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강엔 이게 생겼다...'-22도 혹한'인데 얼지 않는 이유

천권필 2022. 12. 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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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서울 강동구 광나루 한강에 얼음들이 밀려 들어와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체감온도가 영하 22도까지 떨어지는 등 냉동실(-16~-20도) 안에 있는 듯한 강력한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한파에 한강 곳곳에서는 얼음이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한강이 공식적으로 얼었다는 소식은 발표되지 않았다.

기상청의 한강 결빙 공식 관측지점. 기상청

24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겨울 한강 결빙은 아직 관측되지 않았다. 기상청은 한강대교 두 번째와 네 번째 교각 상류 100m 부근 띠 모양 구역이 결빙됐을 때 한강이 얼었다고 판단한다. 결빙은 얼음으로 인해 수면이 완전히 덮여서 수면을 볼 수 없는 상태이며 얼음의 두께와는 무관하다.

최근 일부 한강변이나 다리 밑에서 살얼음이 관측되고 있지만 한강 결빙이 발표되지 않은 이유는 추위가 충분히 지속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통상 한강 결빙은 서울의 일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이하인 날이 4~5일가량 지속할 때 나타난다. 이달 들어 평년보다 낮은 추운 날이 많았지만, 실제 서울의 일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나흘 이상 지속한 적은 없었다.


“강한 바람 때문에 한강 유속 빨라져”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한강 결빙을 결정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변수는 바람이다. 바람이 강할수록 한강의 유속이 빨라지기 때문에 강이 잘 얼지 않는다. 실제로 최근 30년 동안 크리스마스인 12월 25일 이전에 한강이 결빙한 건 3번에 불과하다. 올겨울 가장 낮은 체감온도를 기록한 23일에도 수도권 서쪽에 강풍주의보가, 서해안에 풍랑주의보가 내려질 정도로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12월은 대륙고기압이 우리나라로 확장하는 시기여서 바람이 대체로 강하기 때문에 한강이 잘 얼지 않는다”며 “대륙고기압이 한반도에 자리 잡는 1월에 한파가 길어지면 한강 결빙이 관측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110년 넘게 한강 결빙 관측…9번 안 얼어


1956년 완전히 결빙된 한강을 찾은 시민들이 한강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대회를 지켜보고 있다. 해외문화홍보원
서울을 관통하는 한강은 한겨울 추위의 기준으로 인식됐다. 기상청은 한강 결빙 관측을 1906년부터 시작했다. 노량진(당시 노들나루)이 한강의 주요 나루여서 사람이 접근하기 쉽고 강을 건너는 데 중요한 곳이었기 때문에 기준 지점으로 선정했다고 한다. 그 후 110여 년 동안 한강이 얼지 않은 해는 지난 겨울을 포함해 총 9번으로 손에 꼽을 정도다. 1950년 대만 해도 피겨스케이팅 대회를 열 정도로 한강이 꽁꽁 얼었다.

최근에는 기후변화와 도시화의 영향으로 한강이 얼어있는 걸 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100년 전만 해도 두 달 넘게 한강이 얼어있었던 해가 많았지만, 2000년 이후에는 한 달 이상 한강이 얼었던 해가 4번밖에 없다. 특히, 결빙이 없었던 2019년 겨울은 서울 평균 최고기온이 6.1도로 역대 가장 높았다. 이듬해 한강이 얼었던 기간은 사흘에 불과했고, 지난 겨울에는 또 한강 결빙이 관측되지 않았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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