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호텔땅도 퇴짜맞았다, 지방은 생지옥…PF 시한폭탄 째깍째깍[부동산360]

2023. 11. 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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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레고랜드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위기 발생 이후 최악 국면은 지났지만, 비슷한 악몽이 반복될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최근 B시행사가 강남권에서 공급 예정인 고급 주택도 높은 분양가에 수요가 주춤해, 업계 안팎에선 시공사와의 계약에 변경이 생기는 등 사업 진행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른다.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에선 지식산업센터 등 수익형 부동산 개발도 '공급과잉'으로 평가받으며 주춤한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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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사업장도 PF 부실 위기
“추가 주택공급 쉽지 않은 상황”
더 열악한 지방…폐업 신고수 ↑
서울 용산구 남산 전망대에서 강북 일대 아파트와 빌딩들이 보이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말 그대로 비상입니다. 청담 사업장도 대환이 안 되는데, 나머지 사업장은요? 이제 주택 공급은 쉽지 않을 거라고 장담합니다.”(A시행사 관계자)

1년 전 레고랜드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위기 발생 이후 최악 국면은 지났지만, 비슷한 악몽이 반복될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최근 서울 강남 노른자위 사업장마저 브릿지론 만기 연장에 실패하며 시장에는 이런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고급주거단지 사업장마저 금융 조달뿐만 아니라 분양성도 악화하고 있다. 신도시의 수익형 부동산 미분양 물량도 늘고 있다. 서울 등 수도권 상황이 이런데 지방은 건설업체들이 살아남기 힘든 생지옥이란 비명이 나온다.

▶“강남권도 위기…여전히 공급 난항”=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청담동 프리마호텔을 최고 49층의 고급 주상복합으로 개발하는 ‘르피에드 청담’ 사업은 브릿지론 만기 연장이 되지 않으며 사업 좌초 위기에 처했다. 이 사업을 위해 금융기관 26곳에서 총 4640억원 규모 브릿지론을 받았는데, 선순위 채권자인 새마을금고가 만기 연장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땅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던 호황기에 용지를 매입, 시장이 꺾이자 대출 부담이 부메랑이 되며 위기에 봉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행사는) 호텔 부지는 평당 2억원대, 바로 옆 긴자 부지는 평당 3억원대까지 가격이 올랐을 때 땅을 샀다”며 “그러나 시장이 안 좋아지며 이자는 2배, 3배 되며 독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PF 시장 상황이 악화하며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3월 말 2.01%에서 6월 말 2.17%로 소폭 상승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고급 단지의 분양성까지 흔들리고 있다. 경기 침체 속 ‘슈퍼 리치’를 겨냥한 하이엔드 주거지 인기도 예전 같지 않은 것이다. 이런 분위기는 강남권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최근 B시행사가 강남권에서 공급 예정인 고급 주택도 높은 분양가에 수요가 주춤해, 업계 안팎에선 시공사와의 계약에 변경이 생기는 등 사업 진행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른다. 특히 해당 시행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공택지를 분양받아 잔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계약이 해제된 업체 중 한 곳이다. 다만 이 회사와 계약한 시공사 측은 “최근 분양 시장이 어려운 것은 맞지만 현재 사업 계획에는 변경이 없다”고 전했다.

▶“주택 공급 쉽지 않아…수익형 부동산도 공급과잉”=고급 단지 분양이 활발했던 때는 역시 3~4년 전 낮은 금리로 부동산 시장이 활황이었던 시기다. 그러나 고금리 유탄을 맞으며 이젠 소규모 ‘고급 시장’보다는 아예 수요가 확실한 수천가구 규모 대규모 단지, 혹은 역세권 틈새시장을 노리는 정도라고 한다. 한 시행사 고위임원은 “그동안 강남 이곳저곳에서 있었던 고급주택 수요는 어느 정도 소진된 상황”이라며 “강남도 이런데, 앞으로 추가 주택 공급은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에선 지식산업센터 등 수익형 부동산 개발도 ‘공급과잉’으로 평가받으며 주춤한 분위기다. 강남도 프라임(연면적 3만㎡ 이상 규모) 오피스텔이 아니고, 규모가 작은 곳은 더욱 수익 내기가 어렵다고 한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동탄뿐 아니라 대부분 수도권 내 지식산업센터는 텅텅 빈 곳이 너무 많다. 업종 제한 등으로 잔금 때 입주하지 않는 경우도 잦고, 공급도 이미 넘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젠 강남도 소규모는 이자가 더 올라 임대수익이 안 나온다”고 평가했다. 한국부동산개발협회 관계자는 “아파트가 아닌 준주택, 비주택 상품 공급은 임대 수요 및 대출 등 시장 상황이 더 좋지 않고, 디벨로퍼 대표들도 그렇게 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상황 더 열악한 지방은 생지옥=상대적으로 지방 건설사업장의 상황은 더 열악하다. 금융권 대주단이 PF 대출에 소극적이다 보니 사업 연기와 중단은 흔한 일이다. 주택 수요가 수도권으로 몰리다 보니 미분양 물량이 쌓이는 속도도 빠르다. 분양에 성공해야 비용을 회수하는데, 미분양이 발생하면 대출 연장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로 악순환에 빠진다. 특히 지방에서 ‘악성 미분양’인 준공 후 미분양은 여전히 오름세다. 전체 지방에서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8월 7641가구에서 9월 7677가구로 늘었다.

PF 부실로 지방 중소·중견 건설업체들은 자금줄이 막히며 법정관리 및 폐업이 속출했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4일까지 지방의 종합건설사 폐업 신고 건수(변경·정정·철회 포함)는 모두 256건으로 전년 동기(152건) 대비 68.4% 급증했다. 이에 개발업계에선 PF 의존도를 낮춰야 한단 시각도 나온다. 부동산개발협회 관계자는 “PF 구조는 분양성, 수익성을 보고 (투자자들이) 참여하는데,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리스크가 크다 보니 대출 구조 중심에서 지분 참여 구조 혹은 리츠 등으로 방식을 다양화해 PF 의존도를 낮춰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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