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계영 800m 6위 허무한 레이스, 7분07초대 기록 너무 아쉬웠다…황선우 "내가 보여준 게 없어" [파리 현장]
(엑스포츠뉴스 파리, 김지수 기자) 한국 수영 역사상 첫 올림픽 단체전 메달에 도전했던 남자 경영 대표팀이 결승 진출에 만족한 채 파리에서의 여정을 마쳤다.
한국은 3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수영 계영 800m 결승에서 7분07초26으로 6위를 기록했다.
순위도 아쉽지만 기록이 더 아쉽다. 대표팀은 지난해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금메달을 딸 때 세운 7분01초73을 보유하고 있다.
또 지난 2022 부다페스트 대회부터, 2023 후쿠오카 대회, 2024 도하 대회(2월)까지 3차례 세계선수권에 출전하면서 7분06초93, 7분04초07, 7분01초94로 기록을 가파르게 단축한 상황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7분01초대, 더 나아가 6분대 진입을 목표로 강하게 훈련했지만 기록이 5~6초 이상 떨어졌다.
앞서 한국은 30일 오후에 열린 계영 800m 예선에서 1조에 출전, 7분07초96을 기록하고 조 4위에 올랐다. 2조까지 합쳐 출전 전체 16개국 가운데 7위에 오르며 8위(일본, 이스라엘 공동 8위로 실제론 9개국)까지 주어지는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국은 단체전 메달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특히 예선에서 에이스 황선우, 그리고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우승 때 좋은 기록으로 제 몫을 해준 양재훈을 빼고 이호준~이유연~김영현~김우민이 이어서 헤엄을 쳤다. 황선우, 양재훈이 빠진 상태에서 7분07초 기록을 냈기 때문에 결승에선 지난해 아시안게임과 올해 세계선수권에서 냈던 기록을 어느 정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다.
한국은 첫 번째 영자로 나선 양재훈의 스타트가 좋지 못했다. 첫 50m는 24초90으로 턴을 해서 5위를 찍었다. 괜찮은 순위였다. 그러나 오버페이스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진 양재훈은 150m 지점을 돌 때 1분20초90으로 최하위로 밀렸고 200m 지점을 들어오면서 이호준에 넘겨줄 땐 1분49초84로 9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독일이 이 종목 톱랭커 루카스 마르텐스, 영국이 올림픽 메달리스트 출신 세계적인 선수 제임스 가이 등을 투입하다보니 양재훈 순위가 밀릴 순 있었지만 기록이 너무 나빴다. 예상했던 것보다 2초 이상 늦었다.
두 번째 영자론 이호준이 나섰다. 지난해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서 남자 자유형 200m 6위를 차지했던 이호준은 한국의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 사력을 다했지만 좀처럼 선두 그룹과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호준은 자신이 헤엄 친 200m 기록 자체는 1분46초95로 선전했다. 하지만 역시 기대한 만큼은 아니었다. 한국은 400m를 돌 때도 3분36초29초 꼴찌였다.
그런 가운데 이번 대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동메달을 따며 한국 수영사 두 번째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된 세 번째 영자 김우민이 신들린 듯한 역영을 펼쳤다. 앞서 예선에서도 탈락 위기의 한국을 구해냈던 김우민은 결승에서도 자신의 몫인 200m를 1분44초98로 끊는 기염을 토했다. 200m 구간 기록만 따지면 영국의 마지막 영자 던컨 스콧(1분43초95), 미국의 마지막 영자 키어런 스미스(1분44초80) 다음으로 빨랐다.
하지만 김우민의 역영에도 한국이 600m 지점을 통과할 때 순위는 8위였다. 이스라엘만 제쳤다.
마지막 영자는 단거리의 에이스 황선우였다. 황선우는 이번 계영 800m 메달을 위해 남자 자유형 100m 준결승 출전도 포기했다. 하지만 황선우도 좋은 기록을 내진 못했다. 이번 올림픽 내내 부진했던 황선우는 계영에서도 아쉬운 기록을 냈다. 황선우는 자신이 맡은 200m에서 1분45초99를 찍었다. 기대했던 것보다 1초 이상 밀렸다. 결국 한국은 4명의 영자가 800m를 다 들어왔을 때 7분07초26으로 레이스를 마쳤다.
이날 우승은 영국에게 돌아갔다. 자유형 200m에 세계적인 영자가 즐비한 영국은 6분59초43을 기록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은메달과 동메달은 전통의 수영 강국에게 돌아갔다. 미국이 7분00초78로 은메달을 거뒀다. 호주가 7분01초98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한국에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패했던 중국이 4위로 마무리했지만 기록은 7분04초37로 호주와 3초 가까이 차이 났다. 개최국 프랑스가 7분04초80으로 5위였다.
이렇게 한국 수영은 올림픽 역사상 첫 단체전 메달 획득을 노렸지만 최초 결승 진출에 만족한 채 파리 올림픽 남자 계영 800m를 마감하게 됐다.
계영 800m는 4명의 영자가 200m씩 나눠 자유형으로 승부를 가리는 종목이다.
한국은 2022년부터 올해까지 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200m에서 3년 연속 메달을 땄으며 특히 올해 대회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황선우, 그리고 지난 27일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한국 수영 역사상 두 번째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된 김우민, 지난해 후쿠오카 세계선수권 6위 이호준 등이 포진하고 있어 개개인이 제기량을 발휘하면 파리 올림픽 메달을 충분히 노려볼만 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올림픽 결승 무대에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 게임과 올해 세계수영선수권에서 포디움에 오를 때와는 6초 가까이 기록이 밀렸다.
이번 대회가 열리는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는 전문 수영장이 아니다. 대형 경기장에 임시 수조를 만들어 물을 채웠다. 그러다보니 경기장 자체도 상당히 거대하다. 반면 수조의 수심이 일반적으로 치르는 경영 종목의 2.5~3m가 아닌 2.15m다. 그러다보니 저조한 기록이 속출하고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7분07초대는 그간 한국이 계영 메달을 위해 쏟아부은 노력에 비하면 너무나 아쉬운 결과다.
가장 큰 아쉬움을 남긴 선수는 황선우다. 황선우는 자신의 주 종목인 200m 개인 최고기록 1분44초40에 버금가는 퍼포먼스를 파리 올림픽에서는 보여주지 못했다.
황선우는 지난 29일 열린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승에서 1분45초92에 그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 종목에서 지난해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지난 2월 도하 세계수영선수권 금메들을 따내면서 파리에서도 유력한 우승후보 중 한 명으로 꼽혔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충격이 컸다.
황선우는 이날 계영 800m에서도 마지막 영자로 나섰지만 1분45초99를 기록, 오히려 자유형 200m 준결승 때보다 기록이 뒤처졌다. 오전에 자유형 100m 예선을 치렀던 점을 감안하더라도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황선우는 계영 800m 결승 종료 후 믹스트존(공동 취재 구역) 인터뷰에서 "파리 올림픽 계영 800m 결승 기록이 우리가 아시안 게임 때 기록한 아시아 신기록보다 6초 가까이 뒤졌다"며 "3년 동안 열심히 준비했고 아시안 게임과 세계선수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는데 이번에는 미흡한 결과가 나와 나뿐 아니라 많은 분들이 아쉬우실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이번 파리 올림픽을 통해 우리가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한 번 더 돌아보는 기회가 될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 내가 보여준 게 없는 것 같다. 그래도 다시 한국에 가서 우리 계영 800m 멤버들과 마음을 다잡고 다시 열심히 준비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우민은 "올림픽 무대 결승에서 우리가 기량을 뽐낼 수 있는 기회를 얻어 영광이었다. 결과는 아쉽지만 우리가 3년 동안 열심히 준비한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의미를 두고 싶다"며 "이번 파리 올림픽을 발판 삼아 다음 메이저 대회, 4년 뒤 LA 올림픽까지 더 열심히 달려갈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양제훈은 "멤버들과 몇 년 동안 파리 올림픽 하나만 바라보고 달려왔는데 조금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며 "부족했던 부분을 잘 찾고 보완해서 다음 메이저 대회 때는 조금이라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호준은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눈물을 쏟았다. "올림픽에서도 성과를 내고 싶었다. 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훈련하는 모습을 보면 충분히 메달에 도전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아쉬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계영 종목 메달 무산으로 한국 수영은 야심차게 도전장을 내민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동메달 하나에 만족할 가능성이 커졌다. 남자 배영의 간판스타 이주호가 31일~8월1일 열리는 남자 베영 200m에 출전해 세계의 문을 두드리지만 결승행은 몰라도 메달권까지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적지 않다.
한국 수영은 당초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하나를 포함해 총 3개의 메달을 노렸다. 남자 자유형 400m 김우민, 남자 자유형 200m 황선우, 그리고 남자 계영 800m가 메달 후보들이었다. 외신에서도 김우민과 황선우, 계영 800m에서 한국이 동메달을 딸 것으로 보는 예측이 적지 않았다. 자신감을 갖고 호주 전지훈련은 물론 지난달 유럽 대회 출전까지 많은 노력을 들여 파리 올림픽을 준비했지만 결과적으론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이게 됐다.
그나마 김우민이 동메달 획득을 비롯해 출전한 모든 레이스에서 자신의 기량을 100% 다한 것이 성과였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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