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표팀도 가능한 이정후? 한국계 미국인이 태극마크 다는 WBC[스한 위클리]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야구 월드컵인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이정후가 일본 대표로 차출 가능하다는데, 사실일까? WBC 국적 선택 관련 팩트 체크와 여러 예시에 대해 알아본다.
▶이정후도 일본 대표로 뛸 수 있다
축구나 농구에 비해 '세계화'가 부족한 야구.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축구의 월드컵을 롤모델로 한 WBC를 2006년 창설하면서 '야구의 세계화'를 최우선 목표로 내세웠다.
다만 축구에 비해 야구를 하는 국가가 적은 탓에 WBC 첫 대회는 16개국가만이 참가하며 세계적 대회라고 부르기 민망한 수준으로 시작됐다. 그래서 강구해낸 방법이 세상 어느 대회에도 없는 WBC만의 독특한 국적 규정이다.
1.본인의 국적
2.WBC가 허가한 시민권. 영주권
3.본인의 출생국가
4.부모의 국적
올림픽이나 아시안 게임, 월드컵 등 일반적인 국제대회는 본인의 국적만이 대표팀을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요소다. 하지만 WBC의 국적 규정은 매우 넓어 시민권과 영주권도 가능하고 국적과 달리 본인이 어디에서 출생했는지에 따라서도 선택할 수 있다. 또한 부모의 국적에 따라 대표팀 선택도 가능하다.
이종범이 일본 나고야에서 뛸 때 태어난 이정후는 이론적으로 WBC 일본 대표팀으로 발탁 가능한 셈이다. 물론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기에 일본에서 행여 발탁을 하더라도 이정후가 선택할 일은 없겠지만.
이처럼 널널한 국적 규정으로 인해 현재 일본 NPB의 히로시마 도요 카프 감독인 아라이 타카히로도 현역 시절 한국 대표로 출전이 가능했다. '재일교포'이기 때문. 즉 교포이거나 교포 2세는 물론 출생지만 증명할 수 있다면 한국 대표가 될 수 있는 대회가 WBC다.
▶1회 대회는 미국, 2회 대회는 도미니카 선택한 A로드
한 대회 안의 예선과 본선에서 대표팀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면 본인의사에 따라 마음대로 대표팀을 바꿔서 뛰는 것도 가능하다.
대표적인 예가 한때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인 알렉스 로드리게스(A로드)다. A로드는 2006년 1회 대회는 미국 대표로 활약했지만 2009년 열린 2회 대회에선 어머니의 나라인 도미니카 공화국 대표를 선택했다. 물론 A로드가 합류 막판에 부상을 당해 뛰진 못했지만 초창기 대회부터 당대 최고 슈퍼스타였던 A로드의 대표팀 변경은 큰 이슈였다.
▶네덜란드-이스라엘 돌풍이 가능했던 이유
이런 국적 규정은 WBC가 점점 몸집을 키우는 대회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3회 대회인 2013년과 4회 대회인 2017년 네덜란드는 4위를 차지했다. 네덜란드는 풍차와 튤립, 그리고 '히딩크의 나라'인데 야구 종목은 생소할 수밖에 없다. 네덜란드가 4위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네덜란드령' 국가들 때문이다.
네덜란드 왕국 소속인 퀴라소와 아루바는 카리브해 중남미에 위치한 섬국가지만 수많은 정상급 메이저리거들을 배출했다. '수비의 신' 안드렐톤 시몬스, 추신수와 트레이드됐던 디디 그레고리우스, 올시즌부터 김하성과 함께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에서 뛰는 잰더 보가츠 등이 이곳 출신이다. 이들은 네덜란드 국가대표로 대회에 나섰다.
이를 통해 2013 대회에서 한국을 5-0으로 이기는 등 놀라운 실력을 보이며 두 대회 연속 4위에 오른다.
이스라엘 역시 야구로는 생소한 국가지만 한국이 11위에 그친 2017 대회에서 6위를 차지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유는 바로 '유대인'. 미국 내에 이스라엘계 유대인이 많고 심지어 부모가 유대인이 경우도 많은데 이스라엘 대표팀에는 28인 명단 중 1명만 제외하면 모두 미국에서 나고 자란 메이저리거 혹은 마이너리거 선수들로 채워졌다.
이런 이스라엘 대표팀은 스타 선수는 없어도 2017 대회에서 한국을 2-1로 이기며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자국에 야구리그도 없지만 WBC만의 국적 규정에 가장 혜택을 받은 팀인 셈이다.
▶갈수록 진지해지는 WBC, 한국이 애드먼 뽑은 이유
사실 WBC는 야구 종주국이자 메이저리그가 있고, '전설' 베이브 루스부터 '현역 최고' 마이크 트라웃까지 최고 선수들을 모두 보유한 미국이 얼마나 진지하게 대하는지가 중요했다.
1회 대회때는 A로드부터 로저 클레멘스, 데릭 지터, 켄 그리피 주니어 등이 출전하긴 했지만 가벼운 시범경기정도로 여겨 몸을 만들고 나오지 않았기에 8위에 그쳤다. 3회인 2013 대회까지 이런 경향성은 이어졌지만 2017 4회 대회에서 미국이 우승을 차지하며 미국 대표팀의 분위기 역시 달라졌다.
미국의 우승 과정은 극적이며 짜릿했고 이를 본 슈퍼 스타들이 감명을 받은 것. 그래서 이번 2023 대회에는 개막 9개월여 전부터 '현존 No.1' 트라웃의 WBC 출전이 확정됐고 주장까지 맡았다. 이후 커쇼, 하퍼 등 메이저리그 MVP 출신 슈퍼스타들도 참가를 선언했고 미국 대표팀은 아예 표어로 '올인(All-IN)'을 내세우며 우승에 올인하겠다는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미국이 진심으로 WBC를 대하기 시작하자 다른 국가들도 자국이 보유한 최정예 스타들을 모두 대표팀에 내세우고 있는 상황. 이런 경향상은 그동안 대표팀에 관해서 매우 보수적이었던 한국마저 바꿨다.
4일 발표된 한국의 WBC 명단에 토미 '현수' 에드먼의 발탁은 매우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 한국은 프로 스포츠에서 농구의 라건아(라틀리프)를 제외하곤 외국 선수를 대표팀에 발탁한 적이 없는 매우 보수적이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한국인이지만 자신은 완전한 미국인인 에드먼의 발탁은 기념비적이라고 할 수 있다.
에드먼은 2019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2루수로 2021시즌 메이저리그 최고 수비상인 골드 글러브까지 받았을 정도로 정상급 수비력을 가진 선수. 유격수에서 메이저리그 골드 글러브 후보까지 오른 김하성과 함께 WBC 출전국 전체를 놓고 봐도 최고의 키스톤 콤비(유격수-2루수)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WBC의 널널한 국적 규정으로 인해 한국 역시 오랜만에 재개되는 WBC에서 흥미로운 포인트를 가진 채 임하게 됐다.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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