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모를 금리인상에 2030 전세대출자 비명 더 커진다

CBS노컷뉴스 박지환 기자 2022. 10. 13.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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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자금대출 중 20~30대가 60% 이상
금리인상 직격탄 맞는 변동금리 대출이 94%
집값 상승에 전세 가격도 덩달아 급등
투자용 주택 매입 아닌 주거용 생계형 전세대출인데 이자폭탄 부담
연합뉴스


지난해 6월 은행에서 전세자금대출 2억 원을 받은 30대 A씨는 올해 들어 금리가 폭등하면서 이자부담으로 밤잠을 설친다. 전세자금대출을 받을 때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연 0.5% 수준이어서 코픽스 6개월물(연 2.69%)에 연동되는 대출 금리는 갚을 만했다. 지난해 대출받을 당시 A씨가 납부해야 하는 월간 이자는 44만 8천 원 수준으로 연간 538만 원을 예상했다. 하지만 올해 10월 기준으로 A씨가 매월 납부해야 하는 이자는 72만 원으로 27만 2천 원이나 증가했고 연간 이자 납부액도 864만 원으로 크게 늘었다.

문제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2일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연 2.5%인 기준금리를 3.0%로 0.5%포인트나 인상하는 '빅스텝'을 밟았다는 점이다. 지난해 8월부터 14개월 간 기준금리는 빅스텝 두 차례 포함 총 8차례에 걸쳐 2.5%포인트나 급등했다. A씨의 월 이자 납부액은 이달 기준금리 인상분이 반영되는 시점이 오면 더 늘어날 수밖에 없게 됐다. 원금 상환액까지 합치면 월급의 대부분이 전세자금대출을 갚는 데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전세자금 대출 현황에 따르면 은행권 변동금리형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작년 말 기준 151조 5천억원으로 전체 162조원의 93.5%를 차지했다.


현재 은행권 전세자금대출은 170조 원에 육박하는데 이 중 94%가 금리 인상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 변동금리 대출이다. 특히 전세대출자 10명 중 6명은 급등한 이자부담에 곧바로 대응할 수 없는, 이른바 상환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20, 30대 청년층이라는 점도 문제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은행권 전세대출 잔액은 169조 29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9년 말(98조 7315억 원)에 비해 71.2%(70조 2975억 원) 증가한 액수다. 같은 기간 전세자금 대출자 수도 137만 6802명으로 48.9%나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전세대출 잔액(162조 119억 원) 중 변동금리 비중은 93.5%로 2년 전(83.2%)보다 10%포인트 이상 늘었다.

무엇보다 20, 30대의 전세대출 규모가 100조 원에 육박했다. 올해 6월 말 현재 20~30대 전세대출자는 84만 8027명으로 전체 대출자의 61.6%에 달했다. 이들이 보유한 전세대출 잔액은 93조 9958억 원으로 2019년 말(54조 7381억 원)에 비해 71.7%나 급증했다.

연합뉴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전세대출 금리도 최고 연 7%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실제로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 상단은 이미 연 6%를 넘어섰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연 4.23~6.545% 수준이다.

지난 2~3년간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전세가격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 과정에서 20~30대 청년층은 기본적인 주거를 위해 무리해서라도 전세대출을 받았다. 하지만 2년도 채 되지 않아 제로금리에서 올 연말 기준금리가 10여 년 만에 연 3.5%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청년층이 '폭탄급' 이자부담을 고스란히 떠앉게 됐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류영주 기자


한국은행은 이날 두 번째 '빅스텝'으로 가계대출 이자가 추가로 6조 5천억 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5%대가 되면 기대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우리나라에 더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물가 오름세를 꺾기 위해 물가 중심으로 경제를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하며 추가 기준금리 인상도 시사했다.

올해 연말 기준금리가 연 3.5% 수준이 될 것이라는 시장 전망과 관련해 이 총재는 "다수의 금통위원들이 말씀하신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럴 경우 두 달 사이에 추가 이자부담만 13조 원에 달하게 되는데, 변동금리로 전세자금대출을 받은 20~30대 생계형 청년층 대다수가 이자부담에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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