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美 보조금 받으면 중국서 반도체 5% 이상 증산 불가

이정민 2023. 3. 22.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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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국의 반도체 생산을 늘리겠다며 거액의 보조금을 내건 미국 정부가 보조금을 받아간 기업이 중국의 생산폭을 얼마나 줄여야 하는지 기준을 발표했습니다.

우리 기업이 중국에서 생산하는 첨단 반도체는 10년 간 5%아래로 증산할 수 있다는 조건이 내붙었습니다.

자세한 내용, 워싱턴 이정민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미국이 자국에서 생산하는 반도체에 보조금을 주는 조건으로 내세운 중국 투자 제한의 세부 조건이 공개됐습니다.

보조금을 받으면 향후 10년 간 중국에서 범용 반도체는 10%, 첨단 반도체는 5% 이상 생산 능력을 확장할 수 없고 10만 달러, 우리 돈 1억3천만 원 이상의 거래도 할 수 없다는 조건입니다.

[마이클 슈미트/미국 상무부 반도체법 프로그램 국장 : "이런 가드레일(안전조치)은 악의적인 행위자들이 미국과 동맹국, 파트너를 상대로 사용할 수 있는 최첨단 기술에 접근하는 걸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는 반도체는 128단 초과 낸드 플래시, 18나노미터 미만의 D램 반도체 등이어서 첨단 반도체로 분류됩니다.

10년 간 5% 미만으로 생산 시설 확장을 묶어야만 미국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얘깁니다.

미국이 내놓은 조건은 새로운 생산 라인을 추가하는 등의 양적 생산 능력 확장만 제한하고 기술 업그레이드에 대해선 제한을 두지 않았습니다.

정부와 업계가 일단 최악은 면했다고 판단하는 이유입니다.

다만 미국이 규정한 정도로 적은 증산폭은 사실상 신규 투자를 막는 셈에 가까워 해당 기업들의 고민은 여전합니다.

향후 우리 기업의 중국 공장에 미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를 반입하는 데 추가 제한이 생길 지도 주목할 점입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중국에 미국산 첨단 장비를 들일 때 건건이 심사를 받도록 하는 조치를 내놓으며 우리 반도체 기업들에 대해선 이 조치의 적용을 1년 유예해줬습니다.

이후에도 계속 유예를 받을 수 있을지 기업들이 다시 미국과 협상해야 하는데, 요구 조건이 더 까다로워질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미국은 중국이 첨단 반도체 기술을 확보하는 걸 막으면 한국 안보에도 도움이 된다는 입장입니다.

협의를 위해 미국 상무부 관계자가 유관 국가인 한국과 일본, 타이완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입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이정민입니다.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이정민 기자 (man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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