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호주 최대 석유개발회사, 영일만 ‘가망 없다’ 결론내렸다

주하은 기자 2024. 6. 5.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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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최대 석유개발회사 우드사이드가 영일만 일대 심해 탐사 사업이 “더 이상 가망이 없다고 생각한다”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시사IN〉 취재 결과 확인됐다. 우드사이드가 철수한 뒤 자료를 재해석한 액트지오는 다른 결론을 내놨다.

호주 최대 석유개발회사 ‘우드사이드’가 영일만 일대 심해 탐사 사업이 “더 이상 가망이 없다고 생각한다(no longer considered prospective)”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시사IN〉 취재 결과 확인됐다.

우드사이드는 2023년 8월22일 자사 홈페이지에 게시한 2023년 반기 보고서에서 “탐사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최적화하여 더 이상 가망이 없는 광구를 퇴출시켰다. 여기에는 트리니다드 토바고 심해 5광구에서 철수하기로 한 결정과 캐나다, 대한민국, 미얀마 A-6광구에서 공식 철수 활동을 완료하는 것이 포함된다”라고 밝혔다.

우드사이드(Woodside Energy)의 2023년 반기 보고서 일부 갈무리. ⓒWoodside Energy Group Ltd

우드사이드는 지난 2007년부터 영일만 일대 지역인 동해 8광구와 6-1광구 북부지역을 탐사해온 회사다. 지난 6월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2007년부터 지속적으로 탄성파를 통해서 지층 구조를 분석해왔다”라고 언급했는데, 이 분석을 한국석유공사와 공동으로 담당한 곳이 우드사이드다.

정부가 운영하는 ‘정보공개포털’에 따르면, 우드사이드는 2022년 하반기 ‘철수(exit)’를 시작했다. 2022년 9월27일 등록된 정보 제목은 ‘동해 제8광구 및 6-1광구 북부지역 탐사사업 우드사이드社 지분인수 및 탐사 2기 진입계획 보고’다. 적어도 2022년 9월경에는 ‘탐사 1기’에 참여한 우드사이드가 사업 중단 의사를 밝혔다는 의미다.

2023년 1월경엔 우드사이드의 ‘철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그해 1월12일과 1월16일 한국석유공사는 ‘8광구 및 6-1광구 북부지역 우드사이드사 계약탈퇴 및 지분전량(50) 양도 동의 요청’ 정보와 ‘우드사이드 탐사자료 반납 요청(서신 등록)’ 정보를 등록한다. 해당 정보들은 현재 제목만 공개된 상태로, 내용은 비공개되어 있다.

6월3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에 참석해 동해 석유·가스 매장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9년 4월9일 한국석유공사와 맺은 계약에 따라, 우드사이드는 영일만 일대 탐사에 따른 조광권(해저광구에서 해저광물을 탐사·채취 및 취득하는 권리) 지분 50%를 확보했다. 그러나 우드사이드는 영일만 일대 개발이 ‘가망이 없다’고 판단했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조광권도 포기한 것이다.

우드사이드가 ‘계약탈퇴’를 하고 난 이후, 공동 운영 중이던 8광구와 6-1광구 운영 권한은 한국석유공사에 넘어갔다. 단독 운영권자가 된 한국석유공사는 미국계 컨설팅 회사 액트지오를 분석 용역 업체로 선정했다. 지난 6월3일 국정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밝힌 바에 따르면, 정부는 2023년 2월 액트지오에 물리 탐사 심층 분석을 맡겼다.

최남호 2차관이 직접 밝힌 바에 따르면, 액트지오가 분석한 자료는 우드사이드가 탐사에 참여하던 시절 생산됐다. 최 차관은 “2007년부터 ...(중략)... 분석을 해왔고요. 그러한 자료가 축적됐고 ...(중략)... 포항 영일만 동쪽 해상에 있는 심해가 유망성이 높다는 판단이 들어서 그 지역을 집중조사를 한 거고요. 그런 집중조사를 통해 나타난 자료를 다시 또 재해석을 한 결과가 이번 결과가 되겠습니다(6월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라고 말했다.

6월5일 미국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시사IN 박미소

자료 재해석을 담당한 액트지오는 우드사이드와 다른 결론을 냈다. 국정브리핑에 따르면 액트지오는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견해를 내놨다. 정부는 액트지오의 결론이 나온 뒤에도 약 5개월간 추가적인 검증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은 6월5일 한국에 입국해 “한국에서 많은 의문이 제기돼 방한을 결정했다. 심해는 심도 있게 연구된 적이 없었고, 새로운 데이터도 더 있었다”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6월7일 아브레우 고문이 참석하는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혔다.

〈시사IN〉은 우드사이드 측에 계약탈퇴 이유에 대해 물었지만, 우드사이드 관계자는 “내부 정보라 코멘트할 수 없다”라고 답했다. 〈시사IN〉은 우드사이드의 판단에 대한 한국석유공사의 입장을 질의했지만,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주하은 기자 kil@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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