년에는 회원국 30개국 중 7개국만 GDP 대비 2% 수준의 국방비 지출 가이드라인을 충족했으나 지난해에는 10개국으로 늘었고, 올해는 21개국이 가이드라인을 준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 지역의 분쟁 격화도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의 군비 확충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중동지역은 후티 반군과 사우디 간의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정세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
K-방산이 성과를 이어가려면 선진국 수주를 늘려 세계 시장에서의 인지도를 더욱 높이고, 경쟁력 있는 공급망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수주산업은 인도 지연이나 계약 취소 등 발주처 관련 리스크가 상존하는데 내수 중심의 방산 수출 확대는 이러한 발주 리스크 역시 커지는 효과가 나타난다"면서 "개발도상국 위주의 수출에서 선진국으로의 납품을 늘리는 등의 거래 다변화를 통해 발주처 리스크를 완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지 생산과 창정비 등 무기체계의 운용 편의성을 높이고, 부품 국산화 비율을 높여 안정적인 공급 환경을 구축하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다른 방산업계 관계자는 "완제품 수출 이후에도 안정적인 유지보수 부품 조달 및 서비스 제공을 통해 무기체계의 장기적인 운용 편의성을 제고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효율적이고 광범위한 공급망 네트워크의 구축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무기체계의 핵심 부품을 국외에서 조달하거나 면허 생산할 경우 부품 생산업체의 납기 지연 등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기에 되도록 국산화 비율을 100%로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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