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놀이' 외 논란방송 더 있었다…"오은영 떠나라" 비판 왜

이보람 2022. 12. 24. 15: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MBC 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서 재혼 가정의 어린 의붓딸 성추행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인 가운데, 프로그램 진행자인 정신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에게도 화살이 향하고 있다.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중 한 장면. 사진 MBC 캡처

7살 의붓딸에 ‘가짜 주사놀이’…폭력· 선정적인 소재 논란 반복

지난 19일 방송된 결혼지옥 ‘조금 더 고(GO)! 여기까지 스톱(STOP)! 고스톱 부부’ 편에서는 초혼인 남편과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7살 딸이 있는 여성의 재혼가정이 등장했다. 이날 방송에서 남편은 7살 의붓딸과 ‘가짜 주사놀이’를 한다며 아이를 끌어안고 손가락으로 신체를 찌르는 장면이 여과 없이 전파를 탔다.

아이는 ‘싫다’고 표현했고 엄마인 아내도 이를 말렸지만, 남편은 딸과 몸으로 놀아주는 타입이라며 애정표현이었다고 해명했다.

시청자들은 이 모습에 ‘성추행’이 의심된다며 분노했다. MBC 시청자 게시판에는 항의와 폐지를 요구하는 글이 빗발쳤다.

결혼지옥이 폭력·선정성 논란으로 인해 뭇매를 맞은 건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9월 말 방영된 ‘물불부부’ 편에선 임신 중 웨딩촬영을 앞두고 남편이 술을 마신 후 아내를 폭행했다는 사연이 나왔다. 아내는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고백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20대 아내와 40대 남편의 이야기도 많은 사람들의 질타를 받았다. 남편이 아내에게 “내가 널 사 왔다”고 말하는 데 이어 상스러운 욕을 내뱉거나 손가락 욕을 하는 등 모습이 방송에 그대로 나왔고, 당시 이를 가정폭력이라고 지적한 출연진은 없었다.


오은영에 비판 화살…“상식적 문제에 침묵” “병원 돌아가라”


사진 MBC TV 캡처

논란이 계속되자 비판은 제작진에만 그치지 않았다. 주요 진행자 오은영 박사에게도 화살은 꽂혔다.

대중문화 평론가인 위근우는 “의부의 실질적 아동 성추행이 의심되는 재혼 부부가 등장했다”며 6개월 전 자신이 썼던 칼럼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이런 내용을 방송하는 제작진을 비판했다.

그는 이에 더해 오은영 박사를 향해 “사실 어제 방송 같은 경우엔 오 박사도 본인의 전문 영역이 아니라는 알리바이로 양심적 상식인이라면 충분히 제기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침묵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까지 생긴다”고 꼬집었다.

전여옥 전 의원도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려 “실망스럽기 그지없다”며 “진짜 소아정신과 의사라면 녹화를 중단하고 그 양부를 형사고발 해야 옳다”고 주장했다.

또 “이제 모든 방송을 떠나 병원 진료실로 돌아가라”며 “의사로서, 아니 어른으로서 최소한의 책임을 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작진 공식 사과…경찰도 입건 전 조사 착수

MBC 홈페이지 시청자소통센터 게시판 캡처.

프로그램 폐지 요구가 빗발치는 등 논란이 계속되자 MBC는 21일 공식 사과했다. MBC는 “부부 문제점 분석에만 집중한 나머지, 시청자분들이 우려할 수 있는 장면이 방영되는 것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 해당 아동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지 못하고 많은 분께 심려를 끼친 점, 다시 한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오은영 박사를 향해 쏟아진 비판에 대해서는 “오은영 박사는 약 5시간 동안 진행된 녹화 내내 남편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매우 단호하게 비판하고 변화를 촉구한 바 있다”며 “그러나 그 내용이 뒷부분에 집중되고 상당 부분 편집되어, 오 박사 및 MC들이 남편의 행동에 온정적인 듯한 인상을 드린 것 역시 제작진의 불찰”이라고 해명했다.

방송 후 사건은 전북 익산경찰서 여성청소년강력팀에 공식 접수됐다. 22일 전북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의붓딸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남성에 대한 신고를 접수하고 입건 전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역시 3300여 건의 민원이 접수돼 이와 관련한 검토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