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도 되고 포장이 낫죠"…高배달료에 배달앱 이용 '뚝'
배달용 폰·바이크, 매물로…배달원 수입, 소문처럼 높지않아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안 그래도 칼로리 높은 배달음식 먹을 때마다 죄책감이 들었는데, 운동삼아 직접 포장하러 다녀오면 비싼 배달비도 아낄 수 있고 일석이조 아닐까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풀 꺾이자 나날이 치솟던 배달가격에 염증을 느낀 이용자들이 배달앱을 떠나기 시작했다.
이미 배달료가 천정부지로 뛴 상황에서 고물가 여파로 전반적인 음식값까지 오르자 감내할 수 있는 선을 넘었다고 판단한 이용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외부 활동 제약이 사라진 점도 이같은 분위기를 부채질했다.
◇"비싸도 너무 비싸"…10명중 2명은 1년 새 배달앱 지웠다
20일 빅데이터플랫폼 기업인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2월 기준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 배달앱 3사의 앱 사용자(MAU) 수는 2922만명을 기록했다.
3개월 연속 감소한 수치이며 지난해 2월 배달앱 3사의 MAU 3586만명과 비교하면 18.5% 줄었다. 주요 배달앱 이용자 수가 3000만명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9월 2979만명 이후 5개월만이다.
배달 판매 비중이 전체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배달비용이 꾸준히 오르면서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에게 부담이 커진 측면이 있다"며 "꺾일 것으로 예상하기는 했지만 고물가와 맞물려서 더 빨리 꺾이기 시작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기본 2000원 수준이던 배달가격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선택권 확대'라는 명목 아래 3000원, 4000원, 5000원, 많게는 1만원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달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배달앱 3사(3~4㎞ 기준) 배달비는 최소 3500원에서 최대 7000원으로 집계됐다.
배달료뿐만 아니라 기본 음식값 역시 배달앱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음식값이 더 비싼 경우가 많았다. 이들 중 상당수는 배달료를 기본만 받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음식값에 배달료를 포함한 경우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배민과 요기요, 쿠팡이츠에 입점한 서울 시내 34개 음식점 1061개 메뉴 가격을 조사한 결과 거의 대부분인 98%에서 배달 가격이 매장에 비해 비쌌다. 매장보다 배달이 비싼 메뉴 평균 가격은 6702원으로, 매장 가격(6081원)보다 10% 이상 높았다.
◇수요 줄어드니 공급도 위축…배달라이더들, 폰·바이크 팔고 떠난다
"요새는 콜 가려 받으면 안돼요. 기본 배달료에도 움직여요." "한창때와 달리 3건 묶으면(묶음배송) 감지덕지죠."
배달 건수 자체가 줄어들다보니 배달라이더들 사이에서 일상처럼 여겨졌던 '콜'을 가려서 받는 경우는 어느새 보기 힘들어졌을 정도다.
상황이 어려워지니 바이크를 팔고 이탈하려는 조짐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미 중고거래 장터 등에서는 배달에 사용했던 바이크를 판매한다는 글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다. 배달 콜을 확인하기 위해 여러대 사용해야 했던 휴대폰 기기도 대거 중고장터에 내놓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배달 라이더가 속한 2월 운수 및 창고업 취업자 수는 162만2000명으로 전년동월 대비 4만4000명 감소했다. 기존 배달라이더의 수입이 최소 월 500만원 이상, 많게는 월 800만원까지 버는 경우가 있다는 소문이 많았다. SNS나 온라인 게시판 등에도 고소득을 공개한 일부 라이더 및 배달대행업체의 게시물이 인기를 끌어서다.
그러나 현실과 차이가 있다는 것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이탈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소화물배송대행서비스사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음식 배달 종사자는 월 평균 약 25.3일 일하고 381만원의 수익을 냈다.
이중 보험료 및 렌털료 등으로 95만원 고정 지출하고나면 순수입은 월 286만원이다. 하루 평균 배달 건수는 주중 37.4건·주말 42.3건이다. 평균 운행 거리가 주중 103㎞·주말 117㎞인 만큼 위험에 노출된 상황까지 고려하면 배달라이더들을 단순히 고소득이라고 보기 어렵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배달앱을 이용하는 이들이 계속 줄어드는데 코로나19가 한창일 때(배달앱 이용자가 많을 때)만 생각하면 더 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더운밥 찬밥 가릴 때가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j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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