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소비자 10명 중 4명 "하반기 집값 변동 없을 것"

정영희 기자 2023. 6. 30.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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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부동산R114'는 자사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2073명 중 40%가량이 올해 하반기 주택 가격이 보합 상태로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전세가격 하락 이유로는 '임대인의 임차보증금 반환(역전세) 리스크'가, 매매가격 하락 이유는 '경기 침체 가능성과 대출 금리 인상'이 각각 가장 많이 선택됐다. 2023년 하반기 핵심 변수로는 '대외 경제여건과 추가 금리 인상 여부'가 중요할 것이라는 응답이 우세했다./사진=뉴스1
올해 하반기 집값이 떨어지기보단 현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서울 내 정주여건이 양호하고 입지가 좋은 주요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 거래가 이뤄진데다 기준금리가 여기서 더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에 따른 기대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전세는 역전세 이슈로 하락 의견 높지만 월세 전망은 상승에 무게가 실렸다.

28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R114'가 전국 2073명을 대상으로 올해 하반기 주택 시장 전망을 물은 결과 10명 중 4명이 하반기 주택 매매 가격이 보합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직전 조사에서는 하락 응답이 65%로 2008년 부동산R114가 설문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반 년 사이 하락 응답이 보합 쪽으로 다수 이동한 것으로 해석된다. 상승 응답은 여전히 24% 수준으로 직전 조사와 유사하게 하락 응답(35%) 대비로는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전세 가격은 매매 시장과 마찬가지로 하락(32.7%) 전망이 상승(26.7%) 보다 우세했으나 월세 가격은 상승 전망이 42.45% 비중을 차지해 하락 전망(12.83%) 대비 3배 이상의 응답을 보였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금처럼 전세에서 월세로의 구조 변환이 급격히 늘어날 경우 임대차 시장의 중장기 방향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임대차 시장에서도 보합 의견이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 최근 들어 다양한 지표가 혼재된 주택 시장 분위기가 소비자 설문에서도 확인된 셈"이라고 전했다.

전세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로는 '임대인의 임차보증금 반환(역전세) 리스크'(44.40%)의 비중이 가장 컸다. 2021년 하반기 최고점에 체결된 전세계약의 만기가 임박한 상황으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역전세 위험가구는 15개월 전에 비해 2배 가량 늘어난 약 102만가구로 집계됐다. 다음으로 ▲갭투자 영향으로 전세 매물 증가(17.85%) ▲2020~2021년 전세가격 급등 부담감(10.47%) ▲인천 등 일부지역 입주물량 증가(9.44%) 등이 제시됐다.

전세가격이 오른다고 응답한 555명 중 33.15%는 매수심리 위축으로 전세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격 부담감과 높은 금리 등으로 위축된 매수심리가 상대적으로 전세 수요를 늘려 가격 불안감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임대인의 월세 선호로 전세물건 공급 부족(22.70%) ▲청약(사전청약)을 위한 일시적 전세 거주 증가(12.97%) ▲서울 등 일부 인기지역 입주물량 부족(12.79%) ▲월세가격 오름세에 전세가 상승 압력(11.53%) 등이 뒤를 이었다.

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응답자 2명 중 1명은 '경기 침체 가능성'을 하락의 주된 이유로 선택했다. 연초 이후 경제성장률 전망의 지속적인 하향 조정과 수출 부진 등으로 과거보다 경기 침체 우려감이 높은 탓이다. 그 다음 하락 요인으로 '대출 금리 인상 가능성(10.91%)' 응답이 높았으나 직전 조사에서 30.81% 비중을 나타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금리 동결 지속이 다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 외 하락 요인으로는 '이자·세금 부담으로 매도물량 증가(8.56%)'와 '하반기 역전세 이슈 심화(8.15%)' 등이 있다.

매매가격 상승에 대한 응답자는 '핵심 지역 고가아파트 가격 상승'(25.10%) '급격한 기준 금리 인상 기조 변화'(23.47%) 등을 주요 이유로 선택했다. 최근 서울 일부 지역이 상승 흐름으로 돌아선 가운데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 등 고가지역이 상승세를 이끌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급격한 가격 조정을 이끌었던 금리 변수의 경우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물가 안정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에 대한 속도조절에 나선 분위기다. 다른 이유로는 ▲급매물 위주로 실수요층 유입(16.73%) ▲아파트 분양시장 활성화(10.41%) ▲정부 규제 완화 전망(8.57%) 등을 선택됐다.

소비자 10명 중 4명은 '국내외 경기회복 속도 등 대외 경제여건(23.44%)'과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여부(18.28%)' 등을 올해 하반기 핵심 변수로 선택했다. 직전 조사에서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대한 응답이 1위를 기록했던 점에 비춰보면 다가올 하반기에는 소비자가 금리 이슈보다 경기 여건 변화에 더 민감해진 것으로 보인다.

그 외 하반기 주요 변수로는 ▲대출·세금 등 부동산 규제 환경 변화 여부(16.69%) ▲전·월세 가격 등 임대차 시장 불안 지속 여부(12.59%) ▲민간소비 등 국내 실물 경기지표 변화(10.27%) ▲3기 신도시 등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6.85%)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금융권 연체율 상승 가능성(6.75%) 등이 등장했다. 윤 연구원은 "PF 부실과 연체율 등에 대한 응답은 이번 설문조사에서 새롭게 등장했다"며 "최근 건설업체와 금융권 등에서 하반기 주요 리스크 중 하나로 거론되는 만큼 시장 동향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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