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와이] 가사도우미 제도가 저출산 막았을까?...싱가포르·홍콩 통계청 데이터 봤더니

황윤태 2023. 6. 3.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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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가사도우미' 도입…저출산 대책으로 논의
서울시가 먼저 제안하고 정부가 구체적으로 검토
싱가포르·홍콩 통계청에서 출산율 통계 확인
출산율 일시적 반등…하락 추세는 피하지 못한 공통점

[앵커]

최근 정부와 서울시가 싱가포르와 홍콩식 '외국인 가사도우미' 제도를 국내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100만 원 미만의 임금으로 젊은 부모의 육아 부담을 덜게 하면 출산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는 게 추진 배경인데, 실제 시행하고 있는 곳에서는 출산율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따져봤습니다.

황윤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외국인 가사도우미' 도입이 논의되기 시작한 건 지난해 9월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외국인 육아도우미' 정책을 제안하면서 싱가포르와 홍콩의 사례를 들었습니다.

석 달 뒤엔 고용노동부가 올해 하반기 외국인 가사노동자 도입 정책을 구체화했고 지난주에는 윤석열 대통령도 적극적인 검토를 관계 부처에 주문했습니다.

'외국인 가사도우미' 제도는 현재 우리 국민과 중국동포에게만 허용되는 가사노동 취업 대상을 동남아 국적 등으로도 넓히자는 내용입니다.

서울시장이 먼저 저출산 해결책으로 제안했고 정부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가운데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싱가포르와 홍콩은 오랫동안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고용했지만 저출산은 개선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싱가포르와 홍콩의 통계청 자료를 찾아봤습니다.

싱가포르에서 처음 외국인 가사노동자 제도가 도입된 1978년 합계출산율은 1.79, 신생아는 3만9천여 명이었습니다.

제도 도입 2년 뒤엔 출산율이 1.82까지 오른 적이 있고, 1988년과 1990년 일시적으로 신생아 수가 5만 명을 넘기는 했습니다.

그렇지만 네 번을 제외하고는 한 번도 출산율이 1.79를 넘어선 적이 없고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지난해엔 합계출산율 1.04, 신생아 수 3만5천 명을 기록했습니다.

싱가포르보다 5년 먼저 제도를 도입한 홍콩은 어땠을까요?

1973년엔 신생아 수 통계만 있는데 도입 이듬해 신생아가 8만3천 명으로 늘었고 이후 10년 동안 8만 명 선을 유지합니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출산율 반등 흐름이 나타나기는 했지만 2021년 신생아 수는 3만6천여 명, 출산율은 우리나라보다 더 낮은 0.77입니다.

싱가포르와 홍콩 통계청의 자료를 보면 외국인 가사도우미 정책 도입 직후 일시적으로 출산율이 반등하기는 했지만 40여 년간의 흐름을 보면 하락 추세를 피하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싱가포르와 홍콩이 외국인 가사도우미 도입 후에도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유승민 전 의원의 주장, 대체로 사실로 판정합니다.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도입한 뒤 싱가포르는 여성 경제활동참여율이 높아졌다는 주장도 있지만, 우리나라 역시 비슷한 추세로 높아져서 차이는 2% 포인트 정도로 나타났습니다.

YTN 황윤태입니다.

촬영기자;강보경

그래픽;황현정

▶취재기자 : 황윤태[hwangyt2647@ytn.co.kr]

▶인턴기자 : 정연솔[jysno@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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