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낙회동' 빈손에 쏠린 이낙연 신당…전북은 50%가 "전혀 공감 안해"

박기홍 기자(=전북) 2023. 12. 31. 08:5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방정치 오디세이 25] 신당 창당의 영향? 글쎼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30일 가까스로 '명낙회동'을 했지만 각자 할 말만 하고 빈손으로 헤어지는 등 사실상 '헤어질 결심'만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새해부터 민주당의 분열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낙연 신당 창당 시 전북 영향권 진입 여부가 새로운 관심사로 등장했다.

전북 정치권은 내년 초에 '이낙연 신당' 창당 움직임이 가시화할 경우 지역에 미치는 정치적 파괴력은 크지 않은 등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가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회동을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존 세력에서 분열해온 제3지대의 세력화가 전북에서 성공한 사례는 안철수의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주류로 급부상했던 20대 총선(2016년) 외에 전례가 거의 없었다.

전북이 전통적인 민주당 안방인데다 이낙연 지지기반도 협소하다는 점에서 신당의 입지는 아주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민주당내 분열에 따른 원심력이 커지고 중도층 흡수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등 간접적인 영향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신당 지지 의향과 관련한 전북지역 자체 여론조사는 아직 나와있지 않지만 스트레이트뉴스의 '올해 12월 정기 여론조사'를 볼 때 전북의 이낙연 신당 지지율은 타 시·도에 비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스트레이트뉴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12월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 동안 전국의 성인남녀 2001명을 대상으로 '이낙연 신당 지지 의향'을 물은 결과 전국적으로는 매우 공감(18.0%)과 어느 정도 공감(14.7%) 등 '지지의향'이 32.7%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별로 공감하지 않음(18.7%)과 전혀 공감하지 않음(45.2%) 등을 합산한 '비(非)지지의향' 비율은 63.9%로 집계되는 등 국민 3명 중 2명 가량이 '이낙연 신당에 대해 공감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북지역 응답자 68명을 별도로 떼어내 분석한 '이낙연 신당 지지의향'에 대해서는 매우 공감(17.2%)과 어느 정도 공감(8.6%) 등 '지지의향'을 밝힌 비율은 25.8%로,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대전(19.9%) 다음으로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에 '비(非)지지 응답'에 해당하는 별로 공감하지 않음(23.5%)과 전혀 공감하지 않음(50.7%)을 합산한 응답자 비율은 74.2%를 기록, 대전(78.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북의 '비(非)지지 의향' 비율은 광주(66.7%)나 전남(66.5%) 등지와 비교해도 7%포인트 가량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당제 극복'이라는 단골 레퍼토리를 읊조리며 제3신당이 출몰한다 해도 전북의 여야 지지기반을 허물기보다 부동층의 일부를 흡수하는 데 그칠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민주당 출신의 전직 정치인은 "'양당제 극복' 구호를 앞세운 신당 창당 바람이 분다 해도 전북에서는 미풍에 그칠 것"이라며 "주류의 독주에 맞선 비주류의 반격이라는 제3지대 창당은 특정 정당의 텃밭에 극히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노원구 한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탈당과 신당 창당을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히려 이낙연 신당 창당은 전북의 국민의힘 지지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내 분열이 총선 과정에서 치열한 경쟁을 부를 경우 자칫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전북 여권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이다.

다자대결이 진행됐던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전북지역 지지율(비례대표)은 32.2%대 42.7%를 기록했고, 국민의힘의 전신인 전북 새누리당 지지율은 7.6%에 만족했다.

이는 18대 총선(9.2%)과 19대 총선(9.6%)에서 두 자릿수 진입의 턱밑까지 치고 올라왔던 것과 비교할 때 되레 후퇴한 수치이다. 민주당의 분화가 전북의 여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셈이다.

전북 국민의힘 지지자인 50대의 K씨는 "민주당 분열이 전북 여권에 유리하게 작용해야 하는데 이런 등식마저 성립이 안 될 정도로 특정정당 편향성이 너무 심하다"며 "이러다 보니 국힘 중앙당조차 서진 정책을 포기할까 걱정될 정도여서 안타깝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신당 창당 등 각종 외풍에도 전북의 정치지형에 전혀 변화가 감지되지 않는 현실을 마냥 좋게 볼 것은 아니다"며 "외부 변화에 둔감하고 내부 싸움만 치중하다 보면 자생력과 경쟁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을 거듭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스트레이트뉴스의 여론조사는 성별·연령별·지역별 비례 할당 후 무작위 추출로 표집했으며, 무선 RDD를 이용한 ARS 여론조사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이며 응답률은 2.9%이다.

이번 조사는 광역단위 조사이지만 사례 수가 30개 미만으로 할당된 세종과 제주 지역의 구체적인 응답 수치는 통계 해석의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제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기홍 기자(=전북)(arty1357@naver.com)]

Copyright © 프레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