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오르고, 돈줄 막히고…올 상반기 문 닫은 건설업체 1800곳

조은임 기자 2023. 6. 29. 06: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올해 상반기 문을 닫은 건설업체의 수가 전국에 1800여개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건설공사비지수는 지난해 11월 148.84(2015년=100)에서 올해 1월 150.84, 2월 150.99로 상승세를 지속 중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폐업신고 공사업체 ‘9년 만에 최고치’
지방에서만 1000곳 넘게 폐업

올해 상반기 문을 닫은 건설업체의 수가 전국에 1800여개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9년 만에 최고치다. 원자잿값 상승으로 공사비가 천정부지로 오르는 데다, 조달금리 또한 올라 돈줄이 막혀버렸기 때문이다. 자금력이 약하고 신용도가 낮은 지방에 폐업이 집중됐다.

28일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28일까지 폐업신고를 한 종합·전문공사업체는 1754곳(변경, 정정, 철회 포함)으로 집계됐다.

전국 건설업체 폐업 수는 2014년 같은 기간(2163곳)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당시에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 하락장이 2014년까지 이어졌다. 건설 경기가 침체로 접어든 지난해 같은 기간(1375곳)에 비해서도 26.6% 늘어났다. 특히 건설업체의 폐업은 지방에서 집중적으로 일어났다. 서울·경기·인천(749곳)을 제외한 지방에서 폐업한 건설업체의 수는 같은 기간 1005곳이었다. 전국에서 폐업한 건설업체의 57.3%에 해당한다.

지방을 중심으로 건설업체의 폐업이 줄을 잇는 배경에는 금리인상이 있다. 지난해부터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인상되면서 지방을 중심으로 건설경기가 급격하게 침체되기 시작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7만1365가구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가 위험 수위로 판단하는 6만2000가구를 웃도는 수치다. 이 중 지방의 미분양 물량이 80%를 넘게 차지하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원자잿값이 급등해 공사비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건설공사비지수는 지난해 11월 148.84(2015년=100)에서 올해 1월 150.84, 2월 150.99로 상승세를 지속 중이다. 여기에 국내 시멘트 물량의 35%를 차지하고 있는 쌍용E&C와 성신양회가 7월부터 시멘트 가격을 더 올리기로 해 공사비의 추가 상승이 예고됐다.

자금력이 떨어지는 지방 중소건설사는 자금조달에서도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용등급이 BBB급에 해당하는 한신공영, 아이에스동서 등 중견 건설사들이 올해 1분기 사모채 시장에서 9~10%대 고금리로 자금을 조달했다. 중소건설사의 경우에는 더욱 상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추측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방소재 중소건설사 중 16.7%가 한계기업으로, 대기업(9.4%), 수도권 중소기업(13.4%)에 비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한계기업은 3년 연속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에도 못 미칠 정도로 수익성, 재무구조가 좋지 않은 기업을 뜻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공사 중인 사업장의 경우 건축비 증가로 인한 비용부담이 늘어 분양가를 더 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 “건설사들은 아무래도 신규 사업지에 대한 건설투자, 수주 등을 줄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업황이 좋지 않은 것도 사실이지만 국내 건설업체의 수가 많아 폐업이 전체 산업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취약한 건설업체들을 중심으로 폐업이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