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가 외워온 ‘유도소녀’ 허미미 “기분이 너무 좋진 않은데 그래도 조금 좋아요”[일문일답]

김은진 기자 2024. 7. 30.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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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미미가 29일(현지시간) 파리올림픽 유도 여자 57kg급 은메달을 딴 뒤 믹스트존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파리 | 김은진 기자



독립운동가의 후손, 허미미(22)가 한국 여자 유도에 8년 만에 메달을 안겼다.

허미미는 30일 프랑스 파리 아레나 샹드마르스에서 열린 유도 여자 57kg급 결승에서 캐나다의 크리스타 데구치에 반칙패 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연장전(골든스코어) 마지막에 위장공격이라며 지도를 받는 석연찮은 판정으로 반칙패 했다.

그동안 한국 여자 유도가 올림픽에서 딴 금메달은 2개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김미정이 72㎏급,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조민선(66㎏급)이 따낸 이후 금메달은 한 번도 없었다.

한국 여자 유도가 올림픽에서 딴 메달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정보경(48㎏급)의 은메달이 마지막이었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허미미는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의 5대손이다.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일본 국적을 갖고 살아왔지만 할머니가 2021년 세상을 떠나며 남긴 유언에 따라 한국 국적을 택했다.

파리 하늘에 태극기를 휘날리고 싶다며 애국가를 외워온 허미미는 은메달을 획득한 뒤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금메달을 못 따서 아쉽지만 그래도 올림픽 메달을 따서 잘 했다고 하고 싶다”고 밝게 웃었다.

다음은 허미미와 일문일답.

-애국가 부르고 싶어 연습도 했다는데

“연습했는데 너무 아쉽다. 다음 올림픽에는 꼭 부르고 싶다. 오늘까지 올림픽 준비 열심히 했는데, 메달 딸 수 있어서, 기분이 너무 좋은 건 아닌데 그래도 조금 좋다. 내일부터 언니 오빠들이 금메달 따면 좋겠다. 응원하겠다.”

-마지막에 지도 받는 상황은

“시합을 다시 한 번 봐야 될 것 같다. 위장공격인 줄 몰랐는데, 그래도 시합이니 어쩔 수 없고 다음에는 잘 생각하고 경기하겠다.”

-관중석에서 ‘미미미미’ 응원이 많이 나왓는데

“그렇게 많은 응원을 들으며 시합한 게 처음이라 힘이 많이 났다. 경기가 재미있었다.”

-할머니 생각이 날 것 같은데

“금메달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너무 아쉽다. 그래도 메달을 보여드리게 돼서 행복하다. 지금까지 유도하면서 열심히 했다고 말씀드리고 또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태극마크를 택하기를 잘 했다고 생각하나

“이번에 올림픽을 하면서 정말 잘 했다고 느꼈다. 자랑스럽고 결승까지 가서 행복하다.”

-시상대에서 태극기 보면 어떤 기분이 들까

“감동받을 것 같다.”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

“올림픽에 나와서 많이 응원해주셨는데, 나를 보고 유도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많이 생기면 좋겟다. 다음 올림픽까지 열심히 하겠다. 좀 더 응원해주시면 좋겠다.”

-BTS의 뷔를 좋아한다고.

“좋아한다. 만날 수 있으면···. 보고 싶은데 만날 수 있을까요?”

-(펜싱) 오상욱도 좋아한다며

“어제 만났다. 축하한다고 인사드렸다.”

-김미정 감독님께 하고 싶은 말은

“많이 챙겨주시고 가르쳐주셔서 감사하다. 같이 대회 나가면서 메달 따고 많이 행복했다. 아직 멀었다고 느끼기 때문에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준비한 올림픽 끝나면 뭐하고 싶나

“오늘까지 같이 연습해준 파트너들에게 맛있는 거 사주고 고맙다고 인사하고 싶다. 파스타를 좋아한다. 파스타 먹으러 가기로 했다.”

-다음 올림픽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때는 나이도 좀 먹고 하니까 (웃음) 체력 좀 더 준비하고. 그때는 꼭 금메달 따겠다.”

파리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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