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특검 거부, 윤 대통령 책임 커" 지역서도 '비판'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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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번째 거부권 행사 다음 날인 22일 부산지역 일간지 사설의 펜 끝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했다.
"채 상병 사건 의혹의 핵심은 수사 과정에 대통령실의 외압이 있었는지다. 윤 대통령 본인과 관련된 사안인데, 이를 두고 스스로 거부권을 행사하는 게 맞느냐는 논란이 제기돼 왔다. 경찰과 공수처의 수사 의지와 역량 역시 미심쩍은 게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채상병특검법 지지 여론이 반대 여론보다 훨씬 높게 나타난다. (중략) 심지어 여당인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특검법을 수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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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성 kimbsv1@ohmynews.com]
▲ 윤석열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예고대로 거부권 행사... 거세지는 후폭풍
윤 대통령은 21일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통해 채상병특검법을 국회로 돌려보냈다.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거부권 행사 건의안 안건이 가결됐고, 이후 예상대로 바로 절차를 밟았다. 대통령의 뜻을 전한 정진석 비서실장은 "국회의 신중한 재의를 요청한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야당 일방 처리와 특검법의 공정성·중립성을 문제 삼았지만, 지역 언론의 시각은 달랐다. '민심 악화·여야 정쟁 부를 채 상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부산일보>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민심과 크게 어긋나 보인다"라고 꼬집었다.
"채 상병 사건 의혹의 핵심은 수사 과정에 대통령실의 외압이 있었는지다. 윤 대통령 본인과 관련된 사안인데, 이를 두고 스스로 거부권을 행사하는 게 맞느냐는 논란이 제기돼 왔다. 경찰과 공수처의 수사 의지와 역량 역시 미심쩍은 게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채상병특검법 지지 여론이 반대 여론보다 훨씬 높게 나타난다. (중략) 심지어 여당인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특검법을 수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불통·독선'의 이미지가 더 뚜렷해졌다고 본 <부산일보> 사설은 "윤 대통령 자신에 대한 '방탄' 용도로 권한을 이용한다는 비판에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 민심에 반하는 행보는 국정 운영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신문> 사설도 마찬가지였다. 제목은 '채상병 특검법 10번째 거부권... 윤 대통령 책임 크다'라고 달았다. 여파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본 사설은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가장 큰 책임을 대통령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목소리를 냈다.
"애초 이 사건의 성격은 지난해 7월 경북 예천에서 해병대원들이 급류에 휩쓸린 실종자 수색에 보호장구 없이 나섰다가 채수근 당시 일병이 생명을 잃은 책임을 어디까지 물을 것인가 하는 문제였다. 사단장이든 여단장이든 책임 있는 자가 책임을 지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이후 대통령실이 피의자 축소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터져 나왔고, 사태가 엉뚱한 방향으로 전개되기 시작했다."
<국제신문> 사설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현실에서 야당이 일단 공수처 수사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보면서도 "대통령실 역시 세간의 의심이 사실이 아니라면 특검을 굳이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공수처·경찰 수사가 부족하면 특검을 하겠다던 대통령이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얘기였다.
사설에 이어 지역의 광장에서는 "대통령을 거부한다"라는 구호가 쏟아졌다. 수십 개 단체로 꾸려진 윤석열 퇴진 부산운동본부는 거부권 행사 직후 바로 부산시청 앞을 찾았다. '국민 특검 대통령실 압수수색'이라는 손팻말을 들고 기자회견을 연 운동본부는 "전 국방부 장관을 도주하듯 해외로 빼돌리고, 정상적으로 수사한 박정훈 대령에게 항명죄를 뒤집어씌운 자가 누구인지 확인해야 한다"라며 거듭 진실규명을 촉구했다.
▲ "대통령실 압수수색 하라" '채상병 특검법'을 놓고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자 21일 부산지역의 73개 단체로 이루어진 윤석열 퇴진 부산운동본부(준) 소속 단체 회원들이 부산시청 광장에서 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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