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 기죽을까봐 외제車로 바꿔”…비교비교비교, 이러니 누가 애 낳나

“아이를 학교에 태우고 갔을 때 아이 기가 죽을까봐 무리해서라도 외제차로 바꾼다는 부모들이 있다고 해 걱정이다”

“오죽하면 개근하는 아이들을 여행을 못 가는 거라고 비하하는 ‘개근거지’라는 말까지 나왔겠냐”

“돌잔치에서 아이가 걷는지부터 시작해서 학교와 직장까지 계속 비교한다”

결혼은 하지만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가 시간·경제적 여유는 물론 무한경쟁이 펼쳐지는 한국사회 분위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7일 저녁 아지토리(서울 서초)에서 저출산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정책과제를 발굴하기 위한 첫 번째 ‘패밀리스토밍’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특별한 자녀 계획이 없거나 자녀를 낳지 않겠다고 결정한 청년 세대 ‘무자녀 부부’ 12명이 참석해 출산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나눴다.

참가자들은 계속 남들과 비교해 무한경쟁을 펼치는 한국 사회 분위기에 애를 낳을 자신이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참가자 대부분은 아이를 낳고 남들 사는 만큼 여유롭게 살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이 되지 않는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A씨는 “차가 두세 대씩 있는 집들을 보다 보니 ‘우리도 세 대는 있어야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사람들이 비교에서 밀리지 않으려고 개인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기준치를 점점 높이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밝혔다.

맞벌이를 하는 B씨는 “집에 오면 잠만 겨우 자고 주로 외식을 한다”며 “아이를 돌봐주지 못할 것 같은데 나를 원망할까 봐 걱정된다”고 고백했다.

“야간근무나 교대근무라도 하면 아이를 아무 데도 맡길 수 없다”, “노령의 부모님께 맡기자니 부모님의 노후가 걱정된다” 등 위탁 보육 어려움도 아이 낳기를 주저하게 만든다는 지적도 나왔다.

행사를 주재한 이기일 복지부 1차관은 “자녀를 낳지 않겠다는 선택은 치열한 고민의 결과”라며 ““출산으로 우리나라가 서서히 끓는 냄비 속 개구리처럼 되지 않도록 참가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신속하게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