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장 확고하게 말하겠다"...안세영-협회 사이 균열, 이미 전영오픈 직후 감지 [2024 파리]

안희수 2024. 8. 5.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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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 호소하는 안세영_(항저우=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7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한국 안세영이 중국의 천위페이를 상대하던 중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2023.10.8 jieunlee@yna.co.kr

균열이 감지된 건 지난 3월 전영 오픈을 마친 뒤 귀국 인터뷰였다. 엷은 미소를 유지하고 있었던 안세영(22·삼성생명)이 갑자기 어감이 달라진 얘기가 있다. 역시 부상 이유였다. 

5일(한국시간)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단식에서 1996년 애틀랜타 대회 이웋 28년 만에 금메달을 획득한 안세영(22·삼성생명)은 자신의 목표를 이룬 날 폭발 발언을 했다. 염원, 목표였던 금메달 획득을 해낸 뒤 감격을 전했지만, 바로 대한배드민턴협회의 부상 관리 스탠스와 대표팀 구성 시스템을 꼬집었다. 

안세영은 "내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대표팀이 이를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다. 조금 많이 실망했다"라고 했다. 이어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는 계속 가기가 조금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은퇴를 시사하는 발언인지 묻는 말에도 짧게 긍정한 뒤 "이야기를 잘 해봐야겠지만 실망을 많이 했다. 나중에 자세하게 또 설명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대표팀과 함께 하지 못하겠다는 의미는 이제 막 진정한 여제에 오른 안세영을 올림픽 무대에서 볼 수 없게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안세영은 이에 대해 "나는 배드민턴 발전과 제 기록을 위해 계속해나가고 싶지만, (대한배드민턴)협회에서 어떻게 해주실지 모르겠다. 나는 배드민턴만 할 수 있다면 어떤 상황이든 다 견딜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대표팀에서 떠난다고 올림픽에 못 뛰는 것은 야박하다는 입장도 전했다. 

결국 안세영은 자신의 부상을 대하는 협회의 시선과 행동에서 상처를 입은 것 같다. 더불어 작심한 상황에서 최악의 조처가 내려지더라도, 그게 자격 박탈까지 이어지는 건 문제가 있다고 호소했다. 안세영은 "협회는 모든 것을 다 막고, 그러면서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임한다"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이 자신이 딴 1개뿐인 걸 꼬집었다. 현재 선발 시스템이 문제가 있다는 의미였다. 

여자 배드민턴 단식 올림픽 우승자 안세영. 파리(프랑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일단 갈등의 발단은 안세영이 지난해 10월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서 무릎 부상을 당한 뒤 재활 과정에 있는 것 같다. 안세영은 당시 한 달 반 만에 복귀해 일본 구마모토 마스터스에 출전한 뒤 세게배드민턴연맹(BWF) 파이널까지 치렀다. 1월 초 열린 말레이시아 오픈에서 올 시즌 첫 승을 거뒀지만, 그 다음 주 나선 인도 오픈 8강전에선 오른쪽 허벅지 부상을 호소하며 경기를 기권했다. 다시 6주 동안 재활 치료를 받고 나선 프랑스 오픈에서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꺾고 우승했지만, 역시 그 다음 주 나선 전영 오픈 준결승전에서 야마구치에게 패했다. 

안세영은 3월 1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인터뷰를 했다. 당시 그는 "걱정도, 긴장도 많이 했다. 그런 조건 속에서 예상보다 좋은 성적을 거둬 만족한다"라고 했고 "최악의 몸 상태 속에서도 경기를 뛰어본 건 큰 의미라고 생각한다"라고 웃어 보였다.

안세영의 표정이 살짝 바뀐 물음이 있었다. 한 취재진이 "파리 올림픽 시드 배정 랭킹 포인트가 반영되는 4월 아시아선수권 이후에는 몸 관리 차원에서 대회 출전을 줄일 계획이 있느냐"라고 물은 것. 

이 질문에 앞서 시드 배정 중요성을 강조했던 안세영은 "랭킹 1위를 유지할 수 있는 선에서는 자제하려고 한다. 감독님이 어떤 결정을 내리실지 모르지만, 내 주장을 확고하게 말해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선수가 "주장하겠다"라는 말은 몸에 무리가 갈 수 있는 대회 출전은 가급적 피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yonhap photo-6515=""> 금메달 차지한 안세영 (파리=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한국 안세영이 중국 허빙자오를 이기고 우승을 확정한 뒤 환호하고 있다. 2024.8.5 yatoya@yna.co.kr/2024-08-05 18:51:20/ <저작권자 ⓒ 1980-202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yonhap>
안세영은 5월 초 세계여자단체선수권(우버컵)에도 나섰지만, 준결승전은 컨디션 난조, 장염 증세로 출전하지 못했다. 이후 5월 말 열린 싱가포르 오픈, 그 다음 주 열린 인도네시아 오픈까지 소화하고 파리 올림픽에 나섰다. 

안세영의 대회 출전이 전영 오픈 이후 줄어든 느낌을 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올림픽 직전 두 대회(싱가포르·인도네시아 오픈)를 모두 뛸 필요가 있었을까라는 지적도 나온다. 분명한 건 안세영이 협회 또는 코칭 스태프와 그 시점에서도 몸 관리를 두고 이견이 있었다는 것이다. 대회 출전이 많아질 경우 "내 주장을 확고하게 말하겠다"라는 안세영의 말은 그렇게 피력 해야 관철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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