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포기말고 버텨”라는 대통령…대놓고 노조 지지한 속내는
UAW 모자쓰고 메가폰들어
노동자 어깨 감싸며 연대
“포기하지 말고 버텨야”
트럼프도 곧 디트로이트 방문
경합주서 격돌, 블루칼라 공략
26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웨인카운티에 위치한 제너럴모터스(GM) 서비스 부품 공장 앞,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전에 공지한 대로 이날 행사에 직접 참여했다. 그는 UAW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착용하고 시위 현장 중간에 서서 메가폰을 들고 이같이 외쳤다. 역대 대통령 중에 피켓라인에 동참한 것은 바이든 대통령이 처음이다.
지난 14일 자정부터 미국 자동차 빅3(포드·GM·스텔란티스)를 상대로 부분 파업에 돌입한 전미자동차노조(UAW) 소속 근로자들은 이날도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피켓라인’ 시위를 이어갔다. 피켓라인은 직원들의 출근을 저지하고 파업 동참을 독려하는 노동자들의 대열을 뜻한다. 노조원들은 “협상이 없으면 자동차도 없고, 임금이 없으면 작업도 없다”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노조 편에 서서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1973년 상원의원으로 일한 이후에 많은 UAW 피켓라인을 따라 행진했는데, 대통령으로 동참하기는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UAW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2008년 많은 희생을 통해 자동차 산업을 구했다. 이제는 자동차 기업 실적이 좋아졌으니 노조를 위해 나서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40% 급여인상’에 대해 질문을 받고는 “예스(yes)”라고 답하고 “회사측은 그것을 협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월스트리트가 아니라 중산층이 나라를 건설했고, 노조가 중산층을 세웠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숀 페인 UAW 위원장에게 메가폰을 넘기고 나서는 팔짱을 낀 채 경청했다. 또 옆에 있던 여성 노동자의 어깨를 감싸며 ‘연대’ 의지를 보였다.
UAW는 4년간 임금 총 40% 인상안을 내놨다가 36%로 낮췄지만 퇴직수당, 생계비지수 상승, 급여체계 개선, 전기차 전환시 고용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측은 비용문제를 이유로 4년간 최대 20% 임금 인상안을 협상테이블에 올려놓고 노조와 협의 중이다. 페인 위원장은 자동차 3사 CEO들의 연간 총보수가 2100만~2900만 달러로 일반 노동자보다 평균 300배 많다는 부분을 지적하면서 임금 인상안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내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전현직 대통령이 모두 대표적인 경합지역인 미시간주를 포함해 북부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의 노동자 표심 잡기에 나섰다. 내년 재대결이 유력한 미국 전·현직 대통령이 하루 차이로 미시간주를 방문해서 UAW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양상이다.
최근 고령 논란, 연방정부 셧다운 위기, 차남 탄핵 추진,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해 지지율이 떨어진 바이든 대통령은 전통적인 표밭인 노조 지지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전략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다음 날인 27일 공화당 대선주자 2차 토론회에 불참하고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자동차 노조 집회에 참석한다. UAW는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현재는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정책에 불만을 표출하면서 지지를 유보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에서 미국 북부 러스트 벨트의 백인 노동자계층을 대변하면서 당선된 바 있다.
한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과도한 UAW 요구안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노조는 임금 40% 인상과 주 32시간 근무를 원한다”며 “이는 GM, 포드, 크라이슬러를 빠른 속도로 파산시킬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라고 비난했다. 테슬라는 미국 전기차 공장에 무노조 경영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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