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가드, K리그 ‘특급 계륵’ 될라…FC서울의 고민
프로축구 K리그 최고의 스타플레이어. 하지만 경기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 하는 계륵 같은 존재다.
FC서울 간판 공격수 제시 린가드(32)의 올 시즌 초반 현주소다. 서울은 지난 16일 고대하던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3라운드 홈 경기에서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제주 유나이티드를 2-0으로 완파하며 3경기 만에 마수걸이 승리(1승1무1패)를 거뒀다. 김기동 감독으로 사령탑을 교체한 이후 공식 경기에서 거둔 첫 승이기도 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시종일관 환한 미소를 보였던 김기동 서울 감독은 린가드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잠시 굳은 표정을 지었다. 이날 제주전에서 린가드는 후반 13분 교체 투입돼 32분간 뛰었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상대 수비진을 허물지도,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에 녹아들지도 못한 채 공격 포인트 없이 경기를 마쳤다.
김 감독은 작심한 듯 직격탄을 날렸다. “(후반 교체 투입한) 린가드를 다시 교체할까 심각하게 고민했다”면서 “몇 분 뛰지 않는 선수가 설렁설렁하고 몸싸움도 안 한다. 풀타임을 소화하는 선수들보다 덜 뛴다면 축구선수라 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린가드와 매일 미팅을 하는데 말은 청산유수다. 그런데 행동으로 나오지 않는다면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공개적으로 린가드를 질책한 건 첫 승과 함께 팀 분위기가 살아나기 시작한 시점에 간판스타가 걸림돌 역할을 하면 안 된다는 우려 때문이다. 프리미어리그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인 린가드는 명실상부한 K리그 간판스타다. 지난 10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치른 서울의 홈 개막전에는 K리그 역대 최다 관중(5만1760명·2013년 승강제 시행 이후 기준)이 몰려들었다.
관심이 큰 인기스타인 만큼 벤치에 앉혀두기만 할 순 없는데, 그라운드에서 보탬이 되지 않으면 활용 방법을 놓고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사령탑의 고민을 아는지 모르는지 린가드는 태연하다. 제주전을 마친 뒤 일시 휴가를 받아 영국으로 돌아갔는데, 비행기에 오르기 전 소셜미디어를 통해 “완벽한 토요일 오후였다”는 글을 남겼다.
김 감독은 “오랜 기간 실전 경기를 뛰지 않은 린가드가 경기력을 끌어올리려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이해한다”면서도 “올 시즌 서울을 넘어 K리그 흥행의 키를 쥔 선수로서 책임감과 열정을 보여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쓴소리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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