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發 부동산 '위기' 국내 시장은?…"큰피해 없어" vs "경기하락 땐 영향"
"중국 영향으로 경제 상황 악화 시엔 국내 부동산도 영향"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헝다, 완다에 이어 매출 기준으로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 기업 중 하나인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 가든)까지 '도미노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가 고조되면서 한국 부동산시장에 끼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된다.
전문가들은 국내 부동산 시장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면서도 사태가 심화돼 국내 경기가 악화되면 부동산 시장도 그 흐름을 비껴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7일 AFP통신에 따르면 비구이위안은 전날 상하이 증시 공시에서 "현재 회사채 상환에 불확실성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비구이위안은 지난 7일에도 만기가 돌아온 액면가 10억달러(약 1조3400억원) 채권 2종의 이자 2250만달러(약 302억원)를 갚지 못하면서 디폴트 위기가 가시화됐다. 이어 지난 상반기에 최대 450억~550억위안(약 8조2000억~10조2000억원)의 손실을 냈다고 발표했다.
또 비구이위안은 지난 14일부터는 11종의 역내 체권에 대한 거래를 중단했다. 비구이위안은 지난해 말 부채가 약 1조1500억위안(약 21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10일 채무 이행 여부가 불확실하다며 비구이위안의 신용등급을 기존 B1에서 Caa1으로 하향했다.
이밖에도 위안양, 완다, 룽후 등 다른 중국의 부동산 업체들도 디폴트 위기에 놓였거나 자금난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퍼지며 중국 부동산시장에 연쇄 디폴트 우려가 번지는 상황이다. 빚더미에 앉은 헝다 그룹은 지난해 3월21일부터 주식 거래가 중단됐고 현재는 채무 구조조정안을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채무 이행 여부가 불확실한 데다 부채 규모도 막대해 비구이위안을 비롯한 중국 부동산 시장의 위기가 글로벌 경제에 타격을 미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부동산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25%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이다. 아울러 대출이 많은 산업의 특성상 금융 등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높다. 2008년 글로벌 경제를 강타했던 미국발 금융위기도 부동산 가격 하락이 기폭제가 됐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봐야 한다면서도 직접적인 영향은 없어 국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여파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해당 기업이 한국 내 투자나 거래관계가 많아 한국업체들이 못 돌려받을 돈이 많다거나, 자산유동화 등을 통해 발행한 채권을 국내기업이 많이 갖고 있다면 국내 시장에 문제를 미치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둘 모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또한 "지난번 헝다나 완다의 부실 위기가 나왔을 때도 국내 부동산시장과의 연관성이 크지는 않았다"며 "다만 중국 경제와 직접적인 관련성을 맺는 산업이나 지역들 중심으로 타격을 받거나 환율·금융 쪽으로 흔들리면서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 국내 경기가 위축되면서 부동산시장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중국이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금리를 계속 낮추고 있는데도 잡히지 않고 결국은 디폴트까지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이 됐다. 혹자들은 제2의 리만 사태가 될 수 있다고까지 언급한다"며 "중국이 조금만 경기가 좋지 않아도 국내 시장이 직간접적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도 전체적인 거시경제의 흐름 속에서 위축하게 되는 영향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시장에 직접적인 여파는 크지 않을 수 있지만 다른 대외 변수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국내 부동산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날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7월 회의록에서는 위원 대부분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상당한 상승 위험 때문에 추가적인 긴축 통화 정책이 필요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 드러났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미국의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중국 경제도 나빠지면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도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master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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