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팔며 매춘행위 한다는 ‘이 동물’…아장아장 귀여움의 반전 [생색(生色)]
[생색-13] 경제적 이득을 목적으로 자신의 성(性)을 판다. 매춘의 사전적 정의입니다. 부도덕한 행위이자 고도의 사회적 행위이지요. 교환의 가치를 아는 인류만이 매춘을 할 수 있다고 믿어 온 배경입니다. 하지만 매춘이 인간의 전유물이라는 굳건한 믿음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물질적 재화를 대가로 몸을 파는 동물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현장을 급습해 봤습니다. 암컷 한 마리가 외로운 수컷 둥지를 어슬렁거립니다. 이 수컷들은 짝짓기에 실패한 ‘루저’들이지요. 짝과 살기 위해 번듯하고 큼직한 조약돌 성까지 지어놨지만, 짝을 찾는 데는 실패합니다. 교미하기엔 뭔가 어설픈 녀석들이기 때문입니다.
수컷은 교미 후 자기 재산을 가지고 내빼버리는 암컷을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혹시나 그녀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서였습니다. 암컷은 옆 동네 원래 보금자리로 돌아갑니다. ‘진짜 남편’인 수컷 파트너가 그녀를 반갑게 맞이합니다.
암컷과 수컷 모두 양질의 돌을 구하는 데 혈안이 된 이유입니다. 다른 놈의 큼직한 양질의 돌을 도둑질하기도 하지요. 우리 인간이 돈 때문에 싸우고 죽이듯이요.
아주 영악한 암컷 아델리펭귄의 행동을 보시지요. 이 암컷 펭귄은 마치 짝짓기를 할 듯이 ‘싱글’ 펭귄에게 구애를 펼칩니다. 헤벌레한 수컷이 자신의 ‘그것’을 갖다 대기 직전, 암컷이 갑자기 구애를 멈춥니다.
그리고는 태연히 돌을 물고 사라지지요. 수컷은 ‘벙찐’(?) 표정을 짓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자신의 찐사랑일지 모른다는 기대감 때문이지요. 어떤 암컷은 이런 순진한 수컷을 속여 한 시간 동안 62개의 돌을 가지고 간 것으로 관찰되기도 했습니다. 꽃뱀 중의 꽃뱀이라고 해야 할까요.
1998년 연구결과를 발표한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연구원 피오나 헌터는 “수컷으로서는 자신에게 찾아온 암컷이 미래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에 공격적으로 돌을 방어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해석했습니다.
또 더 사냥을 잘하는 침팬지들이 더 많은 암컷과 교미를 했다고 결론짓습니다. 고기-섹스 교환 가설(the meat-for-sex hypothesis)입니다. 수렵채집 사회, 우리 인간 세계에서도 더 나은 사냥꾼들 주위에 여자가 몰렸을 것이라는 추론을 내세웠습니다. 물론 아직 과학적으로 검증되진 않은 이야기입니다.
화대를 받은 매춘 여성의 모습 그 자체였습니다. 그리고 압권은 그 다음이었습니다. 암컷이 연구진에게 찾아와 동전을 던졌지요. 맛있는 과일이 떨어진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동물의 매춘은 짐승의 부도덕만을 상징하진 않습니다. 교환의 가치를 알 정도로 고도의 지능을 가졌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동물의 세계는 어쩌면 우리가 아는 것보다 더욱 심오할지도 모르겠습니다.
ㅇ아델리펭귄은 둥지 용 돌멩이를 대가로 남편을 두고 다른 수컷과 관계한다. 동물 매춘이다.
ㅇ침팬지 역시 고기를 대가로 교미를 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학자들은 수렵채집 시기 인간도 이와 비슷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ㅇ동물 역시 교환의 가치를 아는 셈이다. (매춘이 좋다는 건 아닙니다. 추석에 죄송합니다.)
<참고문헌>
ㅇ키스 첸 외, 카푸친 원숭이의 거래행동 증거, 예일대학교.
ㅇ크리스티나 고메스 외, 야생 침팬지의 고기-섹스 교환, PLOS ONE,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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