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검찰 인사, 김건희 ‘몰래 소환’ 위해서였나? [정기수 칼럼]
이렇게 해서는 체코 원전 10개 따도 중도층 냉소
김 여사 담당 제2 부속실 설치 약속도 지켜야
한동훈 대표 되면 어차피 강철 보호막 얇아져
대통령 윤석열이 결국 또 과도한 부인 보호로 지지율 회복 기회를 잃었다.
야당이 바라고 바라는, 이렇다 할 범법 사실이 있을 수 없는 김건희 사건들 검찰 수사에 그녀를 ‘시장’에 내놓지 못했다. 과감하게 내놓아 버렸으면 옷에 흙탕물이 좀 묻고 곱지 않은 소리는 들었겠지만, 그것을 본 많은 국민은 이렇게 말하며 尹 부부를 다시 보게 됐을 것이다.
“아, 정말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이나 소위 명품백 수사 사건이라는 게 별거 아니었나 보다. 그러니 저렇게 당당하게 검찰 공개 소환에 응해서 사진도 찍고 저러지. 대통령이 하라고 해서 부인이 용기를 냈을 텐데, 보기 좋네.”
김건희 여사를 포토 라인에 세우는 소환이 비록 쇼였더라도 좋았다. ‘몰래 소환’은 몰래 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점수를 50점 이상 깎이게 된다. 몰래 불러서 조사해 놓고 그 어떤 수사 결과를 발표해도 얼마나 많은 사람이 믿겠는가?
국민은 단순하다. 특히 정치에 깊은 관심을 보이지 않고 큰 뉴스만 대충 보며 냉소하는 이들은 조국당과 민주당의 다음과 같은 조롱에 맞장구를 치기 쉽다. 극렬 보수우파 지지자들만이 그들을 욕한다.
“차라리 관저에서 꼬리곰탕을 먹으면서 하지 그랬나? 검찰이 중전마마 앞에서 얼마나 조아렸을까…. 그녀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리면 어떤 혜택이 주어질지 상상하면서 흐뭇해했을 것이다.” (조국당)
“검찰이 어제 김건희 여사를 쥐도 새도 모르게 제3의 장소에서 소환 조사했다. 야당에는 압수수색과 공개적 망신 주기 소환을 밥 먹듯이 하면서 여사에게는 ‘황제 조사’의 특혜를 베풀었다.” (민주당)
서울중앙지검은 제3의 장소 선택이 이미 서면 진술을 받은 데다 경호 문제도 있고 해서 묘수를 찾기라도 한 것처럼 태도를 보인다. 그러나 대통령실 눈치를 본 결정이었을 것이다.
윤석열은 대패한 총선 한 달 뒤 전격 기습 검찰 인사를 단행했다. 선거 민심에 따라 “김건희 여사 전담 수사팀을 꾸려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하라”라고 지시한 검찰총장 이원석을 제치고, 여사 소환 입장을 이전부터 주장해 온 중앙지검장 송경호와 김건희 관련 수사 간부들을 모조리 갈아치운 것이다.
문재인-추미애가 그에게 했던 방식 그대로다. 충격이었고 실망이었다. 그 박해에 맞서 대권에 도전했던 사람이 자기가 당한 보복을 되풀이했기 때문이다.
그 인사로 중앙지검장이 된 이창수가 검찰총장 윤석열 지시를 뭉개고 항명하다 이재명 품속에 들어가, 지난 총선에서 금배지를 단 이성윤 역할을 하고 있다. 김건희 몰래 소환을 추진하면서 이원석에겐 소환 전엔 물론 소환 중에도 11시간 동안 알리지 않았다.
이원석은 이런 낌새를 눈치채고 성역 없는 수사를 여러 번 강조했었다. ‘몰래 소환’을 미리 경계하기도 했다. 행여라도 그런 비공개 출장 조사 같은 건 염두에 두지 말라는 신호였다. 이창수는 그에게 보란 듯 엿을 먹였다.
추미애가 발동한 검찰총장 수사 지휘권 배제 때문이라는데, 그럼 조사 종결 1시간 전엔 왜 보고 했나? 윤석열의 검찰에서 이런 꼴사나운 풍경을 보게 될지는 몰랐다.
이래서는 24조원짜리 체코 원전 100개를 따도 돌아오는 건 냉소 아니면 무반응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정치 저관여 중도층 국민은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하고 대통령 부부의 태도가 그들 평가의 절대적 기준이다. 몇 번 말해야 알아들을 수 있나?
김건희 문제에 관한 한 尹 비판적 지지 보수우파 정치인-논객들 사이에서 일치된 의견이 있다. 그녀를 가만히 놔두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즉, 관리가 필요한 사람이라는 얘기다.
역대 대통령 부인들 가운데 그녀보다 더 조신하고 조용한 여자들 모두 관리를 받았다. 청와대 제2 부속실이다. 윤석열과 김건희는 무슨 이유로 이런 정신 나간 비서 한 명이나 두고 전담 부서 설치(부활)는 반대하는가?
“가방을 받은 날 돌려주라는 지시를 받았는데 깜빡하고 못 돌려줬다.” (여사 담당 행정관의 검찰 진술)
윤석열은 총선 후 기자회견에서는 대다수 국민이 원한다면 그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했었다.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대다수가 원하고, 아니, 요구하고 있다.
그는 자기 자신의 브랜드인 공정과 상식도 잃고 약속도 지키지 않는 사람이 되려 하고 있다. 국민적으로 지지받는 주요 측근들이 듣기 싫은 소리를 했다고 해서 쌍욕 하며 내동댕이치고 있다.
한동훈과 이원석이 그들이다. 尹과 차별화한 한동훈은 집권 여당 대표 자리를 예약해 놓았다. 이것은 대통령의 강철 보호막이 얇아지는 걸 의미한다.
이원석은 또 총장 퇴임 후 어떤 자리에서 비윤(非尹)으로 돌아올 것인가? 윤석열이 키우는 ‘내부의 적’들은 그와 종류가 다르다. 착하고 얌전한 것 같지만 아주 강하다.
글/ 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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